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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이문웅(Pianist) 독일유학기 스크랩 독일어 능력시험 Test DaF
세레나데 추천 1 조회 1,063 12.08.30 13:1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최근 부쩍 해야할 일이 많아져서,,

다시 말하자면 지난 세월 게을리보냈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미친듯 몰려와 벌을 받는 사태에 이르러,

한 달 가까이 평일 네다섯 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그 배후에는 독일 유학 근 10년 만에 비로소 봐야했던 독일어 능력 시험과, 어떤 일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악기,

(실은, 방학동안 실컷 놀다 손에 불나도록 부리나케 급연습)

그리고 준비한 기간만 5년인 아직도 미해결 X파일로 남아있는 논문..이 있다고 한 관계자가 밝히고 있다네요.ㅎㅎ

 

암튼. 

새로 <독일음대가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앞으로 여건이 되는대로 제 경험을 토대로  독일유학생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엊그제 보나토 연주회를 마치고 나서 몸에 긴장이 스륵 풀리는 순간 몸살님이 강림하시와-못말리는저질체력-

이번 주말은 집에서 그냥 퍼질러 쉬기로 마음을 먹고,

이번 기회에 누가와서 먹는지 모를 깊은 산 속 옹달샘 제 블로그 업뎃에 주력해보기로 결심.

 그 첫 단계로 독일유학에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관문, <독일어 능력시험>을 다루기로 합니다.

 

독일 유학을 한 지 9년이 넘어가지만, 이제까지 어찌된 일인지 저는 이렇다 할 독일어 시험을 치른 적이 없었답니다

보통 독일 음대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중급 이상의 독일어 능력을 요구하는데,

어쩌다보니 저는 별 문제 없이 하노버 음대를 입학.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시험만 치르지 않았을 뿐이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아,라고 자체 우김질 하면서요,,

(사실 이런 케이스, 정말 흔치 않답니다.

노홍철을 뛰어넘는 럭키가이가 아니라면 독일음대입학에 독일어 시험 패스는 완전필수과정이니 오해없으시길 바래요,,)

 

그러다 아욱스부르크에서 새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드디어 올 것이 왔네요. <독일어>능력 검증서(?)

바야흐로 독일어 중급 이상을 수료했다는 서류가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선택한 것이 Test DaF 시험이었습니다

테스트 다프(Test Deutsch als Fremdsprache) - 외국인을 위한 독일어 능력 검증 시험 이라고 할까요

 음대 뿐만이 아니라 독일 대학에서는 독일어 능력 검증에서 두 가지 시험을 인정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테스트 다프,

그리고 다른 하나는

DSH(Deutschpruefung fuer den Hochschulzugang)라고 알려진 <대학입학을 위한 독일어 능력시험>입니다. 

 

두 시험은 언제든지 원하는 때에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니라 일 년에 몇 번, 각 도시마다 스케쥴이 정해져있어서

사전에 미리 시험 일정과 본인의 일정을 잘 조절해서 신청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 테스트다프를 준비하게 되었어요

유럽에서는 언어 습득 단계를 기초단계인 A1, A2,  중급인 B1, B2, 그리고 고급 단계 C1, C2로 나누고 있습니다

테스트다프 시험은 이 중 B2에서 C1의 수준을 다룹니다

이것은 구체적이거나 추상적인 텍스트의 테마를 이해하고,

자신의 분야에 관한 대화에서 즉흥적이고 거침없이 모국어 사용자들과 의견교환이 가능하며

큰 어려움 없이 적절한 단어를 찾아내어 사용할 수 있고,

텍스트를 매끄럽게 구성할 줄 알고 문장 연결이 자연스러운 단계이지요. 에휴-

 

세상에 공짜는 없다, 테스트 다프의 응시료가 만만치 않았어요. 무려 175유로나 하네요.

1유로에 1500원으로 환산했을 때, 음. 귀찮으니 나중에 계산해보세요ㅎㅎㅎ

   

대신 아욱스부르크 단과대학(?)의 지원으로 2주일간의 무료 시험대비수업을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내년부터는 유료로 바뀐다고하니 참고하세욤)

저같은 잠순이가. 날마다 오전 9시 수업을 위해 7시에 일어나야하는, 하늘에 금이 쭉 가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야행성 동물이라 보통 새벽 두 세시까지 눈이 반짝이는데, 따라서 저의 수면시간이 턱없이 짧아지는 비극 아닌 비극이었어요

 

시험은 독해, 듣기, 쓰기, 말하기의 전형적인 네 단계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다음 사진은 이 시험을 거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권씩 달달 공부해야하는 교과서.

테스트다프 연습문제집.

   

    

 

예전에 테스트다프 수준은 어떨까 궁금해서 심심풀이로 사두었던 이 책을,

 심혈을 기울여 공부해야하는 사태가 제 인생에 일어날 줄은 이제껏 미처 생각치 못했었더랍니다

 

여기에 더해 독일어를 공부하는 이라면 또 누구나 한 권씩 집에 두고 있을 그 유명한 <노란책>.

책 공식적인 제목이 정말 <노란책>이에요 ㅎㅎㅎ

독일어 문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 눈에 쏙 들어오게 만든 문법연습 책인데요

테스트다프 연습문제 풀기에도 벅차 사다만 놓고, 제대로 공부하진 못했네요

책값도 비싼데ㅠ_ㅠ 연습문제 해답지까지 또 따로 구매해야되거든요  

 

 

다음은 독해 예상 문제.

독해는 1시간 동안 3문제가 주어집니다.

텍스트를 읽고 문제에 맞는 지문을 연결하는 첫번째 문제, 다음 사진이지요.

 

 

 

견본 답안지입니다 독해 문제는 모두 객관식이에요 모르는 문제가 나와도 꼭 하나 찍으라고 선생님께서 강조하셨습니다ㅎㅎ

모의시험에서 총 30문제 중 28개를 맞췄어요 독해만 놓고 보면 법학을 공부해도 되겠어요 하하

시험 준비하는 동안 이런 모의 문제를 10개 정도는 풀어봤던 것 같네요

 

테스트 다프 시험 결과는 세 수준으로 나뉘어집니다

TDN(TestDaF-Niveaustufe) 3 ,

TDN 4

TDN 5

대부분의 학과에서는 TDN 4 이상의 수준을 요구하구요

아욱스부르크 음대에서는 B2 이상을 명시하고 있으니, 사실 TDN 3 의 수준이라도 입학자격이 주어집니다.

독문학이나 법학 등의 학과는 TDN 5 이상이 요구됩니다.     

 

쓰기 문제에서는 주어진 테마에 대해 서론 본론 결론, 그리고 자신의 모국의 예를 명시해서 한 시간 안에 서술해야합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대학졸업 후에 하는 실습(견습)에 대해 찬반 의견을 피력하는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정규직 대신 굉장히 적은 급여나 무보수로 인턴쉽을 연수하는 독일인 비율의 그래프를 설명하고

이에 관한 장점과 단점을 서술하고, 본인의 의견을 나타낸 후 각자의 출신 나라에서의 상황을 비교하며 결론을 내립니다.

 고급인력을 무보수 인턴쉽으로 이용하는 것은 대기업의 폐해라고 주장하며 어찌어찌 썼는데,

시간에 쫓기며 한 번 검토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제출해버렸어요

 

 

시험 준비하면서 날마다 지구환경변화, 학업과 아르바이트의 병행, 대학교육과 직업활동의 상관관계 등

다양한 테마 작문을 부지런히 연습했답니다 나름..

학교 시험도 저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제 글씨는 저렇게 개발새발이에요 아하하. 한글도 삐뚤삐뚤인데요 모,

 

    듣기평가도 쉽지만은 않았었어요

전체 세 문제 중 두 문제가 주관식이라 여차하면 찍기가 불가능하거든요

잘 듣고, 바로바로 요점을 콕 찝어 답을 적어내야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문제는 반복듣기가 없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한 번 더 청취가 가능합니다만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서 무슨 말씀이신지 도통.

이번 시험에서는 마지막 문제로, 중요한 일을 미루는 습관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 출제되었습니다.

저한테 아주 유용한 정보였어요 오호라.

전문용어로 뭐라고 한다고 설명했는데, 당연히 못 알아들었,,   

그래도 자주 연습하는만큼 늘더라구요.

듣기 문제도 어느정도 잘 풀었다고 생각되는데..

 

문제는 <말하기>! .

유학 십년 동안 말 못한다는 소리는 못 듣고 살았었는데 이게 왠걸.

(친구들이 넌 한국말 할 때 보다 "차라리,," 독어 할 때 더 똑똑해보인다라고들;;)

테스트다프 시험에서 대부분 응시생들의 가장 취약점이 바로 <말하기>부분이라던데, 제게 정말 큰 난관이었습니다

시험에는 총 일곱 문제가 출제됩니다.

각 상황별로 30초에서 2분 정도 주어진 시간안에 알맞는 질문을 하고, 장점과 단점을 예시하고, 나의 의견을 밝히고, 

적절한 조언을 해야하는 것이 채점 포인트입니다.    

 

시험 응시자에게는 소형 레코더-옛날 워크맨을 떠올리시면 돼요-가 지급되고, 중앙에서 문제가 방송되면 삐-소리에 맞춰 빈 허공에 말을 던지시면 됩니다 뻘춤할 것 같지만, 어쩌면 전화기에 대고 말하는 것과 그리 큰 차이가 없을 수도..

 테마가 다양하기에 순발력과 상상력이 총동원되는 고난이도 문제입니다

 

첫번째 문제는, 온라인 독일어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인데 30초 안에 세 가지 이상의 직,간접적 질문을 해야하는 과제였어요

저는.. 삐-소리에 당황에서

//핑계같지만 전 자동응답기도 무서워하는 사람이거든요,

아,,네..안녕하세요? 제이름은,,,그러니까 독일어 수업,,아, 온라인. 독일어 수업을 신청하려고 하는데요,

그게 몇가지 질문 좀 드릴께요. 온라인 수업에서는.. 관리 선생님이..

더듬더듬 하다보니 다시 삐이이- 하며 다음 문제로 넘어가더라구요ㅠ_ㅠ

 

 

위 사진은 예상 문제 그래프 분석. 저렇게 집에서 그동안 열심히 연습했던 것들은 어디로 가고.

엉엉엉

그래프 분석 문제로는 독일인들이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만확률이 높아지는 원인과 문제점을 추정해보는 문제가 나왔습니다.

왜? 왜일까??

3분의 준비시간동안 머릿속은 하얗게 텅 비어서,,

결국 한다는 소리는

음.. 어려운 문제이죠. 제 생각에는 아마,,,(침묵).. 나이가 들수록 운동량이 적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침묵),,

당연히 이런 상황은 문제점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비만은 건강에 치명적이고,,

 사회적으로는,,음.. 건강보험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무슨 말을 하는지 제 자신도 모르는 채 힘든 2분을 넘겼습니다,, 쳇. 이문제는 왜케 시간이 긴 것이지-_- 무식이 죄구나아아

 

이런식으로 장장 다섯 시간에 걸친 시험을 보고나니 결과는 둘째 치고 야호.일단 속이 후련했습니다

설마 <Test DaF 수준 이하입니다>라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요??

답안지는 중앙 테스트 다프 센터로 보내져 채점됩니다

이 과정에서 결과가 우편으로 발송되기까지 6주나 걸린다네요

 

테스트 다프에서는 주로 대학교, 학업, 직업 등 학교생활에 관련된 테마가 다루어집니다

독일어 시험을 준비하면서 독일 대학 시스템도 미리 알아볼 수 있고,

사회 이슈, 대학가 분위기도 엿볼 수 있어서 여러모로 유익한 시험공부였답니다

학업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단어들 중심으로 다루어지기도 하고요.

저는 이미 맨땅에 몸으로 부딪히며 공부를 시작했던 터라

처음부터 이렇게 체계적으로 공부를 했었다라면 더 쉽고 효과적이게 독일 대학에 적응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안타깝기도 했어요

대다수의 음대가 테스트다프 수준까지는 요구하지 않지만, 한번쯤 준비해보는 것도 스스로의 발전에 도움이 될 듯.

 

일단 흥미진진한 테스트 결과는 뒤로하고. 저의 늦은 독일어능력시험 경험수기였습니다.

굳 럭 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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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1.11 12:17

    첫댓글 피를 말리며 하던 소나기 공부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죠..
    오래된 글이기는 하지만 지난날 마치 흑백 사진처럼 추억으로 남아있는
    제 옛기억이 떠올라 혼자 웃어봅니다 ..
    어쨌든 주~~~욱 화이팅 하세요 ...

  • 16.03.20 18:24

    큰 도움이 되는 애기네요.
    독일음대 뿐 아니라 독일 유학을 꿈꾸는 이들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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