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당지 우리 집을 말한다
홍경모 지음/ 이종묵 옮김,
출판사: 휴머니스트,
값 14,000(성능대비 비쌈)
이 책은 조선시대 1824년 순조 때 홍경모라는 학자가 진고개 (현재의 명동 중국대사관 뒤)에 있던 자신의 집에 대해 묘사한 책입니다. 인목대비의 딸인 정명공주의 넷째 아들 홍만회가 ‘사의당’이라는 집을 짓고 그 6대째 후손인 홍경모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집에 대해 쓴 글입니다.
책은 당우(집), 형승(지형), 조망, 화석(조경), 서화, 기완(이를테면 인테리어) 순으로 쓰여 있습니다.
홍경모는 조선의 음악과 고대사에 관한 책을 남긴 대학자였다는군요.
그 당시 자기 집에 대해 쓴 이런 종류의 책이 꽤 있었다내요. 어떤 사람은 그림으로 남기고요.
몇 달 전 산 책인데 실은 아직 다 읽지 않았습니다. 뭔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고 해서.
그저 그 당시의 선비들의 주거관 혹은 조선의 시대정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소개합니다.
제가 이 책을 10대 때 읽었더라면 어느 페이지 정도는 암송을 했을 것이고
20대 때 읽었더라면 민초들을 짓밟는 양반 나부랭이의 사치스런 글 정도로 폄하했을 것입니다.
40이 넘은 지금은 여러 가지의 상황을 생각하게 해 줍니다.
첫째, 지금의 우리는 저 선비 같은 주택관이 있나 생각해봅니다. 그는 명확히 집이란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습니다.
‘아취’가 있는 집. 좋은 조망과 지형을 거스르지 않는 배치를 하고 적절한 장식으로 자연을 닮은 완성된 인격체로서의 자신을 나타내는 주거. 그것은 양반 뿐 아니라 일반 백성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각자의 경제적인 제약이 있었겠지요.
그러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설계하는 직업인으로서 혹은 거주하는 입장에서 우리의 삶에 적절한 주택에 대한 기준이 있는가.
다양한 경제여건에 따른 빈약한 취향. 그 뿐이지 않은가.
우리카페에서 올해 재개발에 관한 공부를 하지만 주택문제를 제도적인 문제로만 접근하는 건 아닌가. 민속학 강의처럼 이제는 삶에 밀착해서 공간을 바라보는 시도를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둘째, 저 책에 보면 그가 소장한 서화에 대해 쓰여 있습니다. 공맹의 가르침을 받고자 한 조선의 선비는 옛 고서와 비문 탁본 수집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지금의 우리와 다를 게 없죠. 공자왈 맹자왈이 맑스왈 레닌왈로 바뀌었을 뿐. 그래도 저 선비는 우리처럼 혼란스러워 하지는 않았습니다. 나름 그 시대에 맞는 해석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애썼습니다. 우리의 진보세력은 맑스와 레닌에 대한 21세기 남한의 환경에 맞는 해석이 없습니다. 지금도 콩알만 한 명분으로 사분오열하며 여전히 부패한 수구들에 휘둘립니다. 진보신당이 선거연합 안한답니다. 명분에 매달리다 끝내 부패세력에게 권력을 준 조선말기 사림들과 다를 게 없죠. 과연 우리가 조선보다 뭐가 발전했는지 심각한 의문이 듭니다.
이런 글 쓰는 저도 반성해야하지만 그래도 문제제기는 해봄직해서 썼습니다.
건강 조심들 하시고 정모 때 뵙시다.
첫댓글 재미있는 책인것 같아요~^^. 정모때 짤막하게 몇마디 덧붙여주셔도 좋겠네요..수요일날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