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미륵산(461m) 산행기
(경상남도 통영시)
한려해상 국립공원 경관이 환상적으로 펼쳐진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아름다운 항구도시, 통영항 남쪽 미륵도 중앙에 우뚝 솟은 미륵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가 있다. 산 정상에 옛날 통제영의 봉수대 터가 있고 울창한 산림과 기암괴석에다 천년고찰 용화사를 품고 있다.
정상에 서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고, 거제 계룡산, 벽방산, 사량도 지리산 등 남해안의 크고 작은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서의 다도해 조망은 너무도 아름다워 통영 8경 중 6경으로 불린다.
미륵산은 1억 2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기에 화산 폭발로 이뤄진 산으로 산의 명칭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가 이곳을 찾아 다음 세상에 미륵존불이 강림하실 곳이라 하여 미륵산이라 불린다. 또 천년고찰 용화사가 있어서 용화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효산한국요산회(회장 원성연)의 미륵산 등산
바라보는 산을 오르는 산으로 바꾼 선각자이시며 우리나라 최초 안내 산행 단체 한국요산회를 창시하신 故 안경호 선생님은 불세출 등산의 대가이시다. 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아주 정확한 안내 산행을 시행하였다.
대전등산연합회 임원들과 미륵산 첫 등산 이후 청산산우회와 계룡산악회를 안내한다. 2014년 3월 5일(수)엔 충철로신협산악회를 안내하고 4일이 지난 3월 9일(일) 한국요산회의 맥을 이은 효산한국요산회원들이 미륵산 산행에 나섰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눈이 내리고 있다. 6시 30분쯤 집을 나서니 눈은 가랑비로 바뀐다. 오늘 아침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원이 참석하여 45명 정원을 채웠다. 좌석이 없어 돌아간 회원도 있었다. 대전-통영 간 고속국도를 달리는 차는 산청을 지날 때 화창한 봄날이 되며 차창으로 지리산의 장엄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등산이 시작되는 해발 58m의 용화사 광장서 산을 오르는 길은 두 갈래이다. 왼쪽 길은 용화사를 거쳐 정상에 올라가고 오른쪽 길은 관음암 길이다. 우리는 종주 산행하기 위해 왼쪽의 널찍한 길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11:16). 등산로 오른쪽에는 저수지가 있고 산길 주변의 장송이 멋지다.
바로 용화사가 나타난다. 용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646년)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이어서 왼쪽의 임도 길로 진행한다(11:24). 동백나무가 자라는 숲길로 8분쯤 올라가 작은 능선에 이른다(11:32). 대원들을 기다리며 3분쯤 쉬다가 널찍하고 완만한 임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11:39).
약수터를 거쳐 조금 가파른 길로 쉼터 마루에 닿으니 정상 0.5km란 푯말이 반긴다(11:43). 미륵산 정상이 나무 사이로 조망되는데 급경사 오르막길이 예상된다. 대원들과 함께 숨을 고르며 5분 정도 쉰 다음 등산을 이어간다
(11:48). 이제부턴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급경사에다 돌이 박혀 있는 된비알 산길로 14분쯤 올라가니 목재 데크길이 나타난다(12:02). 데크 길로 올라선 다음 잠시 산길로 가다가 다시 목재 데크 길로 주 능선에 올라선다(12:05). 곧이어 목재 데크 길로 2분쯤 더 올라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밟는다(12:07).
정상의 조망은 일망무제의 감동이 밀려온다. 바다의 풍광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통영시가지가 잘 내려다보인다. 동쪽으로 거제도 계룡산(566m)과 노자산(565m)이 희미하고 서로는 100대 명산 사량도 지리산(398m)이 조망된다.
남쪽은 한산도를 비롯한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북쪽은 통영 1봉 벽방산(650m)이 날카로움을 뽐낸다. 미륵산 주 능선은 동서로 길게 뻗어 있고 능선 길이 훤히 보인다. 미륵산 산세는 흙산과 바위산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산임을 실감한다. 정상 밑 따뜻한 곳에서 대원들과 함께 오찬을 즐긴다.
정상을 뒤로하고(12:55) 능선을 타는 종주 산행이 시작된다. 급경사 바위 능선을 타고 내리막길로 나아간다. 바위 위에 뿌리를 내린 화려한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울창한 수림과 기암이 어울린 멋진 코스지만 경사 급한 바윗길이라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하는 구간이다.
미륵치가 가까워지며 능선 길은 완만해진다. 이정표 푯말(정상 0.9km, 용화사 광장 1.1km)이 서 있는 미륵치로 내려가서(13:14) 대원들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관음암 쪽으로 산에서 내려간다.
산을 조금 더 길게 타기 위해 단독으로 직진하여 현성산으로 뻗은 능선을 탄다. 금방 작은 망으로 불리는 바위 봉우리에 잰걸음으로 올라선 다음 험한 능선 길을 택해 헬기장으로 내려선다. 다시 오르막이 된 능선을 타고 통신용 탑이 서 있는 봉우리에 올라선 다음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내림 하여 현금산(330m)을 지난다.
얼마 후 눈앞에 하나의 봉우리가 펼쳐지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다. 능선 길은 내리막이 된 길로 안부로 내려선 다음 급경사 오르막으로 바뀐 능선을 타고 바위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평 마을이 평화롭게 내려다보인다.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된 셈이다. 능선을 따라 얼마쯤 진행하니 능선으로 가는 길을 막아 놓았다.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산길은 무덤이 자리한 곳에 이른 다음 왼쪽으로 틀어 산에서 내려가 금평 마을 가옥에 닿아 산행이 마감된다. 이어 차도를 따라 산양읍사무소까지 걸어가(14:30) 택시를 이용하여 용화사 광장을 갔다.
대부분의 산길이 완만한 경사라서 힘이 들지 않는 미륵산 산행은 일망무제의 한려해상 국립공원 바다가 펼쳐져 진한 감동이 밀려오는 즐거운 산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