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Michelangelo, 1475-1564)는 조각가이자 화가,
건축가이자 시인이기도 했던 르네상스가 낳은 가장 위대한 인물이다.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는 삼각구도로 제작한 작품이다.
그래서 슬픔 대신 평화로움과 정제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성모는 산처럼 보이고 예수는 흐르는 강처럼 보인다.
죽은 예수를 무릎에 안고 슬퍼하는 성모의 안정적인 자세도 눈에 띈다.
1498년 8월 27일에 장 발리에 드 라 그롤레 추기경은
미켈란젤로와 <피에타>를 1년 이내에 제작하기로 약속하며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라 그롤레 추기경은 완성된 작품을 보지 못하고
1499년에 숨을 거두었다.
라 그롤레 추기경의 소원대로 <피에타>는
바티칸에 있는 산타 페크로닐라 교회에 안치되었다.
그 후 성 베드로 성당 성구실에 옮겨졌다가,
1749년에 현재의 장소인 성 베드로 대성당 오른쪽 길목에 안치되었다.
<피에타>의 표현양식은 알프스 북부 지역에서는 흔한 것이었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었다.
그래서 미켈란젤로로 하여금 자신의 해부학적인 지식과
공간에 대한 비범한 관념을 발휘하도록 만들었다.
미켈란젤로는 예수의 몸을 성모의 옷 속에 담아내기 위해
예수의 몸 크기를 줄이고 성모를 실물보다 크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머니와 아들의 유대관계는 더욱 부각시켰다.
미켈란젤로는 카라라에서 구해 온 세계 최고의 대리석으로
살아 있는 인체의 온기와 죽어 있는 육체의 차가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부드러운 천을 너울너울 겹쳐놓은 것과도 같은 성모의 옷은
앙상한 뼈와 마른 살이 드러나 있는 그리스도의 몸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관념은
특히 엄숙하면서도 수심에 잠긴 성모의 얼굴 표정에 잘 나타난다.
또한 성모의 젊음을 신비롭게 표현하기 위해
어린아이와 같은 옅은 수줍음을 은근히 드러냈다.
어린 성모는 원죄 없이 순결한 동정녀를 표현한다.
이 작품의 감동적인 분위기는 성모의 자세에 의해 완성된다.
성모의 오른 손은 예수의 몸을 강하게 부여잡고 있으며,
하늘을 향해 벌린 왼손은 관람자로 하여금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함을 말해주는 것 같다.
미켈란젤로는 유일하게 이 작품에 자신의 서명을 새겼다.
성모의 가슴을 가로지르는 끈 위에 이런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제작했다.’
이것은 미켈란젤로 스스로 이 작품이 지닌 위대함을 깨달은 것이다.
조르조 바사리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어떤 조각가도, 어떤 예술가도 이 우아하고 고상한 디자인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덧붙이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의 섬세하고 세련됨에 버금가는 그 어떤 시도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안에 이미 예술의 모든 가치와 힘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토록 짧은 시간에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이 완벽하게
감탄할만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일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이상적 조각의 고전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