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이며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간을 성서주간)
(2023년 문학회 송년미사 겸 30주년 마지막 기념미사)
정지풍 아킬레오
문학회 회원 여러분 그동안 안녕들 하셨습니까?
미사로 시작한 2023년도 올 한 해도 이제 송년미사로써 한 해를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오늘 미사는 가톨릭 문학회가 창설한 지 30주년을 맞이하는 마지막 미사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고 뜻있는 미사일 뿐만 아니라 한해의 마지막 주간이자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기도 합니다. 이런 뜻깊은 날에 우리 가톨릭 문학회는 문학회 동인지 출판을 축하하고, 한 해 동안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개인적으로 집필한 책들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우리 문학회를 이끌어 주시고 사랑해 주신 하느님과 함께 동행해 주신 가톨릭 문학회 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문학 공동체를 위해 희생 헌신하신 회장님을 비롯하여 부회장님, 사무국장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는 문학회 회원여러분!
단풍잎이 아쉽게 떨어지듯 빠르게 한 해가 지나갑니다.
많은 것을 실천하지 못한 아픈 한 해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헤아려 주시는 그리스도왕께 이 아픔들을 내어드립니다.
한해의 마무리는 우리주 예수그리스도왕께 봉헌하는 사랑의 마음입니다.
부끄럽고 부족해도 또 한 해를 살았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부끄러움과 부족함까지 한 몸이 되게 합니다.
버릴 것과 간직해야 할 것의 뚜렷한 구분이 주님 앞에서는 마음의 성장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예수님을 닮아 더 깊어지고 더 따뜻하여지면 좋겠습니다. 마무리가 좋아야 모든 것이 좋은 것입니다. 마무리는 ‘하느님께 감사(感謝)’라는 6글자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삶, 아름다운 세상은 지위나 권력이 아닌 사랑의 가치를 십자가처럼 들어올리는 삶입니다. 삶의 의미를 알려주시는 주님을 만나는 곳은 십자가입니다. 그리스도왕께는 십자가가 있고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왕이 계십니다. 그리스도왕께 욕심이 아닌 용서를 청합니다. 기뻤고 슬펐고 아쉽고 부족했던 이 모든 것이 성장하길 기도드립니다.
30주년을 맞이하며 2023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가톨릭 문학회 공동체에 몇가지 충언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공동체를 사랑하고 중요시 여기자. 공동체의 일치와 서로 다른 다양성을 중시하고 감사드리자, 영적 영장을 위해 성찰하는 시간을 갖자, 지속적인 기도생활을 생활화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2023년 마지막 끝자리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을 앞두고 지금은 누군가가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 같은 예언자적 음성을 토해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가톨릭 문학회의 미래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30주년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모두 공동체 영성을 성장시키는데 함께 노력해 주십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숙이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여행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평생 동안 영적인 발전과 성숙을 사모하고 추구해야 하며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성숙된 사람이라고 해서 이마에 어떤 표시를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공동체 생활은 한마디로 ‘신앙을 함께 사는 생활’입니다. 신앙생활이 우리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인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교 공동체 구성 원리가 되는 것이 신앙이기 때문에, 신앙생활이 그 공동체 생활의 핵심이 된다는 말은 당연한 말이겠습니다.
공동체는 만들어져 갑니다. 그리고 함께 세워진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납니다(요일 4:12). 우리 문학회도 공동체 속에서 영적으로 성숙해져야 하며 성장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신앙을 문학화하고, 문학을 신앙화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혼자서 성경을 매일 보고, 유명한 강의를 매일 들어도,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영적으로 자라지 않습니다.
우리의 영적 성장은 공동체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공동체 속에서 이해하고, 고통과 시련들을 이겨내고, 사랑으로 인내하는 가운데 우리는 다듬어지고, 자라고, 사랑받고, 주님을 느끼며 성장합니다. 그래서 영성훈련 중의 하나가 공동체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문학공동체를 가꾸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우리를 영적으로 자라게 하는 중요한 영성훈련입니다. 가톨릭 문학회의 소명과 사명은 신앙을 문학으로 담아내고 표현하기위해 만들어진 공동체이며, 신앙안에서 삶의 체험을 글로 표현하여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는 것입니다.
문학회 회원 여러분!
우리 하느님께서는 21세기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개인중심의 이기주의를 과감히 탈피해 나가야 합니다. “공동체의 공동체다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갱신의 새로운 몸부림을 통해 더불어 함께 사는 진정한 공동체”가 되었으면 합니다.
영적으로 성장한 공동체성 회복이 우리 가톨릭 문학회뿐만 아니라 모든 공동체 열쇠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들의 코이노니아'입니다.
가톨릭 문학회의 공동체성이 미약한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해 볼 수 습니다. 문학공동체 의식의 결여, 공동체 참석 결여, 코이노이아 부족. 가톨릭 문학회에 대한 중요성과 사랑의 결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창립 30주년을 보내면서, 우리 모두 기도하며 새롭게 변화되고 성장하는 우리 가톨릭 문학회를 만들어 가는데 열과 성의를 다했으면 합니다
오소서 성령님! 우리 가톨릭 문학회에 오소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