베트남 1월 이야기-다이란교회, 빈룽교회 이야기
제작 : 이승우장로/베트남 현대비나신조선 사장
게으른 사람에게는 그저 세월이 번개같이 지나갑니다.
벌써 3월도 끝자락이고 베트남 이야기을 쓴 것이 3개월이나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아무래도 밀린 이야기들을 월기(?)로 풀어나가야 하겠습니다.
1월의 이야기입니다.
반닌교회 소속의 가정교회 ‘다이란교회(우리 회사 해변 교육장이 있는 바닷가 마을)’를 담임하고 계시는 남전도사께서
우리가 지난 해 12월 한창 소수민족에게 선물을 보낸다고 요란을 떨고 있을 때 편지를 한 통 보내왔습니다.
내용은 다이란에는 소 먹일 장소가 없는 곳이므로 암소사업 대신 어구를 구입할 자금을 주면 고기를 잡아서 갚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베트남 특유의 바구니 배, 노, 그물 등의 항목이 깨알처럼 적혀 있고 각 가격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한 가정에 650만동, 두 가정을 지원해 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갚는 방법은 남전도사께서 매달 받아 챙겼다가 2년 후에 갚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한 가정은 350만동으로 ‘넉 미아’(사탕수수 쥬스)를 만드는 기계를 사주면 벌어서 갚겠다고 합니다.
보통의 베트남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냥 공짜로 주는 돈은 잘 받지만 은행 사업을 통해 자금을 빌리고 일정 기간 후에
돌려주어야하는 사업은 잘 하려하지 않습니다.
빌려간 성도들의 생활이 안정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갚을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 자금을 차용할 때 책임은 지도자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전도사께서는 가난한 성도들을 돕기 위해 자신이 고민하고 돕는 방안을 생각하고 갚는 방법도 생각
하고....... 저희는 남전도사의 제안에 감사할 뿐입니다.
1월 1일 휴일에 다이란으로 가서 가정들을 방문했습니다.
우리 부부, 최집사네 부부, 김집사네 식구(한집사, 준성이, 수현이)와 통역으로 핀과 타오가 동행했습니다.
1시간 동안 가는 길에 비가 옵니다. 교회 진입 작은 도로는 물이 넘쳐 엉망입니다.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있어 남전도사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나짱에서 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오셨답니다.
100킬로미터, 편도에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입니다. 비가 오고 있었고요. 매주 3회 정도 이렇게 왕복을 한답니다.
저녁 때에 나짱까지 돌아가기 어려우면 반닌교회에서 주무신다고 하십니다.
첫 번째 방문한 가정은 넉 미아 기계를 사겠다는 집사님 가정입니다.
자녀들은 다 장성해서 집에 없고요, 남자 집사님은 한쪽 다리가 약간 불편하신데 몇 달 전까지 다이란 시장에서
넉 미아 장사를 했는데 기계가 망가지는 바람에 아무 수입이 없이 있다고 합니다.
집사님은 호치민에서 나짱에서 여러 차례 성경 공부와 교회 지도자 교육을 받으신 분입니다.
둘째, 셋째 가정은 젊은 신혼 가정인데 다이란 한 성도의 쌍둥이 아들들입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어려운 형편이 눈에 쫙 들어옵니다.
바람 불고 파도치고, 겨울에 북풍이 불 때는 큰 고기배도 조업을 할 수 없는데 작은 바구니 배를 타고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고....... 생각만 해도 가슴 아픕니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제가 그냥 취직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자기는 취직하면 매일 집에 올 수도 없고 기술도 없고
그리고 고기 잡는 것이 수익이 더 많을 것이라고 합니다. 잘 하면 하루에 백만동도 벌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는 취직하여 어려 사람들과 생활해야하는데 두려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남 전도사님 말씀이 본인들의 뜻대로 하자고 하십니다.
1월 10일 드디어 계약을 합니다.
우리 부부, 최 집사 네 식구(지규도 참석), 이 경희 집사 네 부부, 강 집사, 두 김 집사와 통역으로 핀이 동행했습니다.
다이란 교회 남전도사와 성도들 20명 정도가 참석했고요 계약서에 서명을 하시지 않겠다고 하셨던 반닌교회 룩 목사께서도
참석을 했습니다.
이 후의 순서는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인사 말, 계약식, 식사, 신나게 찬양, 인사말, 손에 손잡고 기도로 잘 끝났습니다.
식사 경비는 우리가 지원했습니다.
그리고 고마운 세월이 얼마 지났고요, 3월 15일 주일 반닌교회 예배 후에 다이란교회와 빈룽교회를 다이란 해변 교육장으로
초청해서 작은 두 교회 합동 운동회를 하기로 하고 식사를 다이란교회에 부탁을 했습니다.
식사 경비도 줄 겸해서 3월 11일 나짱 식당으로 남전도사님 가족을 초대했습니다.
식사 중에 전도사님 말씀이 지난 주일에 우리가 어로 장비 구매를 지원한 가정에서 5십만동 십일조를 했답니다.
교회 생기고 가장 많은 십일조랍니다. 그리고 엊그제 또 전화가 왔는데 하루에 백만동을 벌었답니다.
다이란은 아름다운 만입니다. 모래가 엄청 곱습니다.
물이 맑은 것은 기본이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다 경사가 아주 완만합니다.
해변에서 7-80미터 정도 들어가야 키가 잠깁니다.
해변에는 베트남 해송이 무수하게 서 있어 그늘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해안에 지금쯤 바다가재들이 와서 알을 낳고 새끼가 자라는데
이 새끼 바다가재를 잡아서 파는 것이 돈이 된다는 것입니다.
나짱에는 바다가재가 많이 시장에 나오는데 모두 자연 가두리에서 키운 것인데,
바로 가두리에서 키우기 위해 새끼를 많이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새끼 바다가재 잡는 것이 돈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남전도사께서 계획하신 사업이 순조롭게 되어 박수를 보냅니다.
지난 5년 동안 푸후교회와 교류를 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우리가 지원하기 때문에 교회가 더 발전하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담임하시는 또안 목사님은 닌화교회의 은퇴 킨 목사님의 첫째 아들이며
저와 동갑이고 2002년에 안수를 받았습니다.
이 작은 교회에 지난 해 안수를 받은 목사님 처남이 부목사로 계십니다.
우리와 교류하면서도 암소은행 사업을 거절하는 유일한 교회이기도 하고요.
교인들이 소를 팔아버리거나 빚쟁이들이 가지고 가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안 한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우리는 2009년 예산을 작성할 때부터 푸후교회를 배제하고 반닌교회와 정식으로 교류하고
그 대신 작은 교회 얼마와 새로운 교류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 작은 교회 하나는 다이란 교회였고 나머지 하나는 빈룽교회입니다.
나짱의 빈푹교회가 개척하여 3년 전부터 독립된 교회가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나짱으로 40분 정도 가면 빈룽이라는 아름다운 어촌이 있고 그 곳에 교회가 있습니다.
응이야 목사님은 베트남의 유일한 신학교인 호치민 신학교의 1회 졸업생으로 졸업과 동시에 이곳으로 청빙을 받았습니다.
사모님은 영어를 전공하시어 지난 해 콴화성 목사님 부부를 우리 영빈관으로 초청하였을 때 통역을 했습니다.
1월 11일 나짱을 갔다 오다가 교회를 잠시 방문하였습니다.
동네 시장 뒤편에 아담합니다. 젊은 목사님 부부는 소박하시고 잔잔한 미소가 늘 평안해 보입니다.
1월 29일 설날 연휴 끝자락에 빈룽 성도들과 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
빈룽교회에서는 집사들과 교사들이 다 참석하였으며 일부 성도들도 함께했습니다.
설 연휴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성도들 중에는 출타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부부, 최 집사 부부, 이집사부부와 서울에서 온 가람이와 조카 재환이가 참여했으며
통역으로 핀이 설 휴가를 얼마 남겨 두고 빨리 와서 함께 했습니다.
교회 마당 한편에 식탁을 준비했는데 새우와 꾸어(녹색바다뻘게)등 비싼 해물이 많아서 아쉽습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를 위해 준비했지만 우리는 주어진 예산으로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개고기등 영양가 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성도들이 잘 먹기를 바랐던 것인데 그저 돈만 버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픕니다.
꾸어는 우리 영빈관에서 정말 맛있게 요리를 할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삶아서 내어 놓았습니다. 여하튼 식사를 잘 마치고 대충 치워 놓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함께 찬양, 교회별 찬양, 솔로, 중창을 교대로 자꾸자꾸 하다가 서울에서 온 두 녀석이 찬양하고 목사님부부도 찬양하시고
핀도 찬양하고....... 우리가 가지고 간 선물을 교사들에게, 집사들에게, 목사님 부부께 드렸습니다.
다음 해부터 다들 집사와 교사가 되려고 노력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는 교인들의 투표로 집사와 서기를 결정합니다.
그러니 목회자들은 집사 임명에서 좀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물론 영향력도 적을 것 같고요.
그리고 손에 손을 잡고 목사님의 기도와 축도로 끝났습니다.
다시 만날 것을 언약하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설 연휴를 마감했습니다.
베트남에서 설 연휴에 빈룽교회 성도들과 파티를 할 수 있는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첫댓글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들.. 오래토록 간직하소서.
장로님 부부, 최집사님, 김집사님, 그리고 현대비나신교회 교인들과 타오외 베트남 교인들... 그외 낯익은 얼굴들을 보니 반갑고 감회가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