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11차(과치재 → 연산 → 만덕산 → 입석리재)
2006년 1월 2일 (월요일) 맑음
▶ 개요
1월 2일(월요일)
-. 05:00 기상
-. 06:05 광주 출발
-. 07:00 과치재 도착
-. 07:15 과치재 출발
-. 08:41 연산(505.4m)
-. 09:09 방아재
-. 09:41 임도
-. 10:20 만덕산(575,1m)
-. 11:18 돌담 봉우리
-. 11:55 호남정맥 중간 지점(중식)
-. 12:35 중식 후 출발
-. 12:42 임도
-. 12:55 수양산(591m) 갈림길(손목고도 520봉)
-. 13:35 입석리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9.1km)
-. 14:05 입석리재 출발
-. 14:40 곡성군 옥과면 도착
-. 15:25 옥과 출발
-. 18:55 울산 삼산 도착
▶현재까지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 170.9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1월 2일(월요일)
-. 05:00 기상
-. 06:05 광주 출발
-. 07:00 과치재 도착
조금 전 잠들었나 싶었는데 회장님이 흔들어 깨워서 눈을 뜬다(05:00). 매점에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해 두고 샤워를 하는데 오늘은 철수가 시어미가 되어 행동이 뜨다고 야단이다. 아침이 마련 될 동안 난 또 사고를 친다. 젖은 신발이 영 마음에 걸려 잽싸게 어제저녁 그 자리에 신발을 올려두고는 출발 때까지라도 말려 보려고 했다. 떡국을 다 먹기도 전에 난데없이 관리아저씨가 또 나타나서는 호통을 친다. 깜짝 놀라서 바라보니 손에는 내 신발이 덜려있다. 손님 중에서 고무 타는 냄새가 난다며 관리실로 연락을 했단다. 난 고개를 푹 숙이고 넋을 잃고 그저 밥그릇만 내려다보고 있는데 회장님이 통사정을 하여 겨우 화를 가라앉히게 한다. 사정이 그러하였다면 자기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서 보일러실에서 말렸다면 얼마나 좋았냐며 질책을 한다. 아무튼 그러는 사이 신발의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다시 한번 사과를 하고 찜질방을 나서니 밖은 아직도 캄캄하다. 편의점에 들러서 간식과 라면을 준비하고는 광주 톨게이트로 입장하여 호남고속도로를 달려서 옥과 나들목을 내려서 과치재에 당도하니 뿌옇게 새벽이 열리고 있다(07:00). 신춘 주유서 왼쪽과 고속도로 사이의 공터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장비를 갖춘다.
-. 07:15 과치재 출발
(과치재의 호남고속도로 절개지 : 12주차에서 돌아오며)
-. 08:41 연산(505.4m)
공터 옆 대나무 울타리를 헤치고 고속도로로 접근하니 지름 1.5미터 정도의 배수로가 고속도로를 가로 지르고 있다. 다행히 배수가 말라 있어 배낭을 앞으로 메고 준비를 하자 롱다리 그룹인 삼래, 철수는 고속도로 위로 횡단을 하겠다며 올라가고 숏다리 그룹인 회장님, 태영이와 나는 반 기다시피하면서 엉거주춤 자세로 낑낑되며 2번을 쉬면서야 겨우 통과를 하고나니 존경스러운 롱다리 그룹은 출구에서 웃으며 놀리고 섰다. “이 짓거리 하면서 정맥을 꼭 해야 되는 교”곡성휴게소 5km전방임을 알리는 이정표 아래다.
절개지 배수로를 따라 오르다 무덤 옆을 통해서 왼쪽으로 본격 오르막이 시작되며 밤나무가 많다. 시작과 동시에 된비알과 한판이다. 잡목의 잔가지가 얼굴을 때리며 영 성가시게 한다. 다행이 바람이 없어 날씨는 포근하다. 왼쪽은 곡성군 오산 면이고 오른쪽은 담양군 무정 면이다.
한참을 올라서야 손목고도 300봉에 붙는다(07:45). 벌써 땀이 베인다. 그새 시작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태영이와 난 후미의 전통을 잇고 있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여러 개 오르내리고 혹돌 바위를 지나서 솟구치니 ‘전주이씨’무덤이고 마저 올라서면 연산이다(505.4 08:41). 참나무와 철쭉 같은 잡목이 울창하게 자리를 차지한 펑퍼짐한 봉우리이다. 도상에는 삼각점이 있지만 쉬 찾지를 못하겠다.
-. 09:09 방아재
(방아재에서: 배낭이 너무 가벼워 보인다?)
왼쪽으로 휘어졌다가 이내 오른쪽으로 꺾기며 연산을 뒤로함과 동시에 곡성 땅과도 이별이다. 이제 정맥의 마루금은 담양군 대덕면 한 복판을 가로 지른다.
무덤이 차지한 작은 봉우리 하나 넘고 내려서면 산불이 났던 지역이라 키 작은 잡목들뿐이고 만덕산을 조망하며 시원하게 내려가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2차선 아스팔트가 지나가는 방아재 이다(09:09). 왼쪽이면 용대리, 오른쪽이면 문학리이고 대덕면과 남면을 잇는다. 가로수 사이에 초등학교 총 동문회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이채롭다. 대한민국 어딜 가나 초등학교 불알친구들이 제일 좋은 갑다.
-. 09:41 임도
(임도에서: 배경이 좋아서 그런지 폼이 좋아 보인다 ?)
(임도의 만덕산 들머리에서)
-. 10:20 만덕산(575.1m)

(만덕산 갈림길에서)
도로를 지나 올라서면 가족묘지 터이다. 그중 한곳은 특이하다. 높이 약 0.5m, 길이 약 2m 정도의 널따란 검은 대리석 판에 많은 분들의 성명을 새겨서 세워 두었다. 아마 저 분들의 유골을 화장하여 합장으로 모신 무덤이라는 추측이 들게 한다.
무덤 옆으로 가파르게 오르면 여기도 산불이 났던 지역이다. 손목고도 385봉에 서니 사방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명당 터인지 잘 다듬어진 ‘은성 범(范)공’무덤이 차지하고 있다(09:28). 오른쪽으로 연산을 조망하며 잠시 봉우리 2개 넘고 역시 무덤이 차지한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소나무 숲 속으로 갑자기 쏟아지면 임도다(09:41). 왼쪽으로 잠시 올라야 고갯마루이고 다시 까먹은 고도를 만회하기위해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도 깔딱 깔딱 깔딱 고개 수준이다. 쉬엄쉬엄 고도를 만회하여 490봉에서 숨 한번 몰아쉬고(10:10) 눈 덮인 황야를 만나서(가족묘지 터) 기다리고 계신 회장님 기념사진을 남겨주고(다 날아가고 없음) 무덤 울타리를 넘어서니 만덕산(575.1m) 전 삼거리이다(10:20). 오른쪽에 비스듬히 넘어져 가는 볼품없는 이정표가 삼거리를 안내한다(이정표 내용을 사진에 담았지만 역시 날라 갔음). 직진하였던 선두가 뒤돌아 나오며 별것도 없이 무덤만 자리하고 있다며 돌려 세운다. 삼래의 디카를 이용하여 그나마 흔적을 간직하고 왼쪽으로 휘어지며 내려간다.
-. 11:18 돌담 봉우리
-. 11:55 호남정맥 중간 지점(중식)
-. 12:35 중식 후 출발




이곳의 등로는 거의 방화로 수준이다. 안부하나 지나고 만덕산을 뒤돌아보고 오른쪽으로 대덕면의 운암리 좁은 들녘을 내려다보며 남진을 한다. 오른쪽에 신선바위라는 팻말과 펑퍼짐한 바위가 있고 널널하게 등로도 완만한 산책로다.
고도는 제법 높아 보인다. 오른쪽 계곡사이로 함께하는 도로가 가마득하게 보인다. 임도와 함께하는 등로가 ‘운암리’갈림길이라는 이정표도 지나고 연달아 ‘담양바르게살기협의회’에서 마련한 ‘등산로’푯말이 있는 안부에서 오른쪽 벌묵지대를 올라선다. 돌담이 있는 봉우리(손목고도 490)이다. 무슨 표시인지 빨간 페인트칠을 한 대나무 막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줄지어 꽂혀있다. 선두 그룹에서 무어라 고함을 지르며 신호를 보내는데 울려서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겠다.
다시 임도를 건너고 몸통이 잘려나간 참나무 등걸이 길을 막은 작은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고, 무덤을 지나 내려서니 다시 임도이다. 왼쪽으로 20여 미터 따르다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서면 여기도 산불이 났던 지역인가 벌목지대 이고 빨간 페인트칠을 한 대나무 막대를 일정 간격으로 심어 놓았다. 봉우리에 올라서 돌아보니 돌담이 있던 봉우리에서 오른쪽에 구릉을 두고‘U’자형으로 크게 돌아온 형국이다.
뒤따르던 태영이가 보이질 않는다(선두와 합류를 해서야 아까의 고함소리가 U자형 봉우리에서 그대로 직진하여 내려오라는 신호였고 태영이는 알아듣고는 직진을 했단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소나무 숲길을 내려서니 선두 그룹이 ‘호남정맥중간지점 231km’이란 여수산악연맹에서 마련한 스테인리스 기둥이 있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다. 더디어 중간지점에 당도한 것이다(11:55). 탐험가가 대단한 지점에 도착한양 의기양양해서 사진도 남겨본다. 그러나 조금은 애매한 감도 없지 않다. 그러니까 231km가 중간지점이라면 전체 거리는 462km 인데 아마 금남호남정맥의 시작지점인 영취산 에서 기준점을 잡았는가 보다. 순수한 호남정맥 만의 중간 지점은 몇 구간 더 진행을 해야 맞을 것 같다. 선답자들의 표시기가 요란하게 나부끼고 분위기상 팡파르라도 울려주는 고적대가 도열해 있다는 환상에 빠져본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오늘도 어김없이 눈밭에서 라면으로 점심 만찬을 갖는다.
-. 12:55 수양산 전위봉(손목고도 455봉)
참 간사하다. 배가 너무 불러도 걷기에 부담이 된다. 다시 등산화에 눈물이 맺혀서 시려온다. 널널하던 등로가 임도를 건너고(12:42) 가파른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수양산 갈림길이다. 직진이면 정상이지만 정맥의 마루금에 비켜 앉아있어 조금 아래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어제 그리고 오늘 지나온 마루금의 봉우리들이 그리 높은 봉우리들은 아니지만 다들 어감도 좋은 이름들을 가졌다. 봉황산, 괘일산, 연산에 만덕산 그리고 수양산까지 아쉬운 점은 정상비가 하나도 없었다. 작은 표시라도 있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쉽다.
-. 13:35 입석리재(금일 정맥 도상거리 : 16.4km)
(입석리 조형물)
(입석리재 느티나무:12주차때 촬영)
완만한 내림길이 푹신한 소나무 사이라서 좋다. 그리 오래지 않아 밭과 마을들이 보이고 숲을 벋어나니 외딴집 앞에 성황당 이였는지 돌무덤이 있고 그 옆 나무에는 아이들 놀이터로 그네가 메여있다. 마당 같은 공터를 지나서 큰 정자나무를 아래를 내려서면 입석리재 이다.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대리석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2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며 오른쪽으로는 대덕면 소재지 방향이고 왼쪽이면 화순군 북면 방향이다.
-. 14:05 입석리재 출발
왼쪽으로 마을 쪽으로 내려간다. 초등학교 분교를 지나 마을 버스정류소에 당도하니 할머니 한분이 계신다. 혹 지나가는 버스가 있는지 여쭈어보니 남면 행이 곧 있는데 할머니 따님이 그 차편으로 온다 해서 마중을 나와 계시는 중이란다. 할머니가 참 곱게도 늙으셨는데 아흔을 바라보신단다. 신수도 좋아 보이시고 무엇보다 건강하신 것 같아 오래도록 사실 것 같다. 버스의 시간 보다는 방향이 반대이라 대덕면의 택시회사에 전화로 신청을 하고는 할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들을 주고받으며 장비를 철수하니 택시가 당도한다. 입석리재를 넘어 만덕산을 지나면서 내려보았던 도로를 따라 대덕면 소재지에서 60번 지방도로와 만나서 오른쪽으로 고갯길을 올라 다시 15번, 13번 국도를 접하여 신촌 주유소에 원위치 한다(14:25).
-. 14:40 곡성군 옥과면 도착
-. 15:25 옥과 출발
-. 18:55 울산 삼산 도착
곡성군 옥과면은 여느 시골의 면과는 많은 차이가 있나보다. 전남과학대의 캠퍼스도 있고 도로변의 학교 건물들도 새로운 건축물도 많다.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목욕탕의 위치를 묻는다. 그러나 가리키는 곳이 바로 코앞이라 민망하다. 돌아 갈 길의 도로 정체를 생각하여 샤워만 하고 슈퍼에 들려 캔 맥주 조금사서는 그대로 도망치듯 호남고속도로 옥과 나들목으로 해 달린다(15:25). 섬진강 휴게소에서 망중한을 즐기고는 무서운 솜씨를 발휘한 삼래 덕분에 생각보다는 이른 시간에 당도하니(18:55) 그냥 헤어지자니 섭섭하고(?) 하여 삼산의 국밥집에서 거창한(?) 해단식을 갖고는 2일간의 원정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