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운문사 ~ 석남사 ~ 언양 or 경주 or 밀양 ~ 대구 드라이브

[해피한천사]

1,000미터가 넘는 산군들을 비집고 지나는 준령들, 호랑이 얘기가 들어있는 전설마다 빠지지 않는 고개들.구불구불 고개를 오르고 나면 한눈에 조망되는 산군들과 발아래의 마을들. 우리나라에서 이런 느낌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곳들 중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 영남알프스로 지칭되는 산군들이다. 산세가 워낙 높고 험하다 보니 이곳을 넘나드는 도로도 몇 안 된다. 대신 힘들게 난 길인 만큼 풍경만큼은 최고다. 청도운문산에서 언양 가지산 석남사을 잇는 운문령이 그 중 하나다.

 

운문령 양쪽에는 천년고찰로 이름난 운문사와 석남사가 각각 자리잡고 있고, 아름다운 계곡이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이브의 시작점은 운문사로 해보자. 우리나라 최대의 비구니 사찰이자 비구니 승가대학이 있는 운문사. 운문사에서 청도쪽으로 나오다가 바로 만나는 운문시내 초입에서 오른쪽으로 언양가는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산악 드라이브는 시작된다. 길은 순식간에 깊은 산 속으로 숨어든다. 산 언저리 곳곳에는 이국적인 펜션들이 구름을 인 산봉우리를 배경삼아 폼나게 자리잡고 있다. 알프스라는 이름에 대한 기대감이 불쑥 인다. 길 옆으로는 물속이 훤히 보이는 계곡이 함께한다.

이 계곡은 배너미, 생금배리, 개살피라는 세 계곡으로 이뤄져 있어 삼계계곡으로 부른다. 본격적인 운문령의 시작은 삼계계곡의 합수점이 되는 삼계리. 원광법사가 세속 5계를 전했다는 화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유서깊은 곳이다. 또한 길 안내도 세 계곡 중 생금배리가 맡는다.

 

도로가에서 언뜻 보기에는 여느 계곡과 다름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도로 아래로 조금만 내려가면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계곡 좌우에 늘어선 갖가지 형태의 바위, 그 앞을 완전히 덮고 있는 울창한 숲, 해발 1천2백40m의 가지산에서 발원하는 계곡물은 산자락 곳곳에서 흘러드는 물과 합쳐 급류와 폭포를 이루고 있다. 계곡과 함께 하는 길은 무려 6km 정도. 중간에 만나는 운문산 휴양림을 지나고 도로와 계곡이 결별하는 시점부터 길은 가파르게 산정을 향해 치닫는다. 그러나 아주 완만한 경사로 계곡을 따라온 탓에 급경사길은 잠깐 곧바로 고개마루에 올라선다.

차 창밖으로 산허리를 감싸고 있는 구름이랑 구름 사이로 보이는 산 아래의 세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운문령 꼭대기는 영암알프스 종주코스의 시발점이자 운문산과 가지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는 중요 산행 포인트다. 명성에 걸맞게 고개마루에는 가벼운 음식을 파는 간이 매점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고개마루에 서면 영남알프스의 산정들이 몇겹의 실루엣으로 회색의 물결을 이루고 산 아래로는 언양을 거쳐 통도사에 이르는 들녘 훤히 내다 보인다.
고개를 내려서면서 부터는 언양땅이다. 청도에서 올라오는 길과는 다르게 경사도 가파르고 구비도 많다. 일순 강원도 한계령이 이정도일까 싶어진다. 그럼에도 구간이 길지 않아 힘든 드라이브는 아니다. 초보자도 무난히 오르내릴 수 있을 정도다.

고개를 내려서면 석남사앞의 막다른 삼거리다. 오른쪽은 석남사로 가는 계곡길이고 왼쪽은 언양과 울산으로 가는 길이다. 석남사는 오래된 비구니 절의 명성만큼이나 입구의 계곡이 유명하다. 아울러 석남사로 갔다가 작천정을 가로 질러 언양을 나가는 길도 또 다른 드라이브 명코스. 그러나 힘들게 넘어온 고갯길 드라이브를 맛난 음식으로 끝내고 싶다면 언양쪽으로 길을 잡고 바로 만나는 작은 마을에서 경주쪽으로 길을 잡으면 곧바로 봉계리에 닿는다.

언양불고기의 원조집들이 몰려있는 곳. 언양 읍내와 더불어 불고기 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언양쪽으로 간다면 언양터미널주변에서 언양불고기를 맛보는 것으로 드라이브를 끝낼 수 있다. 하루정도의 숙박이 필요하다면 언양불고기를 맛본 후 10분 거리인 통도사에서 다음 일정을 준비하면 된다.


찾아가는 길

1. 운문사쪽으로 먼저 간다면 신부산대구 고속도를 타는게 좋다. 청도 나들목에서 나온 다음 오른쪽길을 타고 청도방향으로 가다보면 첫 번째 삼거리에서 운문/경주가는 길이 왼쪽으로 나선다. 이 길을 따라 운문까지 간 다음 운문사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면 된다. 운문댐 앞에서 역시 운문사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 다음 운문사 사하촌 직전에 왼쪽으로 언양과 운문사휴양림 가는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가면 된다.계곡을 왼쪽에 끼고 가다가 삼계리에서 오른편으로 계곡을 두고 고개마루까지 달리게 된다.

2. 경부고속도로 경산 나들목을 이용해도 된다. 대구,경산 방향으로 8km 정도를 가면 영남대학교 오거리가 나온다. 오거리에서 청도방향으로 좌회전 한다음 계양 사거리에서 다시 한번 좌회전하면 된다. 약 10Km를 더 가면 또 하나의 사거리가 나오고 여기서 운문/ 경주 방향으로 직진한다. 직진후 바로 만나는 삼거리에서 경산,건천 방향과 운문 언양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계속 직진하면 운문에 닿는다. 여기서 운문사쪽으로 가다가 운문사 사하촌 앞에서 언양쪽으로 좌회전하면 된다.

3. 석남사쪽에서 넘고자 한다면 경부고속도로 언양나들목을 이용한다. 언양시내를 거쳐 경주방향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왼쪽으로 석남사길이 나온다. 석남사 가기 전 삼거리에서 청도방향으로 우회전하면 곧바로 고개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