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문학-이상진시인 <단촌시언>
내 생명 황소 닮았네
이 상 진
내 생명 황소 닮았네
동트기 전
긴긴 이랑 갈이 꼬뚜레 안고
종일을 질척이는 삶
나의 끈끈한 일상
괘종시계 닮았네
묵은 땀 지우고 참 생명터
숙명같은 화전밭
구름은 철없이 고통의 무게로
다가서고
긴장 내리는 도심
침묵으로 걷는다네
내 마음의 황소
황토빛 너울 넘듯
어깨 짓눌려 지고
입에 거품 꽃 피어 올라도
눈물 보일 수 없어
옥탑방 난간
휘어진 이름 석자 새겨 가며
조용히 흐느꼈네
맥빠진 투혼의 작은 별
노을을 재촉하는
긴 어둠이 쏟아지고
이름모를 언덕
종일의 안부를 묻는
너는 내 이름
쓰러지지 않는 자화상
그대 넉넉하여라
내 생명 황소 닮았네
몽돌 해변에서
이 상 진
거울처럼 반짝이는 동해바다
주전 몽돌 해변 홀로 거닐 때
파도는 숨가쁜 호흡으로
하얀 거품 내뱉고
수평선 끝에서 비상하는 갈매기 떼
한폭 수채화를 봅니다
그림자는 뚜렸한 선하나의 경계
지금도 파도는 몽돌 해변을
어슬렁 거림니다.
파도가 듣는 몽돌의 합창 소리
연인들은 말없이 귀만 세웁니다.
잘록이는 몽돌의 별칭
숫기없는 바람을
때때로 입맞춤하는 연인들
싱싱한 미역 줄기로 바다를 엮어 올리는
솜씨는 바다의 자존심입니다
그들은 해변의 몽돌처럼 단단한 사랑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나는 바다를 보며
푸른 이상을 염색하고
바다 속 어심들의 가슴에
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깊고도 검은 비밀의 연서
파도는 싱싱한 밀어로
일어섭니다
주전바다
연인들은 한결같이 사랑을 확인하고
어부들은 만장을 내림니다
사랑의 몽돌해변
바다는 철썩거리며 품어낸
큰 거품을 다시 마십니다
싸ㅡ륵....쏴아...챠르르...
쉼 없이 갈고 닦은 몽돌의 연주 소리
해변은 연인들의 푸른무대
햇살은 잘록이를 닦고 반짝입니다.
파도는 말없이 세월을 갈고 닦지만
동해바다 끝
연인들의 사랑은 싱싱한 노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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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문학세계-7월의 초대시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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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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