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골 전원 이야기(4) / 깡통개미 유기채소 연구원
깡통개미라구요? 인터넷상의 제 닉네임입니다. 10년전이죠. 그당시 아내의 필명이 "이쁜개미"였는데요 저도 멋지게 한번 지어달라고 부탁하니 깡통처럼 통통한데 덤벙대기를 좋아해서 깡통개미라고 부르면 좋겠다고 하더군요.ㅎㅎ 어째튼 깡통개미라는 필명은 그후 줄곧 저와 생사고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전원생활에 들어가기전 머리속에 제일먼저 그려 보았던게 각종 유기농채소가 싱그럽게 자라는 텃밭이었죠. 거기 입구에다 그럴듯하게 팻말을 세우고 "깡통개미 유기채소 연구원"이라고 이름을 달고 말입니다. 그러한 채소밭 꿈을 도화지에 이래저래 그리며 때론 밤을 지새우며 상상의 나래를 편지 5년도 넘었을 때였습니다.
2008년 7월, 드디어 전원주택 입주라는 꿈을 이루던날 저는 채소밭을 어디에 설치할 것인가를 놓고 설레발레치며 집안을 빙빙 돌아다녔습니다. 채소원을 짓기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널직한 주차장을 부득이 패쇄하고 그 자리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망권 침해라는 이웃 주민의 원성이 귓전에 맴돌던 그 어느날 드디어 제가 꿈에 그리던 넓고 토질 좋은 채소원을 완성하였습니다. 기분이 좋아 마을 언저리에 있는 막걸리집에서 동네 어른들 모시고 아마도 두말정도는 마셔 댔을 겁니다.
[ 깡통개미 채소연구원 입구 전경]
채소연구원에는 기본적으로 비료,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연퇴비를 이용하고 유기질 토양화와 비료, 농약을 대체하는 훌륭한 친환경 자재인 왕겨숯과 왕겨목초액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렁이가 토양을 살리고 기름지게하는 주요한 역활을 하기때문에 동네 노인어른들 10마리당 담배 한갑 상당의 수고비용을 드리니 수백마리가 모였습니다. 텃밭을 파고 넣어 모두 지렁이 서식지로 변화시켰지요. 지금은 땅만 파면 지렁이가 수십마리씩 발견되기도 합니다. 멋진 나의 농삿꾼 녀석들이지요.
현재 채소밭에는 적상추,청상추,방울토마토,케일,조선오이, 다다기오이, 당근,아욱,참외,수박,청양고추,꽈리고추,오이고추등 아마도 20여가지가 자라고 있습니다. 시스템상 유기농인증을 공식적으로 받진 못해도 저는 자신합니다. 더욱이 채소에 주는 물은 20미터 지하 암반수에서 퍼 올리는 질좋은 지하수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 가지) (방울토마토)
방울토마토는 아마도 우리집 애견 코코댁이 반절은 먹어 치웠을 겁니다. 상추는 동네 아줌마들 놀이터가 되어 버렸구요, 가지는 두어상자 담아내어 암투병중인 먼 친척분에게 택배로 송부해드렸습니다. 과일은 당도가 중요합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왕겨 목초액에는 230여가지의 영양분을 제공해주는 기능을 하고 있는데 신통하게도 그 목초액을 잎과 뿌리에 동시에 뿌려주면 병충해 없이 당도 또한 매우 높아지고 다른 작물보다 2배이상 키가 자랍니다. 놀랍죠?
(다다기 오이) (찰옥수수)
언젠가 서울의 "전원생활" 잡지사에서 취재를 왔었습니다. 주택내에 모범적인 텃밭을 일구는 사례를 수집한다고 하더군요. 잡지사 직원들 돌아갈때 애지중지 키워 온 옥수수 모두 따 한바구니 실어 주었습니다. 저희 채소원에서 가장 내세울만한 녀석은 단연 수박이죠. 텃밭 가장자리 그늘진 담장밑에 다섯포기 심었는데 와우^^ 현재 서너살짜리 사내 대가리만한 수박덩이가 10개나 달려 있습니다. 노지수박이라 8월 중순쯤 수확이 가능하겠지요. 이미 제가 후원자로 있는 다문화가정에게 보내주고 나머지는 전주장애인 복지 종합회관의 장애어른신들에게 보내 드릴 예정입니다. ㅎㅎㅎ
(아욱) (장수사과)
식물을 키우는 것, 애정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식물은 사람의 애정을 몸으로 느낀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같은 경우는 깡통개미 채소연구원에 클래식이나 교향곡을 틀어 놓기도 합니다. 새벽안개가 걷힐 무렵부터 동틀 무렵까지는 채소에게 가장 기분이 좋은 일상의 준비시간이라고 합니다. 이 시간대를 이용해 음악을 틀어 놓곤 하는데요 이웃집 영감 어르신의 항의가 들어옵니다. 소란스럽다고 말입니다. 전원생활 공동체....그 보이지 않는 질서와 에티켓을 스스로 지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TO BE CONTINUED..............................
********다음 이야기 : 포식자 사마귀와 애기꿀벌
첫댓글 깡통개미님 식물은 사람의 애정을 느낀다는 말 공감합니다..정말 식물에 대한 애정과 부지런함 대단하십니다. 저도 내년엔 시도해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