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요를 찾아서 16]
꽃가지에 내리는
작시·이태선 작곡·장수철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 보세요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냇가에서 종종종 우는 새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 보세요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
들어가는 글
예년과는 달리 3월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도 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이 차가운 날씨가 계속되다가 갑자기 기온이 확 올라가며 봄의 전령을 이곳저곳에서 만나는 시기이다.
반갑지도 않은 산불이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나 많은 피해가 있는 가운데 하루빨리 봄비가 내려 산불이 진화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한다.
봄에 내리는 비는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을 촉촉하게 적셔줌으로 새생명의 발아를 촉구하게 하기도 한다.
지난 밤부터 기다리던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산불을 끄기에는 부족할지, 아니면 충분하게 끌 수 있을만큼 올지는 모르나 반가운 봄비이기도 하다.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을 향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본디.
어린 시절 교회의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보세요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어린 시절 교회에서는 모조전지에 가사를 크게 적어 한 장 넘기면서 주일학교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따라불렀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그때 함께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부르면서 지내던 친구들이 지금 모두 어디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러나 모두의 심령에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줄기로 인해 소생하는 은혜의 빗줄기로 살아가고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봄철마다 산과 들에 꽃이 그득하다.
바람결이 한결 부드럽고 햇살 높아지는 날이면 밤새 창밖 가득 피어난 하얀 꽃송이들이 유리창 가득 휘황하다.
아파트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목련꽃과 이제 막 만개하기 시작하는 벚꽃은 서재에 가득 채울 그만치 자라있다.
‘벗이여 여기 새로 핀 크낙한 꽃 그늘 아래 쉬어서 가자’는 어느 시인의 시를 읊어보면서 한결 마음이 착해지는 고운 노래를 떠올리기도 한다.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보세요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하던 어릴 적 찬송.
“냇가에서 종종종 우는 새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보세요.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하던 2절까지 가만히 불러본다.
봄비가 내리고 꽃이 피는 계절의 순환에 경이로움을 표현한다.
꽃을 보며 꽃처럼 고와지는 어릴 적의 순수한 마음.
냇가에서 흐르는 맑은 물 속의 작은 돌맹이를 바라보는 맑은 마음.
그렇게 추억의 한 페이지는 쓰여지나 보다.
https://youtu.be/tyUM6ooNxrA
작사자·이태선(李泰善, 1914~2002
이태선(李泰善)은 1914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45년 감리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황해도 벽성군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해방 뒤 월남, 충청도와 경기도를 중심으로 목회활동을 했다.
이천 양정여자중학교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아동문학가로 활동하며 주옥같은 작품들을 다수 남겼다.
이 목사는 72년 수원제일감리교회를 개척해 감리교단의 중견교회로 성장시키고 87년 43년간의 목회를 마치고 정년은퇴했다.
은퇴 후에도 창작과 저술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세상을 떠나기 3년 전부터는 더이상의 창작이 힘든 상황이었으나 끝까지 펜을 놓지 못하고 성경을 직접 손으로 옮겨써 이를 유품으로 남겼다.
작곡자·장수철 (張壽哲, 1916~1993)
만수보통학교를 거쳐 평양공립상업학교를 졸업하였다.
1932년 상업학교 재학 중 <어린이> 잡지에 동요가 입선되었다.
이듬해 <조선중앙일보>에 시가 당선되었으며, 1934년 프린트판 처녀시집 <전망도(展望圖)>를 펴냈다.
1935년 <시건설(詩建設)> 동인이 되어 조선일보, 시인시대(詩人時代) 등에 작품을 기고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였다.
1951년 제주 피란 중 제주신보 편집부장으로 입사하였다.
이때 잡지 <소년세계>에 동시를 발표하는 한편 제주방송국에서 동시 낭송 등 방송으로 아동문학 활동을 본격화하였다.
한국 아동문학회 창립회원(후에 부회장 역임), 서울중앙방송국 문예계 작가실 전속작가(1955), 한국시인협회 창립위원(1957), 한국방송작가협회 창립회원(1960), 방송가요그룹 창립회원(1963) 등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으로 아동극·동화·동요·동시·방송소설·수필·일반소설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정력적으로 창작 활동을 하였다.
이후 한국문인협회 이사 및 아동문학분과 회장(1968), 한국문인협회 과천지부장(1991) 등을 역임하였다.
이렇게 시인과 아동문학으로 활동한 그가 이 곡을 작곡한 배경에 대하여는 알려진 바가 없다.
리뷰 1.
유년의 뜰, 꽃주일
강승철 / 예수시대 동인
5월이 다가오면 가끔 어린 시절의 꽃주일을 생각한다.
어린이주일이라고 불리면서 유년시절의 꽃주일을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봄빛의 살가움이 온누리 가득해지면 어렴풋이 그때 배웠던 노래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내가 꽃주일을 추억하는 이유는 장난감 공장을 하던 임상권집사님, 이기화집사님, 과자공장을 하던 소문희집사님 집에서 제공해주시던 소박한 장난감이나 한 봉다리의 사탕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 겨우내 잊어버렸던 나뭇잎의 노래와 새 소리가 교회 마당을 채우면, 주일학교의 아이들 가슴엔 꽃주일날 받을 소박한 선물들이 복사꽃으로 피기도 하고 살구꽃으로 피어났다.
“오늘은 꽃주일이니 예쁘게 입어야지.”
우리에게 있어 꽃주일은 또한 깨끗한 새옷을 입고 주일학교에 가는 그림으로 간직되었다. 사내아이들은 멋있게 여자아이들은 예쁘게 단장을 했다. 새삼스럽게 그때의 그림을 끄집어내어 들여다봄은, 이 아름다운 봄날, 햇살에 담긴 유년시절의 친구들 깔깔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날마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이들, 싱그러운 5월처럼 속살거리는 재롱들을 빙그레 들어주시던 소문희집사님. 늘 “감~사합니다”라고 겸손한 목소리에 아이들의 등을 쓰다듬어주시던 그 따뜻한 손길, 그 사랑을 주머니에 담을 수만 있다면 보고 싶을 때마다 펼쳐볼 수 있으련만.
이 봄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늘나라에 계신 소문희집사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
울긋불긋 꽃들이 어우러져 꽃주일이라 해도 좋을 것이고, 커가는 아이들이 고와서 그렇게 불리었다 해도 좋을 것이니, 올해는 그 옛날 꽃주일에 배웠던 노래도 함께 부르고 싶다.
*오늘은 꽃주일
오늘은 꽃주일 우리들의 날이란다
빨강 꽃도 피고 노란 꽃도 피고
이 하늘 이 땅에 꽃이 가득 하구나
오늘은 꽃주일 우리들의 날이란다
우리는 꽃이다 하나님의 꽃이란다
이 강산 이 땅에 꽃이 가득 하구나
*꽃가지에 내리는
꽃가지에 내리는 가는 빗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 보세요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너희들도 이 꽃처럼 맘이 고와라
냇가에서 종종종 우는 새소리
가만히 기울이고 들어 보세요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
너희들도 이 물처럼 맘이 맑아라”
참고로 어린이 주일로 불리는 ‘꽃주일’은 특별히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예배 하는 주일이다. 처음에는 6월의 첫째 주일이었으나, 1868년 미국 감리교 연합회에서 처음으로 6월의 둘째 주일로 정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도 ‘꽃주일’을 6월 둘째 주일로 지켰다. 그러다가 사회의 영향으로 5월 첫 주일로 바뀌었다. 우리 교회의 창립날짜도 바로 꽃주일인 6월 둘째주일이었다. 예전에는 꽃주일이라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사회에서 하는 대로 여기다가 어린이가 붙어서 그냥 ‘어린이 주일’로 부르고 있다
https://youtu.be/m1PcdV_YYBw
첫댓글 장의원: 이 노래는 주일학교 때 참 많이 불렀네요. 그 때는 가사만 적어 있는 괘도를 보며 열심히 부르던 기억이 나네요.(미소)
박윤: 반갑고 기쁜~~~😄😌😆
어릴때 주일학교에서 더 많이 부르던 예쁜노래였네요^^
강승철: 그때 그 시절 괘도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