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and philosophy
사람은 누구나 정치와 철학을 벗어나 살 수 없는 것 같다. 철학이 삶의 근본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면 정치는 현재 우리가 어떻게 해야 더 잘 살 수 있는지 조율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전에 정치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못했다. 그러나 철학은 자연스럽게 나의 친구가 되었다. 왜 살아야 하는가? 삶의 목적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 자연스럽게 자문할 수 밖에 없었다. 니이체나, 하이데거, 스피노자, 샤르트르, 루소 등 여러 서양 사상가들을 많이 알았다. 약 2,500년 사람들인, 거의 고대인이라고도 볼 수 있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참으로 이 부분에 거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정답은 없었다, 그저 스스로 삶이 무엇인지 찾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한다. 그 어떤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가치관을 갖는 것이다. 생명은 무엇이며 죽음은 또 무엇인지 분명히 인지하고 그것에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것이 철학을 아는 자의 삶일 것이다.
고대의 중국 사람들도 철학과 사유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사람들일 것이다. 조선의 양반들도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최근에 유교의 기반이 된 성리학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성리학이라고 할 때 성性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최근에 어떤 글을 통해 性의 다른 뜻을 알게 되었다. 성의 또 다른 의미는 천명이라는 것이다. 물리학, 심리학 처럼 성리학이란 하늘의 뜻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를 연구하는 것임을 알게 될 때 우리 민족이 그토록 유교의 핵심인 성리학에 집요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민족은 다분히 매우 철학적이면서 종교적인 민족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너무 근본적인 면에 치우쳐 현실의 다양한 삶을 조율하지 못한 점이 분명히 있고 또 삶의 근본인 하늘에 대해 너무 추상적으로 접근했으면 그 좋은 생각을 자신들에게만 적용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물론 그런 면이 있어 조선의 몇 몇 젊은이들이 스스로 서학을 하게 되었고 기독교가 이 땅에 더 빨리 받아들여진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은 매우 종교적인 나라다.
많은 시간이 흘러 우리는 종교와 철학을 넘어 정치를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근본보다는 현실에서 우리는 진리를 찾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다행하게도 우리는 다원화가 거의 보편화된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번영이 최고도로 보장되는 그런 시대 말이다. 과거 왕정 시대나 근세의 독재시대에는 감히 상상도 못했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도 인간은 무한 욕망의 존재로 현재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로 만족할 수 없다. 특히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나라가 가장 살기좋은 나라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현재의 정치에 불만이 생긴다. 나는 보수니 진보니 하는 용어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conservative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꾸 progressive가 되어갔다. 이제는 보수들의 하는 생각들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화가 난다. 도대체 왜 자기들끼리만 잘먹고 잘살려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 왜 이 세상을 무한 경쟁 약육강식의 세계로 만들려고 할까, 자꾸 불만이 생긴다. 약자들과 소수자들을 배려하며 함께 사는 것이 바른 삶일텐데 자꾸만 부강한 나라를 위해 소수자와 하층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는 정책을 세우려 한다는 생각에 분노를 느끼게 된다. 경쟁 또 경쟁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불편하다. 아기를 두 명이상 낳는 정책을 고심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주 52시간도 모자라 주 69시간을 강요하는 나라로 간단다. 언제 사랑을 하고 언제 아기를 낳아 기를 수 있을까? 내가 progressive된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나는 어느덧 정치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
이상을 탐구하는 철학보다도 현실을 반영하는 정치에 더 신경이 쓰인다. How about you? Are you philosophical or political? 우리도 북유럽 국가들처럼 행복하고 잘사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나라를 우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었으면 좋겠다. Abba의 Our last summer의 첫 두 구절이 생각이 난다.
The summer air was soft and warm
The feeling right, the Paris night did it's best to please us
And strolling down the Elysee
We had a drink in each cafe, and you
You talked of politics, philosophy
And I smiled like Mona Lisa
We had our chance
It was a fine and true romance
철학과 정치는 인간의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