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벌겋게 충혈된 눈을 비벼가며 기껏 후기를 썼는데 갑자기 컴퓨터가 얼음 땡이 되더만요. 어쩔 수 있나요 재부팅을 할 수밖에...
한 번 썼던 글을 가물거리는 기억을 추스리며 다시 쓸려니 왕짜증이 납니다만 후기를 기다리실 분들을 위해 늦게나마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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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이강주, 서울 문배주, 안동소주, 화요41
명색이 '단골들을 우대하기 위한 소주 day(이하 '소주 데이')'이니 갑판장이 마셔줄 만한 소주 4병을 준비했습니다. 원래는 여기에 한산의 불소곡주, 남한산성 소주, 포항의 불로주, 진도 홍주를 더해서 모두 8종류의 전통 소주를 준비할 예정이었으나 참가 신청자가 정족수(8명)를 채우지 못하는 바람에 행사를 취소되어 기왕에 참가 신청을 하신 분들만 모시고 오붓한 자리를 마련한 관계로 전통 소주도 조촐하게 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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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무침
알콜함량이 40%가 넘는 전통 소주에 어울리면서도 다분히 강구막회스러운 메뉴를 찾기 위해 고심하던 갑판장이 첫 번째 메뉴로 내세운 것은 과메기무침입니다. 강구막회에 오시는 손님들 중에도 과메기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에 착안하여 과메기를 좀 더 쉽고 부담없이 드실 수 있도록 무침으로 만들었습니다. 즉, 과메기 초심자용 메뉴라고나 할까요. 암튼 말캉말캉한 과메기만으로는 식감이 단조로와서 야들야들한 피문어를 섞었습니다. 과메기무침을 시식해 본 참석자들은 여기에 포(쥐포 또는 대구포 등)를 더해 씹는 맛을 추가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참고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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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 두 그릇
갑판장이 두 번째로 준비한 메뉴 역시 강구막회의 신메뉴로 준비중인 물회입니다. 이 날 선보인 물회는 두 가지인데 사진의 윗쪽에 보이는 물회는 초정리탄산수를 부은 물회이고, 아랫쪽에 보이는 물회에는 에비앙을 부은 것입니다. 몰회의 맛은 회와 초장(또는 고추장)과 물의 맛이 좌우를 하기에 갑판장이 고심 끝에 육수를 따로 만들지 않고 좋은 물을 선택했습니다. 몰회에 대한 참석자들의 시식평은 대체로 긍정적이었습니다. 좀 더 보강을 해서 4월부터는 강구막회의 메뉴판에 올릴 예정입니다. 예상 가격은 공기밥을 포함해서 1인분에 1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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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삼
갑판장이 며칠 전에 해삼을 아주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이 날은 아예 홍해삼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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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회+홍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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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물땡
해물땡는 얼마 전 부터 단품 메뉴 및 강구정식의 오늘의 메뉴로 선보인 메뉴입니다. 횟감으로 사용해도 아무 지장이 없지만 강구막회에서는 단지 재고라는 이유로 2선으로 밀려난 횟감들을 재활용(?) 하기 위해 해물땡이란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해물땡은 가자미, 병어, 청어, 학꽁치, 청어 등 횟감을 잘게 갈은 것에 통통 썰은 피문어와 칵테일 새우를 더하고 약간의 밀가루, 계란, 깻잎, 청양고추 등을 첨가해 반죽을 만들어 기름에 부친 것입니다. 맛은 그 때 그 때 다릅니다. 왜냐하면 만들 때마다 재료의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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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치수)
막간을 이용해서 대게도 한 마리씩 먹었습니다. 이건 뻔한 맛이니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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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기구이 vs 굴비구이
일 년 중 요즘이 참조기가 제일 맛있을 때입니다. 대략 3월 말 이후로는 참조기의 맛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생물 참조기를 한 박스(130마리) 들여놓은 김에 몇 마리 꺼내 구웠습니다. 하지만 굴비한테는 역부족인가 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윗쪽의 참조기는 거의 온전한데 비해 아랫쪽에 높인 굴비는 순식간에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다들 비싼 것은 알아가지고...궁시렁 궁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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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기매운탕
역시 마무리로는 국물이 자작한 참조기매운탕이 참 좋습니다. 갑판장은 요즘 매일 밤낮으로 참조기를 구워 먹고, 조려 먹고, 끓여 먹고 있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위에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이 일 년 중 참조기가 가장 맛있을 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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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서 바로 담근 명란젓
갑판장이 꿍쳐 놓고 야금야금 꺼내 먹는 반찬 중에 명란젓이 있습니다. 이 명란젓이 보통 명란젓이 아니라 배에서 명태를 잡자마자 바로 명란을 채취해 담근 명란젓입니다. 공장에서 냉동명란으로 담근 명란젓도 맛있지만 이 것이 조금 더 맛있습니다. 이 명란젓에 참기름을 딱 한 방울만 떨어뜨리면 밥 한 공기 쯤은 금새 뚝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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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김치
살짝 덜 익었지만 대충 먹을만 합니다. 갑판장은 잘 익은 또는 좀 더 익은 김치를 선호합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광고 : 다음 번 '단골들을 우대하기 위한 행사'는 4월의 세 번째 토요일인 4월 19일 저녁 5시 30분에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마도 그 날은 '한산 소곡주와 불소곡주 day'가 될 것 같습니다.
첫댓글 볼수록 참가하고 싶군요..그전에 얼릉 단골이 되야 할텐데...쩝!
그 기회를 미루면 미룰수록 점점 참가하시기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단골의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질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단골들에게 혜택을 주는 행사이기 때문입니다. ^^
맛난 음식을 너무 너무 자~알 먹고.....깔끔하고 향긋한 우리술도 자~알 마시고.....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 멋진 모임이었습니다......
무엇을 먹는가 보다는 누구와 먹는가가 더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선장님! 갑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항상 건강하시고 "황금복돼지"가 배 터질 때까지 돈 많이 많이 버시라구요.......
감사합니다.
소곡주라...4월 저때쯤이면 옻순 첫잎이 나올랑가 모르겠네?
좀 이르지 싶은데...그래도 4월말 5월초는 되야...
갑판장님과 선장님 덕택에 넘넘 잘먹고 돌아왓습니다...찍어온 사진이 좀 되던데 마눌이 어떻게 작업할련지^^
에궁...회비까지 착실하게 챙겨놓고 인사를 받을려니 뒤가 깽기는구만요. 암튼 '단골들을 우대하기 위한 행사'는 절대로 갑판장의 주머니를 불리기 위한 목적이 아님을 밝힙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전통소주^^와 함께한 시간이 너무도 좋아... 지금도 그 향이 입가에 맵도는군요. 이렇게 좋은자리를 마련해주신 선장님과 갑판장님 감사드립니다.
너무 칭찬일색이면 다른 분들이 오해를 하십니다. 부족했던 점도 같이 지적해 주시는 센스를 발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와..맛있겠다ㅎㅎㅎ 물회의 복귀인가ㅎㅎ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만간...
후기 와 음식 사진들을 보니 무척 즐거운 행사 였을 것 같습니다 좋은 먹거리 와 향기로운 술에 知人들 과 만남은 인생을 윤택 하게 합니다 다음에는 꼭 신청하고 참석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