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5)
2005-11-28 16:26:20
[47차] 축령산 산행기
2005. 5. 10. / 최신림
산행일 : 2005. 5. 8. (일)
산행코스: 축령산휴양림-수리바위-남이바위-축령산-절고개-서리산-철쭉동산-주차장
참가자 : 김인섭, 박광용, 우진운, 이재봉, 최신림, 황문수 (총 6명)
아침 하늘이 잔뜩 흐려 있다. 북한산이 바로 눈 앞에 잡히던 어제와는 사뭇 다르다. 하늘의 일을 어쩌겠는가. 비 맞는 일만 없기를 바랄 뿐이다. 수서역에서 오늘의 선수들 - 김인섭, 박광용, 우진운, 이재봉, 최신림, 황문수, 모두 6명이 집합. 문수의 랜드로바를 타고 마석으로 출발한다.
경춘가도에서 마치터널을 지나 휴게소 있는 곳에서 좌회전하지 않고 다음 신호에서 좌회전 한다. 시가지를 통과하여 362번 지방도로를 가다 보니 아까 지나친 곳에서 좌회전하는 게 정답이었음을 알 수 있다. 굽이굽이 산골 길을 돌아 축령산 휴양림에 도착. 8시50분에 산행을 시작한다.
까만 부엽토를 밟으며 가파른 언덕 길을 오른다. 울창한 잣나무 숲의 싱그러운 공기가 참으로 상쾌하다. 20분 정도 걸어 지능선에 오르고, 다시 10분 정도 걸려 독수리 바위에 도착. 잠시 조망을 즐기고선 발길을 옮겨 주능선으로 오른다. 발길마다 노랑제비꽃이 쉬어가라 손짓하지만 무심한 척 지나친다. 주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 편은 깎아지른 듯한 단애여서 내려다보는 맛이 쏠쏠하다.
남이바위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무렵. 늦게 핀 산 벚꽃과 꽃망울이 막 터진 산철쭉을 보며 축령산 정상(879m)에 도착하니 여기저기서 모여든 등산객들로 제법 붐빈다. 날씨가 어제 같이 맑았더라면 주금산에서 철마산과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너머로 북한산과 관악산이 보였으리라.
정상석 주변에 모여 예의 증명사진을 찍고선 10시 30분에 서리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내려가는 길은 상당히 가팔라 한번씩 무릎에 충격이 온다. 금새 절고개에 도착하고 능선 위 너른 임도를 걸어가는데, 길이 평탄하여 호젓한 숲속 길을 산책하는 듯 여유롭다. 임도가 끝난 지점에서 길이 가팔라지는가 했더니 곧 서리산 정상이다(11시 30분).
모두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데, 재봉이가 가져온 중국 백주와 과메기 안주가 단연 인기다. 흐린 날씨에 산정에 부는 바람이 차가워 옷을 껴입고선 즐겁게 담소를 나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니 12시 30분이다.
서리산 정상에서 화채봉 쪽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철쭉 동산이다. 이곳 철쭉은 이제 막 피기 시작하였고 만개하려면 열흘 정도는 지나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눈앞의 장관에 모두들 감탄을 금치 못하며 2,3미터 높이로 자란 산철쭉나무 사잇길을 걸어간다. 흥분된 마음 때문이었을까. 철쭉 동산을 지나 잣나무 숲 쪽으로 하산하지 못하고 그만 능선길로 내려오고 만다.
능선에서 계곡 쪽으로 잠깐 내려오니 통나무집들이 눈에 띈다. 계곡을 건너 주차장에 이르니 2시가 거진 다 되었다. 경춘가도 혼잡을 피해 마석에서 덕소로 빠져 나간 김에 재봉이 사무실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고, 멋진 인형 하나씩 얻어 가지고선 귀가 길에 올랐는데, 아마도 축령산의 영기가 인형 값으로 남겨졌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