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make me feel uncivilized, Daisy,” I confessed on my second glass of corky but rather impressive claret. “Can’t you talk about crops or something?”
uncivilized : 데이지가 톰에 대해서 하는 말이 닉에게 uncivilized하게 느껴진다는 것. 그 말들이 cruel 또는 rude하게 느껴진다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농작물 따위를 대화 주제로 삼을 수 없느냐고 말한다. 농작물은 civilized한 주제가 아니다. uncivilized의 반대는 civilized인데 그 뜻은 polite 또는 reasonable하다는 뜻이다. 닉은 거칠고 저속한 말이 아니라 예의 있고 합리적인 말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을 담아서 uncivilized 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civilized한 주제라면 첨단과학이나 새로운 문화에 대한 것인데, 닉은 일부러 농작물 따위를 대화 주제로 삼으면 좋겠다고 익살을 부리고 있다.
I meant nothing in particular by this remark but it was taken up in an unexpected way.
“Civilization’s going to pieces,” broke out Tom violently. “I’ve gotten to be a terrible pessimist about things. Have you read ‘The Rise of the Coloured Empires’ by this man Goddard?”
톰은 닉이 uncivilized라는 말을 사용하자, 그 말에서 civilization이라는 단어를 끌어내서 대화를 자기 중심으로 이끌어간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그에 맞는 대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 가운데 자기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Civilization’s going to pieces : civilization이 산산조각났으니 uncivilized 상태가 된 것을 암시하면서 닉이 한 말을 받아치고 있다.
‘The Rise of the Coloured Empires’ by this man Goddard : 《유색인 제국의 발흥》이라는 제목은 당시 진짜로 있던 베스트셀러에서 따왔다. 로스롭 스토다드(Lothrop Stoddard)가 쓴 《백인의 세계 지배를 가로 막는 유색 인종의 물결The Rising Tide of Color Against White World-Supremacy》이라는 1920년의 책이었다. 피츠제럴드의 책을 출간한 스크리브너스 출판사에선 이런 책도 냈다. 스크리브너스는 피츠제럴드와 일하기 전에는 보수적인 출판사로 알려져 있었고 정치적으로도 보수주의 성향을 드러냈다. 맥스 퍼킨스와 그가 데려온 작가들이 출판사의 성격을 흔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고다드(Goddard)라는 이름을 만들기 위해 피츠제럴드는 스토다드(Stoddard)와 매디슨 그랜트(Madison Grant)라는 작가의 이름을 합쳤다. 그랜트 역시 우생학을 주장한 인물로, 1916년에 《위대한 인종의 죽음(The Passing of the Great Race)》이라는 인기 저서를 냈다. 어리석은 독자들이 자주 그러듯이 톰 역시 책의 내용을 대충만 파악할 뿐이다. (그랜트는 게르만 민족의 소멸에 대해 말했다. "과학적 인종주의자"인 스토다드는 인종 분리를 주장했지만, 유럽 식민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코리건, p.133)
톰이 개진하는 ‘그러한 견해들은 이른바 '북유럽인종 우월주의Nordicism'로 요약될 수 있다. 북 유럽인종 우월주의란 미국을 세우고 발전시켜 온 존재가 바로 '북유럽 인종'이며, 따라서 이렇게 우월한' 인종을 다른 인종과 '이종교배'하게 되면 북유럽 인종' 자체가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믿음을 일컫는다. (Decker, 122) 이같은 믿음은 1920년대 초반 미국에서 대중적 공감을 얻으며 매우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민제한법이 1924년에 통과되고,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캘빈 쿨리지는 "미국은 미국인들이 지켜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 법안을 지지했다.’ (로이스 타이슨, 『비평이론의 모든 것』 p.828)
북유럽 계열의 백인을 중심에 둔 백인 우월주의적인 톰의 태도는 나중에 개츠비에 대한 비난에도 적용되는데, 톰은 개츠비를 ‘Mr. Nobody from Nowhere’(족보도 없이 난데없이 불쑥 나타난 보잘것없는 인간)라고 부르며, ‘흑백 간의 혼종 결혼’(intermarriage between black and white)을 조장하는 무리라고 부른다. (신현욱 주해, p.46-7)
“Why, no,” I answered, rather surprised by his tone.
“Well, it’s a fine book, and everybody ought to read it. The idea is if we don’t look out the white race will be–will be utterly submerged. It’s all scientific stuff;
it’s been proved.”
submerged : ‘주목하자. 무슨 단어를 쓸까 머뭇거리다 결국 톰은 “가라앉다” 라는 말을 골랐다. 다시 한 번 물에 빠져 죽는 이미지다. 이 책에서 누군가는 물에 가라앉는 신세가 될 것이다. 그게 누굴까? 톰도 닉도 아니다. 데이지도 조던도 아니다. 살아서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백인은 단 한 사람, 개츠비뿐이다. 혹시 모를 일이지만 개츠라는 흔치 않은 성도 그렇고, "볕에 그을린" 살도 그렇고, 개츠비는 순수한 아리안 혈통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가 가라앉고 다른 사람들이 살아남는 것이 톰이 보기에는 적절한 일이었으리라.’ (코리건, p.134)
“Tom’s getting very profound,” said Daisy with an expression of unthoughtful sadness. “He reads deep books with long words in them. What was that word we—”
- What was that word we— : What was that word we talked about? 이라고 말하면서 데이지와 닉이 나누던 대화 주제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톰은 데이지의 말을 가로막고 북유럽 인종 우월주의에 대한 자기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Well, these books are all scientific,” insisted Tom, glancing at her impatiently. “This fellow has worked out the whole thing. It’s up to us who are the dominant race to watch out or these other races will have control of things.”
“We’ve got to beat them down,” whispered Daisy, winking ferociously toward the fervent sun.
“You ought to live in California–” began Miss Baker but Tom interrupted her by shifting heavily in his chair.
지금 이곳은 미국의 동부이고 California는 정반대 쪽인 서부의 끝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이다. 베이커 양은 북유럽인종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톰과 그에 동조하는 말을 하는 데이지가 가장 살기 싫어할 곳으로 예상되는 캘리포니아를 언급하면서 둘을 놀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