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아플 때 몸의 다른 중요한 부분이 아픈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분이 많다. 발바닥의 각 부분을 신체의 폐, 심장, 간, 신장 등과 연관시켜서 어느 부분을 자극하면 어느 부분에 좋고, 어느 장기가 나쁘면 발바닥의 어느 부분이 아프다는 속설 때문에 발바닥이 아프면 큰 병이 아닌가 걱정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발바닥과 장기와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학설은 동양에도 있고 서양에도 있는데 서양에서는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을 ‘반사학’이라고 한다. 이렇게 동서양에 이런 비슷한 생각들을 한 것을 보면 무언가 현대의 과학적인 의학으로는 알 수 없는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누구도 과학적인 근거를 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길가에 발마사지 업소가 많이 눈에 띄고, 패키지 외국 여행에도 중요한 옵션 투어의 한가지가 발마사지이다. 발마사지를 하면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발마사지를 하기도 하지만, 그냥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하는 분이 더 많을 것이다.
발바닥은 인체 중에서 아주 감각이 예민한 부분이라서 신발 안에 조그만 모래가 들어있어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래야지 뜨거운 곳이나 날카로운 물체에 닿으면 피하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곳을 걸어갈 때 넘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
동물들은 네발로 체중을 지탱하고 다니는데, 사람은 두 발로 온 몸을 지탱하고 다니기 때문에 발바닥에 힘이 무리하게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동물이 긴 진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외계에 잘 적응하게 되어 가는데 아직은 인간의 두 발이 체중을 지탱할 만큼 진화가 덜되어서 발바닥이 아픈 사람이 많을 것이다.
발바닥이 아프면 중요한 장기가 이상이 있다는 근거가 없더라도, 발바닥이 아프면 활동에 영향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맨발로 생활하던 원시인들에게 발바닥 통증이 지금처럼 흔한 현상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맨발로 생활할 수도 없고 편안한 신발을 신고 활동하는 것이 발바닥 통증에는 가장 좋다.
편안한 신발을 고르는 요령이 여러가지지만 우선 신고 걸어봐서 편안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신발 살 때 좀 어딘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신다보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신발을 사서 신으면 얼마 안 가서 잘 안 신게 된다.
반드시 정장을 해야 할 경우가 아니라면 쿠션이 있고 발의 크기에 적당한 운동화나 컴퍼트슈를 신는 것이 가장 좋다. 발이 조이고 발바닥이 아프면 서 있고 걸어 다니는 것이 싫기 때문에 전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서 있는 것이 피곤하고 발바닥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 얼굴 표정도 찌그러지고 머리속까지 지끈거리기도 한다.
발바닥이 아파서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발바닥 중에서도 뒤꿈치 쪽이 아픈 것은 대개 ‘족저근막염’이라는 병인데 발바닥에 있는 팽팽한 근막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 병도 거의 대부분은 스트레칭이라든가, 뒤꿈치에 쿠션을 댄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90 퍼센트 이상이 치료 효과를 본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이다.
발바닥 앞부분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발바닥 중에서도 앞부분에만 압력이 높은 경우가 많다. 발가락이 휘어지거나 굽어진 것이 원인이 되어서 발바닥 앞부분의 압력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고 발의 구조가 압력이 높게 생긴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발바닥 모양에 맞추어서 깔창을 만들어 신으면 훨씬 편안하다.
(글: 정형외과 족부클리닉 이우천 교수)
<제공: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