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4.
시대의 요구
매우 평탄한 삶이다. 돌이켜보면 좌절할 정도의 고난도 없었지만, 거저 주워 먹은 행운도 없었다. 자수성가는 아니더라도 나만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만큼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증주의 경제학자 김현철 교수의 책 한 권을 읽다가 고민에 빠졌다.
인생은 능력일까? 운일까? 질문은 지극히 건조하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능력과 운, 모두 필요하다” 내 경험을 미루어 보면 그러했으니까. 김현철 교수의 책에 따르면 질문의 답은 “운입니다. 데이터가 말해 줍니다” 어처구니가 없다. 운이라니? 증명할 데이터가 있다는 것에 몹시 혼란스럽다.
“태어난 나라에 따라 평생 소득의 50% 이상이 결정됩니다. 부모가 물려준 DNA가 30%, 자라난 환경이 10% 비율로 소득에 영향을 미쳐요. 나머지가 살면서 만나는 행운과 불운, 은인과 악연이 교차하는 거죠. 노력과 집중력조차 유전과 양육 환경에서 나와요. 순수한 내 능력과 노력은 ZERO에 가깝습니다.”
“와우~ 뭐라는 거야!” 미쳐버리겠다. 그럼 내 삶은 어느 누가 만들어 준 것이란 말인가. 나라와 부모가 이미 80%를 결정했으며 나머지도 내 능력이나 노력으로 달라지는 게 없다는 말을 어떻게 수용하란 말인가. 차분히 앞과 뒤를 고려하여 벤다이어그램을 그려가며 세세히 따져봐야겠지만 순수한 내 능력과 노력이 ZERO라는 이론은 반대한다. 데이터가 그렇다고 할지라도 오류라고 끝까지 떼쓰며 고집할 테다.
내 고집과는 무관해 보인다. 김 교수는 능력주의에 단호히 반대한다.
“능력주의의 함정이 네가 게으른 탓이라고 단정하는 거잖아요. 내 성취가 내 능력보다 운에서 왔다는 걸 알면 겸손해집니다. 처지가 곤란한 사람을 향해 노력이 부족하다고 탓하기에 앞서서 나보다 운이 없었다고 인정하게 되죠. 나는 운이 좋고 너는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인정해야 약자를 보듬는 품이 생겨요. 우리는 지금 복지국가로 가야 할 전환점에 있잖아요. 유럽은 국가적 차원에서 복지국가를 실현했어요.”
인간애가 담겨있다. 경쟁이 아니라 이해를 담은 배려와 긍정적 양보가 답이다. 내가 이룬 모든 것이 능력이나 노력의 결과라는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야 두루두루 잘 사는 복지국가를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성공과 만족이 우리 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한 행운 때문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겸손한 다수가 필요한 세상이다.
군계일학이 아니다. 절대 능력자나 권력자는 반대한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은 신(神)의 이야기이고, 사람을 사랑하는 세상 이야기를 일깨워 주고자 함이 목적이다. 이 시대가 만나고 싶은 지도자는 인간애가 발끝까지 덕지덕지 붙은 사람이라야 한다.
첫댓글 어이쿠 내노력이 제로라니 가당치도 않다 개인적으로 엄청노력하는데
나는 주노을 이해해서 더 나은 가정을 위해 노력하고 아들이 독립해서 살수있게 분위기 조성을위해 노력하고 이게 내가 행하는 가족의 복지고 노력이다
그래도 5%라고 있다해야지
안되겠다 김현철교수을 만나보자
책 제목이 뭐라고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
김현철
책 사지마라. 빌려봐라.
실제 숨은 뜻은 서로 배려해야한다. 뭐 그런 의미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