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하게 자극하라
고현숙 지음
▣ 지음 고현숙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에서 MBA를 받았다. 오롬시스템, 한겨레신문사 노동교육연구소를 거쳐 한국리더십센터 부사장을 역임했다. 코칭과 강의, 저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리더십 개발과 조직 변화를 위한 개인과 조직의 노력을 적극 지원해왔다. ‘코치의 코치’로서 ‘Core Essential Program’을 운영하여 지금까지 200여 명의 전문코치를 양성했으며, 300여 명의 CEO 및 임원들을 직접 코칭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 코칭 펌인 한국코칭센터의 사장으로, 현장의 CEO와 임원들을 코칭하는 Executive Coach로 활동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등 대중매체에서 선보인 ‘고현숙의 경영코칭’, ‘고현숙의 3분 코칭’ 칼럼은 조직 내 인간관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쉽고 유쾌하게 풀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 Short Summary
IBM, 닛산자동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스테이트 팜 등 코칭을 통해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최근 경영진이 코칭 트레이닝을 받거나 일대일 코칭을 받아서 성과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영자를 위한 코칭(executive coaching)이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경영자들은 누구보다 바쁜 사람들이라서 일반적인 내용의 교육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만을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게 첫째 이유다. 둘째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라기보다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즉 자신의 위치에서 행해야 할 바람직한 행동, 즉 지식 전달이 아닌 실행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코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CEO들의 코치는 어떤 사람들일까? 의외로 명망가나 학자들이 아니라 코치로서 훈련을 받은 전문코치들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누구보다 그 조직과 과업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경영자이기 때문에, 섣부른 해결책 제시나 조언은 경영자 코칭에서 오히려 경계해야 할 대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치들은 고객이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세우며 실행을 하도록 하는 것을 돕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코칭 받는 사람과 코치가 상호 개발된다.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우리의 관행과 규칙, 마인드를 바꿔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과거의 패턴에서 리더들이 벗어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코칭이란 상대방의 이야기를 깊이 듣고, 열린 질문을 제시하면서, 내면의 지혜에 도달하도록 돕는 도구라고 설명하면서, 명령하는 상사가 아닌 코칭하는 리더가 되었을 때, 비로소 사람들이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하여 더 큰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 차례
책머리에_ 한 사람 안에 우주가 있다
1. 코칭의 출발: 가능성은 누구나 있다
마스터 코치와의 만남 / 지시와 훈계는 동기부여의 천적이다
코치형 리더는 모자가 2개다 / 한 수 가르치기보다 한 발 뒤로 빠지기
유능한 리더의 함정 / 학습보다 잊어버리기가 더 중요하다
직원들을 자원봉사자처럼 대하라 / 현명한 리더는 지시하지 않는다
충고하지 말고 호기심으로 접근하라 / 중요한 것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기회다
작은 일에서 큰 깨달음 얻기 / 콘텐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나 중심에서 상대방 중심으로
2. 코칭의 스킬: 사람을 성장시키는 길을 묻는다
chapter 1 경청의 놀라운 힘
chapter 2 새로운 시각 열어주는 강력한 질문
chapter 3 마법의 피드백
chapter 4 더 큰 결과를 내는 기적의 호응
3. 조직을 바꾸는 코칭: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와 성장
chapter 1 혼자일 수 없는 나 - 조직문화 만들기
chapter 2 극약처방은 미봉책으로 끝난다 - 직원교육
chapter 3 인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 자기관리
4. 놀라운 코칭의 힘: 코칭이 챔피언을 만든다
21세기 리더는 코칭으로 완성된다 / ROI가 6배에 달하다
사직서는 잊어주세요 / 사람을 성장시키는 변화의 기술
부록
전문코치가 되려면…
CEO의 코치는 어떤 사람일까?
전문코치로 가는 길
1. 코칭의 출발: 가능성은 누구나 있다
마스터 코치와의 만남
몇 년 전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국제코치연맹의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국제코치자격증의 최고봉은 단연 ‘마스터 코치’인데, 이 컨퍼런스 때 마스터 코치로부터 무료로 코칭 받을 기회가 생겼다. 약속시간에 딱 맞추어 나타난 미스터 코치는 뉴욕에 사는 64세의 여자분이었다. 사실 그 즈음에 나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어서 이런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일은 해도해도 끝이 없어 보였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늘 부족하게만 느껴졌다. 때로는 나 혼자 분투하며 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억울한 마음도 생겼다. 마스터 코치는 그런 내 얘기를 깊이 있게 들어주었다. 그녀는 나를 똑똑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진심으로 인정해주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얘기도 들려주었다.
그중 나에게 큰 전환을 가져온 질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까?’ 그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하는 가운데, 갑자기 내가 빠진 함정이 환히 보이는 것 같았다. 아하! 내가 ‘희생자’의 마음을 갖고 있구나.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 스스로 선택한 것이건만 마치 누군가가 시키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인 양 생각하고 있구나. 그는 나에게 일을 줄이라는 충고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고 내가 스스로 발전하도록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내 삶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코칭은 이런 것이다. 코칭의 주제는 개인의 삶이나, 혹은 조직의 성과나 리더로서의 역량 개발이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그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코칭 받는 사람을 뭔가 문제가 있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보지 않고 잠재력이 있는 존재로 보고, 그 잠재력을 이끌어내면서 스스로의 힘을 발현하여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코치형 리더는 모자가 2개다
경영 코치, 라이프 코치, 커리어 코치 등이 전문적인 코칭의 영역이라면, 또 다른 한 영역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상사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코치의 역할도 함께하는 것이다. 상사만이 아니다. 부모로서, 교사로서, 교수로서, 목회자로서,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상담자로서 고유의 역할을 하는 바로 그 관계에서 우리는 코치가 되어줄 수 있다. 즉 코치형 상사, 코치형 부모, 코치형 선생님, 코치형 교수, 코치형 목회자, 코치형 프로젝트 매니저, 코치형 상담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고유 업무 속에서 코치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것을 ‘리더 코치 접근법’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상황에 따라 상사로서의 모자를 썼다가 코치로서의 모자로 바꿔 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두 개의 모자를 사용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조직에서 상사가 직원의 코치가 되어줄 때 직원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신나게 일을 추진해나가게 되고, 이런 조직 문화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성과를 개선시킨다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사실이다. IBM이나 P&G 등 수많은 글로벌기업들이 이미 조직 내부에서 매니저들이 코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고 있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코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기업뿐 아니라 공공기관, 학교에까지 코칭이 확대되고 있다.
유능한 리더의 함정
기술적으로는 무척 뛰어난데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리자가 있었다. 그는 실력이 뛰어난데다 머리가 비상하고 아주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지나치게 논리에 의존하다 보니 직원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데 익숙해졌고, 비판에 반박을 못하면 무가치한 것으로 치부해버렸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은 그와 대화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는 전혀 모른 채 ‘직원들의 수준이 낮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기 일만 잘하면 되는 실무자라면 모를까, 리더가 그런 태도를 고수하니 직원들은 더 이상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게 되었고, 관리자는 직원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기방법만을 고집하는 리더는 알게 모르게 조직의 생명력을 갉아먹는다. 특히 변화가 빠르고 세세한 정보에 크게 영향을 받는 기술 업종에서 이러한 리더의 존재는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잠재력이 풍부한 자원, 즉 직원들의 기여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리더들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멋진 팀워크를 이루어낼 수 있을까? 리더가 일등주의에 머무르거나 내가 옳다는 데서 자족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개발하고 자기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더 크고 의미 있는 결과를 그들과 함께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스티븐 코비 박사가 ‘상호의존성’이라고 개념화했던 시너지를 만드는 길이다. 동시에 리더로서 더 큰 존경을 받는 길이며, 자신의 기여를 다른 사람들이 이어가도록 하는 ‘개인을 뛰어넘는 조직’의 구현방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가 자신의 상태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 상자 안에 갇혀 있는 인식을 상자 밖으로 끌어내어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
충고하지 말고 호기심으로 접근하라
직원이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게 되었다. 팀장은 직원에게 프레젠테이션의 주요성을 강조하고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필요한 몇 가지 발표훈련도 시키고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도 열심히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직원은 프레젠테이션 초기에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키지 못하여 분위기가 산만해졌고, 참가자들로부터 나온 질문에도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답변으로 중언부언하다가 어설프게 끝냈다.
상사는 화가 나서 직원을 불러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네, 이번 프레젠테이션의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직원이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하자 바로 질책이 이어진다. “프로젝트의 목적에 대해서 뚜렷하게 각인을 시켜줘야 한다고 내가 그렇게 강조했잖은가? 그리고 자신감 있는 태도로 확실히 말해야지. 그리고 내가 말하지 않았는가. 발표 초반에 주의를 집중시킬 만한 것을 포함시키라고 말이야. 그렇게 지적을 해줘도 아무 소용이 없으니… 참.”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만하면 뭐 하나. 노력을 해야지.” 이런 식으로 상사가 얘기를 시작하면, 대화의 80퍼센트는 상사의 질책과 훈계, 충고로 이어지고 직원은 잔뜩 주눅이 들어 다음 번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더 자신감을 잃게 되기 쉽다.
사실은 이런 상황이 바로 코칭이 필요한 순간이다. 다음과 같이 하면 어떨까?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하느라 수고 많았네. 느낌이 어떤가?” “많이 떨렸습니다.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군요.” “그랬군. 앞으로 떨지 않고 발표를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처럼 직원의 느낌을 수용해주고 그 눈높이에서 개선점을 찾아보기 시작하면, 직원은 그것을 자신의 이슈로 느끼게 된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을 빼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해보라. 나 중심의 판단과 ‘고쳐주고 말겠다’는 자신의 예고를 내려놓고, ‘어떻게 하면 직원이 이 걸림돌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그 직원에게서 답을 구하라.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가지는 것인데, 내 판단을 내려놓으면 호기심이 생긴다. 자녀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녀가 성적이 좋지 않거나 어려움을 겪을 때 호기심을 가지고 자녀에게 물어보는 데서 출발해보라. 이미 아이의 마음속에는 어떤 것이 걸림돌이고 어떻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아주 작게나마 자리 잡고 있다. 그 작은 싹을 북돋아주고 크게 이끌어줄 때 아이가 진정으로 성장하게 된다.
2. 코칭의 스킬: 사람을 성장시키는 길을 묻는다
chapter 1. 경청의 놀라운 힘
잘 들어주는 것보다 큰 선물은 없다
우리가 코칭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깊이 있게 듣는 것이다.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그냥 들으면서 그의 입장을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경청이 왜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말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속으로는 계속 자기가 할 말을 생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경청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적극적인 표현행위다. 그래서 경청을 잘해주면 상대방이 마음을 열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깊게 들어주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봐주고 내가 중시하는 것에 대해 대화하며 내가 아쉬워하는 것을 공감해주고 더 나아가도록 격려해준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훌륭한 코칭이다.
배우자 경청과 맥락적 경청 / 맥락적 경청을 내 것으로 만드는 5가지 비결
어느 날 저녁, 신문을 보던 남편이 아내를 불렀다. “여보, 이것 좀 봐. 여자들이 남자보다 2배나 말을 많이 한다는 통계가 실렸네!” 이 말을 들은 아내가 말했다. “남자들은 늘 여자가 똑같은 말을 두 번씩 하게 만들잖아요. 그러니까 두 배지!” 약 3초 후에 남편이 아내를 향해 물었다. “뭐라고?”
바로 이런 것을 가리켜 ‘배우자 경청’이라고 한다. 아내가 말할 때 남편이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면서 건성으로 듣는 것, 심지어 “아, 좀 조용히 해봐”, “이따가 말해!” 하는 식으로 말을 가로막기까지 하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배우자 경청의 예들이다. 낮은 수준의 경청에 ‘배우자 경청’이란 표현이 붙은 것을 보면 우리가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말을 얼마나 안 듣는지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수동적 경청’이란 말도 있는데, 이는 배우자 경청과 달리 상대의 말을 가로막지는 않지만 말하는 사람에게 별로 주의도 기울이지 않고 공감도 없이 그저 상대가 말하도록 내버려두는 경청이다.
한편 ‘적극적 경청’은 수동적 경청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다. 말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공감해주는 경청인데, 듣는 사람은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며 “저런!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더 말해주세요” 하는 추임새를 넣으면서 듣는다. 그런데 적극적 경청보다 더 깊이 듣는 것이 ‘맥락적 경청’이다. 맥락적 경청이란 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말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가, 즉 말하는 사람이 그 말을 하게 된 의도, 감정, 배경까지 헤아리면서 듣는 것을 말한다. 맥락적 경청이 왜 필요할까? 같은 말을 하더라도 그 말에 담긴 진짜 메시지는 아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맥락적으로 들으려면 단순히 수동적으로 듣기만 해서는 안 된다. 중간중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확인하고 표정과 태도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질문을 해가며 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맥락적 경청이 몸에 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말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집중하자. 말하는 사람에게 눈을 맞추고 끄덕거리거나 적절한 반응을 보이며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해주자. 둘째,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고 끝까지 듣자. 다 듣고 나서 내 생각을 말해도 늦지 않다. 셋째, 듣는 도중에 어떻게 반응할까를 생각하지 말자. 넷째,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간단하게 요약하여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것을 ‘페러프레이징paraphrasing’이라고 한다. 다섯째, 상대방이 말한 것과 관련된 적절한 질문을 하며 듣자. 질문을 하면 말하는 사람은 자기 생각을 더 확장하여 명확하게 말하게 된다. 이렇게 맥락적으로 경청을 잘해주면 특별히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말하는 사람은 ‘속에 있는 얘기를 다 해서 시원하다’, ‘나도 생각 못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말하면서 나 스스로 정리가 되었다’ 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하게 된다.
chapter 2. 새로운 시각 열어주는 강력한 질문
형 없이도 가족들이 잘살 수 있을까요?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서 잘 알지만, 끊지 않고 있다가 후배의 애정 어린 질문 하나 때문에 하루아침에 끊었다는 임원이 있었다.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 자신을 보고 후배가 이렇게 물어보더라는 것이다. “형, 형 없이도 형수랑 아이들이 잘살 수 있어요?” 그 자리에서는 그는 이 질문에 즉답을 못하였고 그냥 웃어넘겨버렸다. 그런데 밤늦게 귀가해서 잠 든 아내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자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아, 내가 없다면 이 세상에서 너무 무력한 존재구나.’ 이날 느낀 사랑하는 가족의 무력한 모습은 다음 날부터 수십 년 피워오던 담배를 바로 끊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질문은 생각을 자극하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촉구한다. 그런 면에서 질문은 사람을 성장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스킬인데, 생각을 이끌어내는 좋은 질문의 특징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질문했을 때 대답이 ‘예’ 또는 ‘아니오’라고 나오는 것이 닫힌 질문이라면, 열린 질문은 상대방이 다양하게 탐색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영업 관리자가 실적이 낮은 영업사원을 붙들고 질문을 했다고 하자. “자네, 고객사 방문은 충분히 했나?” 이것은 전형적인 닫힌 질문으로 영업사원은 ‘예’ 혹은 ‘아니오’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질문은 ‘고객사 방문을 자주 해야 하는데 왜 제대로 안 하고 있느냐’는 뉘앙스가 깔린 질책으로 들린다.
이 상황에서 관리자는 어떻게 열린 질문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영업성과를 높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이번 분기에는 무엇을 다르게 노력해보겠나?”와 같이 하면 어떨까? 이런 열린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은 방어적이 되기보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고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말하는 것에 대한 실행의지가 일방적인 지시를 받았을 때에 비해 훨씬 강해진다.
상황을 역전시킨 빛나는 질문들
경력사원 채용을 위해 면접을 보는 자리였다. “자, 지금부터 귀하의 경험과 역량에 대해 요약해서 설명해주시죠.” 한 면접관이 이렇게 말하자, 나머지 면접관 세 명은 등을 의자에 기대었다. 이제 좀 길게 들을 차례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응시자는 곧바로 대답을 하지 않고 거꾸로 질문을 했다. “예. 제가 그냥 말씀을 드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면 좀 더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드릴 수 있겠습니다. 어떤 역량이 중요하다고 보시는지요?” 면접관은 내심 놀라 의자에서 등을 떼어야 했다. “음… 임원의 어시스턴트 일이니까 대인관계 기술과 의사소통이 중요하겠죠? 글도 어느 정도 잘 써야 하고요. 그쪽으로 설명해보시죠.” 이 응시자는 면접에서 붙었을까? 떨어졌을까? 짐작대로 그는 합격했다. 요구되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효과적으로 답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면접관들은 ‘어려운 자리에서도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산점을 주었다. 흔히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대화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질문하는 사람이 대화의 방향을 주도한다. 물론 질문에도 질이 있다. 그러므로 ‘질문의 기술’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일방적으로 말하는 습관을 버리고 질문을 통해 대화를 진전시키는 시도를 해보자.
chapter 3. 마법의 피드백
정비공형 상사와 정원사형 상사
피드백은 항상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한다. 즉 다음번에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주는 메시지다.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주는데 만약 이 전제가 없이 현재의 부족함을 정태적으로 절대화하기만 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지적과 비판, 즉 크리틱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피드백은 크리틱과 다르다. 한편 상사들이 직원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것을 마치 자신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기회처럼 인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절대 잊지 말자. 피드백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며 그의 성장을 위한 것이다. 작은 씨앗 하나에 큰 나무가 되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모든 인자가 다 들어 있듯이, 헐벗은 겨울나무 가지 안에도 봄이 오면 새순을 돋게 할 그 무엇이 숨어 있듯이, 사람의 잠재력도 그런 것이다. 지금 당장 겉보기에는 부족하고 모자란 듯 해도 열정을 가지고 시도하고, 또 한계에 도전해나가면서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하지 않는가. 코칭을 하면서 가장 감동을 느끼는 순간도 바로 이때다.
상사의 역할을 아주 대조적으로 나타내는 두 가지 단어가 있다. 바로 ‘정비공’과 ‘정원사’다. 상사의 역할을 ‘정비공’으로 생각하면, 상대방의 문제를 찾아 지적하고 그것을 고치고 억지로라도 그 틀에 맞춰내는 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후배나 부하직원이 잘못했을 때, 아니 잘못할 조짐만 보여도 ‘정비공’ 상사는 손에 스패너를 들고 어깨에 잔뜩 힘을 넣은 채 상대를 고쳐주려고 돌진한다. 반면 ‘정원사’ 상사는 부하의 내면에 꽃을 피울 씨앗이 있음을 알고 인정해준다. 싹이 빨리 나오라고 재촉하거나 빨리 자라라고 줄기를 잡아당기지 않고 기다려줄 줄 안다. 정원사가 하는 일의 핵심은 제때에 물을 주고 가지를 치며 스스로 나무가 성장하도록 북돋아주는 것이다.
chapter 4. 더 큰 결과를 내는 기적의 호응
사람은 알아주는 만큼 큰다
코치형 리더가 되려면 상대방을 진심으로 인정해주고 수용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은 누구나 인정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잘못했을 때 크게 질책하는 접근법보다 잘했을 때 진심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왜 더 효과적인가? 인정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질책을 하면? 질책을 받으면 반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이 줄어들고 위축되며 질책의 대상이 되었던 업무나 행동을 되도록 회피하고 싶어진다. 일을 회피하면 더 안 하게 되고 그러면 그 일은 더더욱 못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Your best friend is yourself
몇 년 전 어떤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한 퍼실리테이터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 꽂혔던 경험을 했다. “Your best friend is yourself.” 바로 이 말이었다. 내 가장 좋은 친구는 나 자신이라고? 원래 부족한 사람이기도 하거니와, 생각하는 기준만큼은 항상 높았기 때문에 그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자신을 질책하는 데 익숙한 나에게 그 말은 굉장한 울림이 있었다. 그동안 내가 나를 돌보아주고 귀 기울여주지 않으면서, 내 스스로 나를 귀하게 대접하지 않으면서 남들의 인정을 구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로 나는 종종 마음속으로 자신을 인정해주고 북돋우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는 편이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주면 남의 칭찬이나 인정에 연연하는 정도가 좀 낮아진다는 것이다. 굳이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가 자신이 잘한 것, 노력한 것, 배운 것 등에 대해 인정해준다는 것은 정말 마음속에 베스트 프렌드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정서적으로 훨씬 독립적이고 주도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때때로 코치들은 ‘셀프 코칭’이야말로 코칭의 가장 높은 단계가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코치가 정말 완숙한 경지에 이르면 자기 자신을 코칭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셀프 코칭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칭의 일반적인 원리를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이다. 우선 자기 내면의 소리를 잘 경청해야 한다.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이 결핍되었다고 느끼는지, 신이 나게 하는 것은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풀이 죽게 되는지, 그러고 났을 때 자신에게 의미 있고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가장 강력한 질문은 내면에서 나오는 자신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럼으로써 시각을 바꾸어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면, 또 자신을 충분히 인정하고 칭찬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셀프 코칭의 시작이다.
3. 조직을 바꾸는 코칭: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와 성장
chapter 1. 혼자일 수 없는 나 - 조직문화 만들기
으르렁대는 두 팀장, 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
서로 으르렁대는 두 팀장이 있었다. 한 사람은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기획에 탁월하여 성과를 내는 반면, 한 사람은 감성적이고 대인관계가 뛰어나 그것으로 성과를 내었다. 두 사람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내면 더없이 좋으련만, 서로를 질시하고 은근히 상대를 끌어내린다. 기질만 다른 게 아니다. ‘이성’ 팀장은 일류대학을 나온 스마트형으로 비판적인 감각이 발달했고, ‘감성’ 팀장은 고졸 출신으로 야간대학을 나왔고 상사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했는데, 밑바닥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한쪽은 상대가 실력이 아닌 아부와 충성으로 상사의 환심을 사고 있으니 부당하다고 보았고, 또 한쪽은 똑똑함을 믿고 설쳐대는 상대방 때문에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 요컨대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길이라고 여기는, 묘한 역학관계가 작용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크지 않은 조직에서 중책을 맡은 두 팀장이 이렇게 견제를 하고 있으니 조직 전체가 한 방향으로 정렬될 수가 없었다. 직원들은 알게 모르게 둘 중 한 사람에게 줄을 서기 시작했고, 상대 팀장에 대한 이런저런 험담이 일상화되었다. 부정적인 에너지가 회사를 휘어잡았다.
정작 더 심각한 것은 이 둘을 비교하고 경쟁시키는 듯한 사장의 태도였다. 사장은 두 팀장의 약점을 가지고 둘을 비교하는 일이 잦았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사장은 어떻게 이 문제를 풀었을까? 그는 가장 쉬운 길을 택했다. 그냥 둘 중 한 사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었지만 또한 가장 비생산적인 대책이기도 했다. 나머지 한 팀장이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사태는 정리되었다. 그렇다면 사장은 어떤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물론 무엇보다 당사자들 스스로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성숙한 태도로 나갔어야 했다. 문제는 그게 안 되는 상황에서도 사장은 이들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그 자체로서 충분히 인정하고 격려하는 일이다. 즉 상사의 인정이라는 작은 파이를 서로에게 뺏기고 있다고 느끼는 결핍감을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협력할 수 있는 심리적 기초가 형성된다. 상사가 그렇게 하려면 매우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튼 직원들을 비교하거나 경쟁시키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것은 비겁하고 미숙한 소치다. 사람들 각자의 강점을 보여주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 서로의 차이를 통해 시너지를 내도록 이끄는 일, 한 사람 한 사람을 전 인격체로 존중해주는 일 - 상사가 이런 일에 모범을 보일 때 비로소 조직문화도 성숙해진다.
chapter 2. 극약처방은 미봉책으로 끝난다 - 직원교육
끝내주는 이벤트에서 일관된 전략으로
인력자원개발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직원교육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경영자들이 있는데, 가끔 ‘교육 당시에는 효과가 좋은 것 같은데, 약발이 금방 떨어지는 게 문제’라는 표현을 접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은 ‘한 번의 교육으로 사람이, 조직이 변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더 비현실적이지 않은가?’ 하고 되묻고 싶어진다. 적어도 개인 습관이나 조직 습성의 강고함, 메커니즘의 상호의존, 현실의 복잡성 등을 고려하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CEO나 변화관리자들이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한 번의 끝내주는 교육이 아니라, 전략적인 관점에서 전체 프로세스를 짜고 그것을 끈질기게 시행하는 것이다.
나는 그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본다. 조직문화가 변화하기를 바란다면 원하는 수준으로 바뀌는 데 얼마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교육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상의한다. 이렇게 큰 그림을 그려보면, 보통 일회적인 교육을 이벤트처럼 하려던 생각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난다. 아무튼 조직을 변화시키려면, 전략과 끈질긴 실행과 디테일한 조처들이 뒤따라야 한다. 조직의 비전 워크숍이 필요할 수도 있고, 칭찬 게시판을 고안할 수도 있고, 정기적인 코칭과 피드백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런 프로세스 중에 적절한 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리하면 전략이 먼저고 교육은 그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chapter 3. 인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 자기관리
나는 인생을 낭비한 죄로부터 자유로운가
“당신은 일하는 시간의 몇 퍼센트나, 그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교육에 쓰고 있습니까?” 몇 년 전에 미국 산업교육 전문기관인 컨퍼런스(ASTD)에 참석했다가 『해방경영』으로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26.3’이라는 숫자를 제시했다. 이것은 무슨 숫자일까? 미국의 평균적인 직장인들이 교육훈련을 받는 시간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일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톰 피터스에 따르면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약 2,700시간이라 한다. 간단한 산수로도 미국 직장인들은 일하는 시간의 단 1퍼센트만을 교육훈련에 쓰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톰 피터스는 자신의 최근 시간 사용을 예시하면서 10시간 일하기 위해서 36시간을 교육ㆍ연구ㆍ훈련에 쏟는다고 소개했다. 일하는 시간의 300퍼센트가 넘는 교육훈련 시간을 갖는다는 뜻이다. 그는 덧붙여서 참가자들에게 “디바들은 한다. 육상선수들도 하고 골퍼들도 한다. 파일럿들도 한다. 외과의사도 한다. 경찰도 한다. 우주비행사들도 한다. 그런데 왜 비즈니스맨들은 이것을 (많이)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혹시 직장인들은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일갈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것은 직장인 개인의 탓만은 아니다. 경영자들에게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 훈련에 투자할 수 있는 마인드가 확고해야 한다. 어렸을 적 보았던 빠삐용이란 영화를 얼마 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예전에 내가 무심코 지나쳐버린 매우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었다. 빠삐용은 어느 날 꿈속에서 황량한 사막을 걸어간다. 사막의 한가운데에는 자신의 죄를 심판하는 이들이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둘러서 있었다. 그들은 다가오는 빠삐용을 향해 “유죄!”라고 외친다. 빠삐용은 자신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며 크게 외쳐보지만, 다음 순간 심판관이 그를 향해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선고하자, 갑자기 그는 고개를 떨구며 자신의 ‘유죄’를 인정한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 걷는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전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장면이 이제 와서 이렇게 가슴을 찌르는 것은 아마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는가’라고 심각하게 자문할 정도로 나의 삶이 충실하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의 자신보다 더 큰 존재가 되기를 바라며 뭔가 자신을 넘어선 더 큰 의미에 기여하고 싶어한다. 그것이 전문가의 길이든 이타적인 봉사의 삶이든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추구하는 존재인 것이다. 나 자신, 코칭이라는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서 일을 못 줄인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더 읽고 더 배우기를 갈망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1년에 26.3시간은 자신에 대한 투자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당신은 지금 얼마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4. 놀라운 코칭의 힘: 코칭이 챔피언을 만든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변화의 기술
내가 ‘경영자 코치’라고 소개를 하면 ‘아, 저 사람은 경영에 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까지도 ‘코치’ 하면 가장 친숙한 것이 야구 코치 같은 스포츠 코치를 떠올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스포츠 코치와 경영 코치(혹은 라이프 코치)는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뚜렷하다. 우선 비슷한 점은 스포츠에서 승리가 목표인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코치를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포츠 코치가 주로 트레이너 혹은 감독의 역할로서 선수들에게 할 일을 지시하고 독려하고 때로 엄하게 훈련시키는 것과 달리, 경영 코치는 코치의 해법을 일방적으로 제시해주지 않고 코칭의 대상자 스스로 코칭을 통해 내적인 전환을 경험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런 전환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해나간다. 코칭 이후에는 계속해서 전환을 적용하면서 나아가게 된다. 이것이 코칭의 목표다. 또한 스포츠 코칭에서는 팀과 선수가 있는 한 코치가 늘 함께하지만, 경영 코칭에서는 일정 기간의 코칭 후에는 코치 없이도 목표를 이루어가는 자기만의 방식을 갖도록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