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밥 두 공기를 먹던 우리농장직원 캄보디아 청년 영은이가
감자국 국물에 서너 숟가락 떠서 말아 먹고 만다
남편과 영은이 얼굴을 돌아가며 쳐다보니
분명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잠깐 외출 나갔다 오는 사이
수백만원짜리 고압 분무기를 계속 켜 놓은 상태로 둬서
고장이 난 모양이다
저녁 후식으로 포도와 바나나를 먹어라 해도
안 먹는다고 고개를 흔든다
아름답고/예쁘고/좋은 것을 통 털어 -깨끗- 이라고 말하는 우리 영은이
강아지보다 꽃을 더 좋아하는 우리 영은이
열심히 돈 벌어 즈그나라에 가면 돼지를 기르겠다는 28세 청년
남편한테 지청구를 들어 시무룩해진
영은이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뒤 따라 가봤더니
숙소가 있는 수돗가에서 달구똥 같은 눈물을 연시 훔쳐낸다
7년전 서울에서 여기로 귀농해 해끝에만 되면 서쪽하늘 보고
울었던 나처럼 ...
" 영은아 ! " 하고 등을 따둑따둑 다독거려 주기만 했는데
" 사장님 괜찮어 " 하면서 눈물을 닥아 내고 또 닥아낸다
그 눈물 속에 섞어져 나온 타국에서의 설움들이 그대로 보이고
‘괜찮어’라 했던 그 말이 아프다는 말보다 더 아프게 와 닿아
신랑이 잔뜩 미워서 속으로 코 씩씩 불며
집에 들어 와 신랑을 보니
꼭, 놀보 영감처럼 보인다
그래도 그 미운 감정(속으로 문디같은영감탱이 욕함시롱 ) 꾹, 누르고 일단 목소리부터 깔고
" 세훈이아빠! 억지로 심술부리는 것 아니고 실수하는 것으로
그렇게 눈물 쏙 빠지게 야단치면 안 되지..? "
"나이 들어 갈 수록 한 박자만 늦춰 생각하고. 말해야지
눈에 보이는 대로 쏘아대면 말벌이나 다름없지 " 하고선
옥상에 올라가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하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우리 영은이 방 창문을 돌아 나온 듯
내 목젖이 칼칼하다
아무리 미화 시켜도 상처는 상처일 뿐
상처가 아름다울 수는 없기에...
2.
그 다음 날 아침
영은이 팔에 내 반바지가 걸려있다
남편이 자기 반바지인 줄 알고 허리둘레가 늘어나
자기는 쪼여 못 입는다고 준 것이다
올 여름 내내
영은이가 깨끗하다고 입고 다니는
이상 값나간 내 면 반바지를 볼 때마다
남편의 영은이에 대한 설익은 -사과-를 보면서
역시, 사과는 시콤달콤한 것이 맛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이야요
평소 우리 영은이 이야기를 들려줬던 대전에 사는 친구가
사과박스 하나를 택배로 보내왔어요
그 사과 박스 안에
영은이에게 줄 펜티/양말 / 칫솔 /과자가 가득 들어 있었어요
" 화순아! 니 아들 영은이 나도 사랑한다 " 볼펜으로 쓴 예쁜 편지와 함께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놀며 일하며 일하며 놀며 꿈을 꿉니다
영은이는 즈그나라 캄보디아에서 제일 큰 돼지 농장을 경영하는 것이고
나는 20층 정도 되는 건사한 빌딩을 올리는 것
그 이름을 -돼지빌딩- 이라 명명하는 것
사랑을 따려거든 손짓을 해요~
꽃바람 치며는 빨간 능금알~~~
첫댓글 이그~~~화순이는 어쩜그리 천사같어~~복받을겨~~~
잘 살고 있는 겨 ?
@조화순 나야 화순이 염려로 구미에서 혼자 잘먹구잘살지 ㅎㅎㅎ
@구미영준(구미) ㅎㅎ그렇구나 동막골이 생각난다
이제는 거의 할매가 다 되었고
일하는 직원이기전에 한솥밥을 먹으면 가족같은 느낌이겠지
화순이의 고운마음이 잠시 속상했군아
20층 빌딩올라가는날만 기다려라~ㅎㅎ
옥자야 ! 보고싶다
맛깔나다
대전 만낭 때 들은 이야기보다 더 맛깔나네.
영은이가 보고 싶다.
타국땅 설움 사장이 씻어 주네.
빌딩 올리면 한짝에 도그방도 만들고
난향아 !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느껴지는 파장 그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해 버려서 탈이여 ^^
대전에 사는 친구가? 알듯도 하네...나누는게 몸에 배인 그친구가
화순이 맹크로 나도 고맙고 좋으네...영은총각
인연의 끈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잡았구먼..
한국의 대표 인정사장님 만났으니 건강하게
돈 모아 가족품에 안기길 바래며 둘다 소원성취 할꺼야..
ㅎㅎ 미경아 ! 맹크로? ㅎㅎㅎ 또 곰방 보고싶어진다
우리 친구 화순이의 훈훈한 정이 느껴지는글....잘 보았어요
기성친구 고마워요
화순아 니예쁜 마음이 영은이 꼭 캄보디아에서 성공할꺼야 우리 영은이가 돈많이 벌어서 가는날까지 지금처럼 챙겨주며살자
명숙아 !
너에게서 많이 배운다
꿈과 사랑은
노력하는자만의 가질수 있는 특권입니다 - 다 갖으시고 많이 베푸시기를 -
고마워요
화순이 글 꼼꼼하게 다 읽고 간다.... 내가 영은이가 된 듯~~~~
그래 기원아 간혹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는 친구 ! 잘 살고 있것제
영은이가울더란대목에서나두가슴이먹먹해지면서눈물한줄기후두둑...사는게다아픔인것같아서...그래도또꿈때문에웃을수있고행복한...인간으로서의삶...^^*
그래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거야
돼지빌딩 곧 올라갈겨....
사랑을 딸려거든 손짓을해요,,,,,,
어디다 손짓을 해요? 잘 읽었네 감동이다 화순아
ㅎㅎ미겸아 ! 크게 손들고 흔들어 봐
돼지빌딩? ㅎㅎㅎㅎㅎ돈독해지는 사이가되는 구나 일꾼이기전에 말야 잘해부렀네 친구 ㅎㅎㅎ
ㅎㅎㅎㅎㅎㅎ 반가
이꽃
주고싶어
그냥 ~~
배낭아 다녀갔구나 이른아침에 ... 너무 행복하다 장미꽃
배낭아 다녀갔구나 이른아침에 ... 너무 행복하다 장미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