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의 토박이 또는 오래살은 중장년에게 어느집 만두가 맛있냐고 물으면 ‘아라리’만두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아라리 만두는 오산역4거리에서 중원4거리로 가다가 중간즈음의 문소아과 건물이 있는 골목으로 10여미터를 들어가면 좌측으로 있는 8평남짓한 작고 오래된 만두가게이다. 고기만두와 찐빵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다.
주인인 권영석(46) 씨와 조덕희(46) 씨 내외는 수원에 살면서 금성전기(현 LG전자)에 다니다가 그만두고 집근처의 수원 세류동에서 유명하였던 아리랑 만두집에서 만두만드는법을 배웠다고 한다. 1.4후퇴때 피난나온 평양출신의 할아버지가 운영하셨던 ‘아리랑’만두는 당시 수원에서 아주 맛있기로 유명하였다고 한다. 1년여를 그 밑에서 배운후에 1989년도에 현재의 위치에서 개업을 하고 줄곳 그 자리에서만 20년을 지켜오고 있다. 아리랑 만두에서 배웠는데 차마 스승의 가게 이름을 사용하기가 죄송해 아리랑 노래의 그 다음에 나오는 추임새 가사인 ‘아라리’를 가게의 이름으로 하였다고 한다.
20년을 한결같이 매일 아침 일찍 주인이 직접 오산재래시장에 나아가 싱싱하고 좋은 재료들을 구입하여 아침에 그날 판매할 만두속을 직접 그날그날 만든다고 한다. 지인들이 이제는 좀 편하게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지만 여전히 만두맛은 손맛이라며 모든 재료를 일일이 다 손으로 다듬고 다지고 만든다. 그날 만든 만두는 그날 판매할 정도의 양만을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했다.
반죽도 쉽지 않다고 하였다. 일정한 만두피를 만들기 위하여는 추운겨울에는 좀 질게 반죽을 하여야 하고, 더운 여름날에는 좀 되게 반죽을 하여야 하며, 아주 더운날에는 아예 얼음물로 반죽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아라리 만두는 피가 약간 도톰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그냥 밀가루 반죽을 이용하지 하지 않고 반드시 숙성시켜서 하므로 약간 만두피가 도톰하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소화를 더 부드럽게 시켜준다고 한다.
처음 이집 만두를 배달을 시켜보면 까만 비닐봉지에 신문지로 둘둘말려져 포장되어온 만두를 보고 참 놀랐다. 하지만 여기에도 주인의 고집과 원칙이 있었다. 중간에 손님들의 의견을 따라 스티로폼으로 된 1회용 도시락에 담아서 배달해 보았는데 배달중에 만두가 이리저리 눌려서 모양이 변형이 되고, 공간이 있어서인지 만두가 식어버려 맛이 떨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다시 원래대로 비닐로 싸서 신문지로 싸고 까만 비닐봉지에 넣어서 배달하는 방식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엄마가 배달시킨 만두를 먹었던 어린아이들은 그래서 이 만두를 ‘신문지만두’라고 부르며 그 만두를 시켜달라고 엄마를 조른다고 한다. 만두가 배달된후에도 일이 끝나지 않아 한시간 가까이 지난후에 신문지포장을 풀고 먹는데도 여전히 따뜻하게 만두가 유지되고 김이 나는 것을 보고서 놀랐었다.
만두를 찌거나 덮히는데에도 무쇠가마솥을 이용하고 등유버너로 물을 끓이는데 이것도 20년이 된것이라고 했다. 중간에 좀 편하고 깔끔해보이는 양은솥으로 바꾸어 보았는데 압력이 나오지 않고 그 맛이 나오지 않아 돈만 버리고 원래대로 무쇠가마솥을 계속 다시 사용하여 왔다고 한다. 아무리 물가가 올라 재료가 비싸지더라도 반드시 넣어야 되는 재료는 꼭 넣었기 때문에 20년간 맛을 유지시킨 비결이라고 했다.
장사도 꽤 잘되는 편이었으므로 왜 확장을 생각해 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멀쓱하게 웃기만 한다. 가게를 옮기게 되면 늘 집에 들어가는 길에 들려주시던 단골들을 생각하니 가게를 옮길수가 없었고, 또 가게를 늘이면 직원을 두어야 하는데, 결국 기계를 사용하게 될 수 밖에 없고 매출은 늘어날지 몰라도 원래 처음 배웠던 그 만두맛을 유지할 수가 없을 것 같아 포기했다고 한다. 활짝 눈웃음지며 웃는 순수한 부부를 보며 갑자기 이분들이 만든 만두가 참 아름다워 보였다. 여유롭진 않지만 아이들 잘 키워서 대학과 고등학교에 잘 다니고 있고, 늘 기억하고 찾아주거나 배달시켜주는 단골들이 많아서 늘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20년을 한결같은 맛으로 여러사람에게 오래기억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원칙을 지키고 거짓없이 고객의 입맛을 지켜주려는 그 순수한 마음이 오늘도 그 자리에 이들이 서있게 한 것 같다. 영업은 오전 9시30분에 시작하여 자정에 마친다고 한다. 만두는 내외가 같이 만들고 배달은 남편이 전담한다.
만두는 10개 1인분이 3,000원이고 찐빵은 6개 1인분이 3,000원이다. 배달은 2인분 이상일 때 가능하고 오산시내에서 멀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전화번호는 372-8606이다. 부리부리박사 강남성형외과 권영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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