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인 수도회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총원장 조현영 수녀)가 설립 80주년을 맞았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6월 27일 서울 정릉3동 본원에서 정진석 추기경 주례로 설립 8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했다. 정 추기경은 강론을 통해 "평양에서 시작된 수도회는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선배 수녀들과 은인들의 은혜 덕분에 오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모토로 하는 수도회이자 한국교회의 대표적 수도회로서 앞으로도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80년 동안의 수도회 역사를 봉헌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또한 금경축과 은경축 행사도 겸해 즐거운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와 함께 설립 80주년을 맞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들이 직접 만든 첫 작곡집 「아무것도 너를」(1만4000원)을 발매하기도 했다. 본원 성당에서 녹음한 이 음반에는 아빌라의 데레사 기도에 곡을 붙인 '아무것도 너를'을 비롯 풍성한 영성과 아름다운 노랫말·멜로디가 담긴 17곡이 수록돼 있다. 총원장 조현영 수녀는 "민족과 전 세계의 복음화를 위해 창립된 우리 수도회가 은혜로운 40년을 두 번이나 보낸 가운데 항상 하느님께서 함께해주심에 감사하다"며 "보다 내실을 기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80주년 기념미사에 앞서 지난달 17일 본원에서 이세의 집과 영원한 도움의 성서연구소 학습관 축복식을 봉헌했다. 이세의 집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설립자이자 제2대 평양지목구장 존 에드워드 모리스(John E. Morris 1889~1987) 몬시뇰의 한국 이름 '목이세'를 따라 지은 이름이다. 이세의 집 내 다양한 시설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168.59㎡ 규모의 '영원한 도움의 성서연구소 학습관'이다. '성경의 세계'를 주제로 한 학습관답게 1관은 기원전 35000년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성경 전체를 개괄하는 지도와 자료들을 갖추고 있으며 2관에는 팔레스티나와 예루살렘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가 정리돼 있다. 3관은 국내·외 성경을 전시하는 등 학습관 방문을 통해 성경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학습관은 특히 이스라엘 현지에서 확보한 팔레스티나와 주변 지역의 지도 사진 유물 모형 컬러 도판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은 물론 아이패드와 같은 첨단기기를 통해 더욱 생생한 성경의 역사를 보여준다. 1932년 6월 27일 영원한 도움의 성모 축일에 설립된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한국교회 첫 한국인 수도회로서 제2대 평양지목구장 존 에드워드 모리스 몬시뇰에 의해 세워졌다. 수도회 설립 초창기 수도자 양성은 당시 평양교구에 파견된 메리놀 수녀회가 맡았으며 메리놀 수녀회는 이후에도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의 자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교황청 포교성성(현 인류복음화성)으로부터 1938년 정식 수련소 설립 인가를 받은 수도회는 1940년 11명의 수녀가 첫서원을 한 후 성당과 학교 등에 파견됨에 따라 본격적인 선교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북한의 공산정권 한국전쟁으로 인해 수도회는 수난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전쟁 때 부산 대청동 메리놀 수녀회에 피란해 있던 수도회는 1955년 서울 흑석동에 새로운 본원을 마련했고 1964년 성북구 정릉3동 현재의 본원으로 이전했다. 2001년 교구 설립 수도회에서 사도좌 소속 수도회가 됐다. 수도회는 80여 년의 기간 동안 가톨릭 성서 모임을 통해 한국교회 내 성서 사도직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본당 사도직을 중심으로 의료와 사회복지 사도직 북방 사도직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 페루 필리핀 카자흐스탄 미국 독일 등에 진출해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2.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