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동면 하잠리

[이상도]

삼동면 하잠리(三同面 荷岑里)

이상도(울산향토사연구소장 ․ bangudae@ewp.co.kr)

 호젓하다는 표현이 민망하다. 여기도 울산인가? 산 첩첩이요 물 가득할 뿐 요즘 그 흔한 개발의 흔적이 별로 없다. 마을 뒤쪽으로 KTX선로가 지나가고 이제 율리-양산간 도로 개설로 눈 멀리 고갯마루가 생채기를 내고 있지만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울산 오지’라는 의식이 웅크리고 있다.

 아직 고향이다. 하잠의 본래 마을은 울산공업단지의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대암댐에 수몰시켰고, 그 터에 살던 사람들은 인근 마을로 흩어졌지만 순후하던 심성의 끈을 놓지 않고 터를 일구고 있다.

 수려한 산수만큼 심성 고운 사람들이 사는 하잠리는 대암댐이 축조되면서 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를 주었다. 대처로 나가는 길이 바뀌고, 안개일수가 잦아 해마다 풍작이던 감이 잘 열리지 않을 만큼 농경의 변화가 크다.

 돌아보면 이 땅에 사람이 들어와 산 흔적은 무척 오래다. 인접한 조일리와 둔기리의 청동기시대 주거지유적에 비추어도 청동기 전기까지 소급할 충분한 개연성을 갖추고 있으며, 신라시대의 유적은 지천이다.

 김유신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축선사가 이 땅에 있는 것도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니다.

□ 마을변천사

 세종실록지리지 언양현(世宗實錄地理志 彦陽縣)조나 경상도속찬지리지 언양현(慶尙道續撰地理誌 彦陽縣)조에 나타나는 도기소(陶器所)가 있다는 대토리(大吐里)가 오늘의 하잠리라는 견해¹⁾는 충분히 공감할만하다.

 18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송면리(松面里)로 있다가 조선정조13년(1789)의 호구총수에는 송면리가 사라지면서 이 땅은 하잠리와 신광리(新光里)로 분리된 기록이 보이고²⁾, 다시 1914년 지방행정구역조정으로 왕방리(旺芳里)와 사촌리(沙村里)가 하잠리에 편입된다.

 상위 행정기관인 면은 1725년부터 삼동면(三同面)의 명칭이 사용되었는데, 1933년 삼동면과 중남면(中南面)을 합쳐 삼남면(三南面)이 되니 삼남면 하잠리가 된다. 그러나 삼남면의 구역이 방대해지고 삼동지역이 원거리라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1977년 삼동출장소를 설치하여 옛 삼동면을 관할하게 하더니 1989년 옛 삼동면이 되살아났다.

□ 한터(大吐里)

  지금도 울산원근의 노인들은 ‘사촌사발’을 기억한다. 바로 사촌도자기의 원류를 기록하면서 한터가 등장한다.³⁾ 한터가 이곳임을 비정하는 이유는 옛 기록의 방향으로 미루어 언양현내에는 도자기를 굽던 최대의 사기점터이기 때문이다.

 「大」는 훈독(訓讀) 「한」, 「吐」는 그 훈(訓)이 「터」이므로 「한터」가 된다.

□ 돋마을(猪村)

  조선 예종 때와 성종 때의 기록에 나타나는 「猪村院」⁴⁾은 지금의 사촌마을로 본다. 조선시대 큰길에 국가가 세운 여관의 하나인 역원이 언양의 남쪽으로 신원과 저촌원이 있었는데, 신원은 양산으로 뻗치는 관로에 둔 것이고, 저촌원은 웅촌의 간곡역 사이에 둔 것이다.

□ 하잠(荷岑)마을

  축성천(鷲城川)이 마을 어귀를 휘감다가 오른쪽으로 땅을 밀어 올리니 하잠마을이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마을의 생긴 모양이 연(蓮)잎처럼 생겼다고 하여 연꽃하(荷) 봉우리잠(岑)자를 써서 ‘하잠’이라 이름하였다고 한다.

 “연잎에는 무거운 돌을 얹지 못하고 구멍을 뚫지 않는다”는 설에 따라 묘에는 상석이나 비석을 놓지 못하게 하고 우물을 파지 못하게 했다.

□ 원하잠(元荷岑)

  하잠마을이 1969년 대암댐에 수몰되기 전 현 하잠마을의 서쪽 인동골입구를 중심으로 70여호가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영산신씨(靈山辛氏)는 집성촌을 이루었으나 수몰되면서 인근 마을로 흩어졌다.

□ 안산(案山)

  하잠마을을 어머니처럼 지켜주는 산으로 다리를 건너면 왼쪽의 낮은 산이다.

□ 동제당

  고목이 된 당산목이 있었으나 마을 수몰이후 시름시름 말라 죽어 새로 느티나무로 식수하였으며, 길가에 시멘트로 단을 삼아 매 정월대보름 자시에 당제를 올린다. 신위는 ‘골매기할배’신과 ‘골매기할매’ 부부신인데, 이 신은 동답(洞畓 3두락의 수입금으로 모셔지고 있다.

□ 새솟골골짜기

  하잠마을 서편 골짜기인데 이 언저리에 맑은 찬물샘이 있어 주민들이 길어 식수로 사용하였다. 이 물은 웅덩이를 이루었는데, 옛날 서당에서 공부하던 학동들이 잠이 오면 이곳에 와서 세수를 하고 잠을 쫓았다고 하여 ‘세수골(洗手谷)웅덩이’라고 했다. 이 말은 다시 변해 ‘새솟골’이 되었다.

□ 용바우

  세솟골웅덩이 바로 아래쪽 물 가운데 있던 큰 바위로 치성⁵⁾을 들이던 곳이다. 용신신앙의 한 형태로 발달하였는데, 갖은 제수를 차려놓고 지성을 다하면 반드시 효험이 있었다고 하다.

□ 새솟골듬

  새솟골 위로 솟은 가파른 등성이

□ 인동골(引燈谷)

  마을에서 삼남면 중남마을로 이어지는 긴 골짜기다. 옛날 이 골짜기 초입에 2~3가구가 살았는데,이 마을 사람들은 행인들이 내왕 할 때 날이 저물면 등불로 인도하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골짜기로 들어서면 왼쪽으로 작은서당골, 큰서당골이 있고, 왼쪽으로 부싯돌골, 숯골이 있다.

□ 서당골

  옛날 서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뒤에 공동묘지가 되었다.

□ 부시돌골

  불을 지피기 위한 부싯돌이 나와 붙여진 이름인데, 이곳에서 나온 부싯돌이 불을 잘 일으킨다하여 원근에서 돌을 구하러 몰려들었다 한다.

□ 새골; 북샛골(金谷)

  인동골의 오른쪽 골짜기로 삼남면 신화리로 이어지는 긴 골짜기다. 이 골짜기에서 철이 생산되었다고 하며, 지금도 군데군데 쇠부리를 한 뒤의 슬러지가 나온다. 그러나 여기서 철을 캐내었다기보다 달천철장의 토철을 옮겨와 연료가 풍부한 이곳에서 쇠부리작업을 하였다고 보여진다. 쇠골→새골로 변화된 땅이름이다.

□ 감나무골

  새골로 들어가면 왼쪽에 큰감나무골, 오른쪽에 작은감나무골이 있다. 여기에는 돌감나무가 많아 초동(樵童)들의 먹거리가 되곤 했는데, 이곳 역시 대암댐의 영향을 받아 결실이 현격히 줄거나 군락이 쇠락했다.

□ 사기등

  새골의 오른쪽 등성이다. 하잠리분청사기요지가 있는 등성이다.

□ 하잠리도요지

  1760년에 발간된 영산신씨 족보에 묘소 표시를 하면서 삼동면 송면동 하잠촌 사기등(三同面 松面洞 荷岑村 沙器嶝)으로 표시된 것으로 미루어 이미 오래전부터 자기소가 있었음을 입증하고 있다.

 2000년도에 학술조사하면서 3만여㎡의 부지가 ‘언양자기소(彦陽磁器所)’로 확인되었는데, 여기서 ‘彦陽仁壽’ ‘彦仁’ ‘順’ ‘五月’ 등의 명문이 새겨진 분청사기편이 다량 수습되었다. 청자, 백자 등 다양한 종류의 파편으로 미루어 이 요지는 14세기에서 15세기까지 인수부(仁壽府)라는 관청에 납품하였던 도요지로 확인된다. 지금은 물길에 막혀 언양읍 어음리에서 진입하여야 한다.

□ 축선사지(鷲仙寺址)

  삼국유사에 적기를 「신라 혜공왕 14년(778) 김유신공의 무덤에서 홀연히 선풍이 일면서 장군을 닮은 사람이 준마를 타고 40명 가량의 군졸과 같이 나타나 미추왕릉으로 들어갔다. 이어 능 속에서 진동하며 호소하는 소리가 나는데 “신이 평생 나라를 도와 환난을 구하고 국내를 통일하는 공이 있었고, 지금 혼백이 되어도 나라를 지키는 마음이 변함이 없는데, 지난 혜공왕 6년에 신의 자손이 죄없는 죽음을 당하였으니 이는 군신의공을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은 차라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 다시는 근로하지 않겠으니 임금께서는 허락하소서”하였다. 이에 임금은 대답하되 “공이 나라를 수호하지 않는다면 저 백성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공은 다시 종전과 같이 노력하라”하고 세 번이나 청해도 듣지 않고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고 돌아갔다.

 혜공왕이 놀라 신하를 김유신의 무덤에 보내어 사과하고 공을 위하여 공덕보전 30결을 축선사에 내리며 명복을 빌게 하였으니 이 절은 공을 식복키 위해 세운것이라고 하였다.」

 이 축선사는 흥려승람에 폐사었다고 적고 있는데, 그 터가 하잠리에 있다. 이 절터 부근을 ‘축성들’이라 했으며, 축성들의 거랑에 소가 있으니 ‘탑소(塔沼)라고 했고, 일제강점기 곡옥이 한 되 가량이나 든 석함을 발견하였으나 일본인 울산경찰서장이 빼앗아 갔다고 한다.

 대암댐이 축조되면서 축성사의 팔각형 탑개석을 포함한 유물이 발굴의 손길을 전혀 거치지 못한채 수몰되고 말았다.

□ 널나무골

  마을에서 왼쪽 비탈을 따라 나오면 왼쪽으로 나 있는 비스듬한 골짜기다. 옛날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져 관(棺) 자재로 사용되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금 소나무는 한 그루도 없고, 참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 솔고개[솔곡]

  축성천 다리를 넘어 마을로 들어가는 고개다. 소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예전에는 물레방앗간이 있었고, ‘하계정(荷溪亭)’이라는 정자가 있었다고 한다.

□ 영장등

  마을로 들어가면서 솔고개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진 등성이다. 솔고개를 안골에서 바라보면 시신(屍身)을 염(殮)해 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마을 어른들은 이곳을 바라보고 묘를 쓰면 집안이 망한다고 한다.

□ 모동소

  마을입구 다리 오른쪽 영장등 아래에 있는 소(沼)인데 물고기가 무척 많았다. 특히 태화강의 은어(銀魚)는 이상하게 이곳까지만 올라와 축성천 상류에는 은어가 없다고 한다. 겨울철 미처 내려가지 못한 은어는 얼음 밑에서 서식하며 살이 올라 독특한 풍미를 안겨 줬지만 대암댐이 생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 솔민들

  군도 34호선에서 하잠마을로 들어가면 오른쪽의 들이다. ‘송면(松面)들’이 변하여 ‘솔민들이 되었다. 13.3ha의 논이다.

□ 구석들

  솔민들 이랫쪽을 일컽는다. 면적은 3.3ha이며 송면봇물을 이용해 논농사를 짓는다.

□ 숫돌고개

  둔기리에서 하잠리로 넘어오는 고개 일대에는 양질의 숫돌이 나왔다. 이 숫돌은 언양장과 울산 등지로 팔려 나갔으나 지금은 율리-양산간 도로 개설 등으로 명맥을 끊고 말았다.

□ 사촌(沙村)마을

  동국여지승람 등에 나타나는 ‘저촌원(猪村院)’이 있었다고 할 만큼 삼동면의 중심지다. 면 소재지이자 군도 34호선(청량-삼동-신평), 군도 10호선(사촌-반천), 군도 5호선(사촌-작하)이 있어 교통의 중심통로다.

 마을 앞 하천에 자갈과 모래가 많고 사금(砂金)을 캤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밀개등[청도산]

  사촌마을 서쪽에 길게 누워 있는 등성이다. 모양이 마치 밀개(고무래)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에 나무가 우거지면 마을이 윤택해 진다고 하여 입산을 자제했다.

□ 당수나무

  사촌마을의 당산목은 190년 묵은 소나무가 정자걸에 있었으나 고사하였다. 이에 택일하고 내림대를 잡아 은골에 있던 노송나무를 옮겨 심었는데 60여년 전의 일이다. 신격은 골메기할배이나 동제시 메는 3그릇 올리며, 동답 2두락의 수익으로 정월보름 자시에 동제를 올린다.

□ 보은천(寶隱川)[축성천(鷲⁶⁾城川)]

  취서산(영취산)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삼남을 거쳐 조일천과 만나 왕방-사촌-하잠을 거쳐 대암댐에 유입된다. 본래 이름은 취서산의 취자를 따거나 대암댐에 수몰된 취선사(鷲仙寺)를 거치는 강이라 ‘축성천’이라 했으나 보은리(寶隱里)앞을 흐른다 해서 ‘보은천’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방2급 하천이다.

□ 옥녀봉(玉女峯)

  인동골에서 점골을 거치고 사촌마을에 이르는 등성이다. 이 봉우리의 산촌 뒤쪽을 ‘큰갓’이라 부른다.

□ 큰갓; 뒷산; 초소

  밀개등과 마주보고 있는 북쪽의 산이다. 이 산은 쇠금(金)자 와 같이 생겼으므로 김(金)씨가 살면 발복한다는 말이 있다. 산 위에 산불 감시초소가 있어 지금은 ‘초소’라고 한다.

□ 큰골

  사촌마을에서 언양쪽으로 넘어가는 긴 골짜기다. 왼쪽에는 ‘방목골’ ‘배나무골’ ‘삼밭골’ ‘개구리등’ ‘은골’ ‘중녁골’ ‘밀밭골’ ‘비석골’ ‘관청골’이 있으며, 오른쪽으로 ‘감나무골’ ‘붕무골’ ‘문둥골’ ‘뱀이등’ ‘송장미’등이 있다.

□ 감나무골

 옛 하잠리하면 아무래도 사기그릇과 감을 꼽아야 할 것 같다. 원하잠, 사촌, 왕방 어디를 가도 참감나무가 즐비했는데, 대암댐이 담수하면서 감의 수확이 현격히 줄었다.

  오른쪽 첫골짜기가 감나무골이다. 이곳에도 150년 이상된 감나무가 있었다고 하여 얻어진 땅이름인데, 지금은 이 감나무도 밑둥치만 남기고 있다.

□ 문둥골

  감나무골 다음 오른쪽 작은 골짜기다. 옛날 이곳에 작은 옹달샘이 있었는데, 나병환자가 몸을 씻고 병이 나았으나, 사람들은 문디(나환자)가 몸 씻었다고 메워버렸다.

□ 배락골[배나무골]

  왼쪽 두 번째 골짜기다. 옛날 이 골짜기에 돌배나무가 몇 그루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하는가 하면 으스스한 분위기라 번개(벼락=배락)같이 지나간다고 하여 ‘배락골’이라고도 한다.

□ 은골

  현재 왼쪽 레미콘공장 아래쪽의 남쪽으로 뚫린 골자기로 한때 은(銀)이 생산되었다.

□ 배미등과 개구리등

  현재 PVC자원재생사업체 정문쪽 동산이 ‘배미등’이고 길 건너편이 ‘개구리등’이다. 산의 형상이 뱀이 개구리를 잡으려는 모습이라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 송장미

  개구리등 뒤쪽에 옛날 ‘송장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미’는 ‘뫼’의 울산말이다. 요즘도 날씨가 궂으면 종소리가 들린다고 한다.

□ 큰골못

  큰골 안쪽 KTX선로 서쪽에 있는 못이다. 유효저수량 26.3㎥ 몽리면적 7.8ha이다.

□ 비석골(碑石谷)

  큰골못 왼쪽 골짜기 입구에 있는 무덤에는 옛날 큰 비석이 있었는데, 이곳에 비석이 있으면 사촌마을이 망한다거나, 사촌마을의 처녀들이 바람난다는 말이 전해져 사촌 사람들이 비석을 넘어뜨렸다. 이 비석이 있는 골짜기를 넘어가면 보은리(寶隱里)다.

□ 안 사촌

  큰골못 입구에는 1970년대 말 5세대가 옹기종기 모여 살았으나 화재로 마을이 전소되어 주민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300여 년 전 사촌마을이 처음 형성될 때 이곳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 관청골(官廳谷)

  큰골못안의 서편 골짜기다. 조선시대 사창(社倉)이 있었던 골짜기다. 이 관청은 구휼기관(救恤機關)의 하나였다.

□ 작은골[점골(店谷)]과 작은골못

  사촌마을에서 큰골로 접어들다가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골짜기다. 큰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으므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 안에는 유명한 ‘사촌요지’가 있다. 이 요지로 인해 점골이라고도 한다. 계속 올라가면 ‘작은골못’이 나타나는데 일명 ‘장골못’이라고도 한다. ‘작은골못’이 줄어 된 이름이다.

□ 사촌점골[사촌요지(沙村窯址)]

  언제부터 이 요지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민들에 의하면 광복 후 얼마까지 그릇을 구웠다고 한다. 그러나 빨치산의 준동으로 가마를 덮고 철수한 후 더 이상 불을 지피지 못했다. 6.25가 끝나자 사람들은 이 요지에서 미처 끄집어내지 못한 그릇을 파내어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그 양이 엄청났다고 한다. 주로 `사발 대접 호롱과 같은 생활용기와 향로 등 의례용기가 나왔는데 백자 또는 회청자였다. 예로부터 ‘사촌사기’는 품질에 비해 값이 싸 울산 언양 양산 등지에서 이름이 자자했다.

□ 흑수보(黑藪湺)

  왕방교 윗쪽에 있는데 컴컴하고 구석진 곳에 있다하여 ‘흑수보’라 이름하였다.

□ 섬들

  축성천은 본래 범구들산 앞으로 흐르면서 이 앞에 삼각주를 내었는데, 이 땅은 왕방에 거의 붙어 있었고 몇집이 살고 있었다. 1923년 계해년에 홍수가 나면서 물길이 왕방쪽으로 나자 마을은 사촌에 붙고 말았다. 지금도 인가의 흔적이 남아있다.

□ 삼동초등학교

  1927년 삼동공립보통학교로 인가 받아 개교하였다. 축성천과 어우러져 풍광이 빼어났으며, 학교 어디에도 낙서없는 학교로 이름났었다. 광복 이후 전교생 430명이 넘었으나 출산율 하락과 이농으로 현재 115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산골학교가 되었다.

□ 하잠다리

  대암댐이 완공되면서 40여 가구는 이주했으나 높은곳에 거주하던 20여 가구가 남게되었다. 이들은 집입로가 물에 잠겨 건설국에서 만들어 준 구석산 기슭의 2㎞나 되는 산길을 돌아 다녔다. 그러나 먼길은 고사하고 경사가 심하고 아래쪽의 시퍼런 물이 무서워 배를 타고 건너 다녔다. 주민들은 다리를 놓기로 하고 동답을 팔고 공사비를 가구당 거출하여 70m의 잠수교를 만들었으나 홍수로 인해 붕괴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1980년 출향인사들과 군청의 지원을 받아 오늘의 교량을 완공하였다.

□ 왕방(旺芳)마을

  약 300년 전 송면(松面)에 살던 밀양박씨(密陽朴氏)와 초계변씨(草溪卞氏)가 입향하였다고 전해지는 이 마을은 본래 왕방(旺方)이었다. 훗날 영산신씨(靈山辛氏)가 들어오면서 이들이 사는 땅이름에 초두(艹)가 붙어야 흥하다며 모방(方)위에 초두를 붙여 향기방(芳)으로 표기했다고 한다.

□ 당수나무

  왕방마을의 수호신은 골매기할배다. 이 신격은 마을 뒤 당산목인데 200년이 넘는 포구나무다. 동답 3두락의 수익으로 매년 삼월삼짇날 동제를 지냈으나 1975년부터 정월대보름에 동제를 올린다.

□ 동녁골

  왕방마을에서 출강리로 넘어가는 고개와 그 아래로 이어진 골짜기를 이른다. 여기에는 승려(僧侶)들이 살았다고 하여 승당골(僧堂谷)이라고도 하며, 또 동려골(東麗谷)로도 적지만 설득력이 적다.

□ 중고개(僧峴)

  왕방마을 뒤쪽에서 출강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조선조 때 통도사의 승려들이 문수암이나 청송사로 가려고 마을 앞을 지나자 숭유배불정책을 쫓던 사람들이 마을을 통과하지 못하게 막았으므로 부득이 또 다른 고갯길을 내었다.

□ 봉답(奉畓)

  왕방마을 앞의 들로 천수답이었으나, 위쪽에 못을 막아 옥답으로 변했다. 하늘만 바라보고 농사짓는 봉천답(奉天畓)이 줄어 ‘봉답’이 되었다.

□ 부디방골

  왕방마을에서 동남쪽 가까이 있는 좁은 골짜기다.

□ 못골(池谷)

  왕방마을에서 출강리로 넘어가다 오른쪽에 있는 골짜기다. 옛날에는 조그만 못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은 큰 못이 되었고, 이 물은 왕방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이용되고 있다.

□ 속등과 두리둥골, 피골

  못골 더 안쪽 깊은 골짜기에서 오른쪽이 두릅나무와 산초나무가 우거진 ‘두리둥골’이고, 왼쪽은 천수답이 있는데, 가뭄에는 피만 무성하여 ‘피골’이라 한다. 그 가운데 솟은 등성이가 ‘속등’이다.

□ 대구산골(大口山谷)[대곡산골(大谷山谷)]

  왕방에서 출간으로 넘어가는 고개 오른쪽의 깊은 골짜기다. 들어가면 큰 아가리같은 분지가 있어 ‘대구산골’이라 하는가 하면 큰 골짜기가 있어 ‘대곡산골’이라고도 한다. 풀아 많아 소먹이는 장소로 장년층의 기억을 끄집어  낸다.

□ 심방골(尋訪谷)[승당골(僧堂谷)]

  마을의 동북편에 있는 골짜기로 150여년전 조그만 암자가 있었는데 빈대가 많아 소실시켰다고 한다. 이 절의 승려가 가정을 방문하여(尋訪) 구복(求福)한다하여 ‘심방골’이라 부르는가 하면, 암자가 있었다고 ‘승당골’이라 한다.

□ 범구들산

  마을 앞 보은천 건너 가파른 바위산으로 사촌마을의 밀개등 남쪽사면이다. 이산 중턱에 범굴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악산이라 한발 오르면 두발 미끄러지지만 청년들은 호기롭게 이 굴을 구경한 것을 자랑삼았다.

□ 질구지(狗地)

  왕방마을 뒷산으로 개가 꾸중을 듣고 겁에 질려 쭈그리고 앉은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인 이름인가 하면, 앞쪽 범구들산의 범이 포효하고 있어 개가 겁에 질려 앉아있다고도 풀이한다.

 이 앞의 논들이 비만 오면 진흙탕이라 질다+땅(地)으로 보기도 한다.

□ 정광(正廣)들과 정광보

  왕방마을 앞의 넓은 들판으로 기름진 옥토다. 유역면적 8ha이며 보은천에  보를 앉혔으니 ‘정광보’다. 정광들에 물을 댄다.

□ 왕방교(旺芳橋)

  사촌에서 축성천을 건너오려면 징검다리를 이용하였으나 비만오면 신발을 벗고 다녀야 했다. 1975년 새마을사업으로 철근3톤과 시멘트 500포를 지원받아 주민들이 자력으로 길이 50m의 다리를 건설하였다. 그러나 1985년 자재를 실은 15톤 트럭이 지나가자 하중을 이기지 못한 다리가 붕괴되어 오랫동안 불편을 겪어왔는데, 1995년 군도가 개설되면서 복구되어 오늘에 이른다.

※구술

  ○ 하잠마을 : 박동욱(68세) 외 1명

  ○ 사촌마을 : 신무삼(68세) 외 2명

  ○ 왕방마을 : 신수열(80세)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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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蔚山地名史. 李有壽. 1986. 울산문화원. p.653

2) 三同面誌. 삼동면지편찬위원회. 2002. p.321

3) 磁器所一陶器所一皆在縣南大吐里下品(世宗實錄地理志 彦陽縣)陶器所磁器所在縣內瓮谷里及縣南大吐里陶器品下磁器品下(慶尙道續撰地理誌 彦陽縣)

4) 院字大吐里猪村院(慶尙道續撰地理誌 彦陽縣)

   驛院猪村院在縣南二十四里(東國輿地勝覽 彦陽縣)

5) 주로 아이의 건강이나 집안의 액운을 물리쳐주길 기도하는데 이를 ‘용왕 먹인다’고 하였다.

6) 수리취(鷲)자이나 이 지방에서는 ‘축’으로 읽는다. 이 축은 다시 소축(丑)자와 혼재해 사용하기도 한다

[이지은]

나도 많이도 다녔다마는 그냥 옛말로 사촌 미며 섬들 이야기많이들어도 이렇게 꼼꼼히 정리 해서 올려놓았네요 ,,좋은 곳을 일일이 사진까지도 공부잘하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