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사원이라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는 중세 크메르 제국 시대에 당시 수도인 앙코르에 세워졌다. 크메르어(캄보디아어)로 '앙코르' អង្គរ Ângkôr [ʔɑŋˈkɔː]는 '수도'라는 뜻이고 '와트' វត្ត Voat [ˈʋoat]는 '사원'이라는 뜻이다. '앙코르 와트'는 크메르어 발음을 직접 옮긴 것이 아니라 영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에서 쓰이는 로마자 철자인 Angkor Wat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한 표기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앙코르^와트'로 실려 있으니 '앙코르와트'와 같이 붙여 써도 되고 '앙코르 와트'와 같이 띄어 써도 되지만 여기서는 원어의 단어 구분을 살려 띄어 쓰는 것으로 통일한다.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은 1986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처음 공포된 뒤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에서 한글 표기 기준이 세부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언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적용한 원칙을 일러두기의 형태로 제시한 것으다. 오늘날에도 외래어 표기법에서 아직 다루지 않는 언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대체로 이 원칙을 적용한다.
로마자 표기를 거치지 않고 오늘날 캄보디아의 공용어이기도 한 크메르어 이름 អង្គរវត្ត Ângkôr Voat의 현대 크메르어 발음 [ʔɑŋˌkɔː ˈʋoat]를 직접 한글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이 발음 기호에서 로마자 표기의 r가 발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쓰이는 중부 방언을 포함한 현대 크메르어 대부분의 방언에서 음절말 /r/는 묵음이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앞으로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할 때 정해야 하겠지만 예전에는 발음되었던 음이고 크메르어 철자와 로마자 표기에서도 나타나며 태국 동북부에서 쓰이는 북크메르어 방언에서는 아직도 음절말의 /r/가 발음되니 한글 표기에서도 '르'로 적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크메르어에도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한국어와 비슷한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이 있으며 크메르어 철자에도 이게 나타난다. អង្គរ Ângkôr [ʔɑŋˈkɔː]의 គ k [k]는 한국어의 'ㄲ'처럼 무성 무기음으로 'ㅋ'와 비슷한 ខ, ឃ kh [kʰ]와 대비된다. 한국어의 'ㄱ'에 대응되는 음은 없지만 'ㅂ, ㅍ, ㅃ', 'ㄷ, ㅌ, ㄸ'에 각각 대응되는 음이 있는 것이 타이어와도 비슷하다. 크메르어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지만 타이어는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함께 2004년 12월 20일 외래어 표기법에 그 표기에 대한 규정이 추가되었는데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을 반영하여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한글 표기에는 이례적으로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였다. 그러니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된소리 표기를 활용하여 អង្គរ Ângkôr는 '앙꼬(르)'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វត្ត Voat [ˈʋoat]의 표기는 더 까다로운 문제이다. 학자에 따라 [w], [β̞] 등으로 적기도 하는 첫 자음 វ v [ʋ]는 로마자 표기에서 v로 흔히 적지만 [w]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 좋겠다. 타이어 표기법에서도 로마자로 v로 흔히 적는 음을 [w]로 취급한다. 그런데 뒤따르는 이중모음 [oa]와 합칠 때는 '워아' 또는 '오아'로 적을지, 예외적으로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와 가깝게 '와'로 적을지 고민된다. 이중모음 [oa]는 학자에 따라 [oə]로 적기도 한다.
일단 익숙한 '와'로 적기로 한다고 해도 저절로 វត្ត Voat가 '와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메르어에서 어말의 [t]는 불파음(不破音), 즉 터뜨리지 않는 소리인 [t̚]이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hype [ˈhaɪ̯p], height [ˈhaɪ̯t], hike [ˈhaɪ̯k] 등의 단어를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할 때에는 어말의 [p], [t], [k] 등을 터뜨리기 때문에 '하이프', '하이트', '하이크'처럼 들리는데(물론 '으' 모음이 실제 있는 것은 아니고 [p], [t], [k]가 각각 초성 'ㅍ', 'ㅌ', 'ㅋ'인 것처럼 발음된다는 것을 흉내낸 것이다) 빠르게 발음할 때에는 파열 도중에 기류를 막아 '하입', '하잇', '하익' 비슷한 불파음이 될 수가 있다. 즉 영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해도 되고 그러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선택 사항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어의 '밥', '밭', '밖'을 천천히 발음할 때의 영어처럼 '바브/바프', '바트', '바끄/바크'처럼 [p], [t], [k]를 터뜨려서 발음했다가는 딱 외국인 억양이 된다. 한국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이 영어처럼 선택적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불파음이기 때문이다. 보통 발음 기호에서는 불파음 여부를 따로 나타내지 않지만 굳이 불파음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폐쇄음 기호의 오른쪽 위에 모서리 모양 부호를 더해서 [p̚], [t̚], [k̚] 등으로 적는다.
크메르어에서도 어말 폐쇄음은 필수적으로 불파음이므로 크메르어 발음을 살리려면 '와트'보다는 '왓'(또는 '워앗', '오앗')이 더 어울리는 표기이다. 하지만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는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는 모두 '으'를 붙여 적도록 했기 때문에 '와트'로 쓰는 것이다. 세계의 여러 언어 가운데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그렇게 원칙을 정한 것이다.
크메르어에서 '사원'을 뜻하는 វត្ត Voat는 '울타리 친 장소'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वाट vāṭa에서 나왔다. 크메르 제국에서 쓴 말은 고대 크메르어이지만 문자 언어로는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주로 썼으며 대부분의 기록을 산스크리트어로 남겼다. 산스크리트어는 크메르 제국 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문자 언어로 쓰여 옛 한국과 일본에서 문자 언어로 쓰인 한문과 비슷한 역할을 하였다. 또 산스크리트어와 가까운 인도의 언어인 팔리어도 불경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널리 전해졌기 때문에 오늘날 크메르어 어휘의 상당수는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에서 왔다. '앙코르' អង្គរ Ângkôr도 어원을 따지면 결국에는 '도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낱말인 नगर nágara '나가라'에서 왔다. 이런 인도계 차용어는 크메르어 철자에 따른 일반적인 발음 규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크메르어를 배울 때 헷갈리기 쉽다. វត្ត Voat도 크메르어 철자만 보면 모음이 ô [ɔ]이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oa [oa]인 것은 인도계 차용어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은 타이어도 마찬가지이다. 타이어의 วัด wat [wát] '왓'도 크메르어의 វត្ត Vôtt와 뜻과 어원이 같다. '새벽 사원'을 뜻하는 방콕의 왓 아룬(วัด อรุณ Wat Arun [wát ʔarun])을 예로 들 수 있다.
'왓 아룬'은 2004년 12월 20일에 추가된 타이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이다. 타이어 표기법에서 음절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이전에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 따라 '와트 아룬'으로 적어야 했지만 타이어 표기법의 제정으로 음절말 폐쇄음이 언제나 불파음으로 발음되는 실제 발음과 가깝게 '왓 아룬'으로 표기가 바뀐 것이다.
라오스의 공용어인 라오어에서 사원을 뜻하는 단어는 ວັດ wat [wat]이다. 라오 문자는 타이 문자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지만 라오어는 타이어와 서로 의사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타이어와 라오어가 동일 방언 연속체에 속한다고 보기도 한다. 발음도 상당 부분 비슷하며 음절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도 당연히 같다. 그러니 라오어 ວັດ wat는 타이어 วัด wat처럼 '왓'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라오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한 적이 없다. 그러니 현행 방식으로는 라오어 ວັດ wat는 '와트'로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황금 도시 사원'을 뜻하는 Wat Xieng Thong (라오어: ວັດຊຽງທອງ Wat Xiang Thong [wat síəŋ tʰɔ̌ːŋ])은 통용 로마자 표기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면 '와트 시엥 통'이다. 하지만 '왓 시엥 통'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사실 '도시'를 뜻하는 ຊຽງ xiang [síəŋ]의 이중모음을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따라 '왓 시엉 통' 또는 '왓 시앙 통'이 더 나을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 참고로 이에 대응되는 타이어 이름은 วัดเชียงทอง Wat Chiang Thong [wát ʨʰia̯ŋ tʰɔːŋ]이며 여기에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왓 치앙 통'이다.
이처럼 '사원'을 뜻하는 크메르어의 វត្ត voat, 타이어의 วัด wat, 라오어의 ວັດ wat는 세 언어 모두 음절말 [t]가 불파음 [t̚]를 나타낸다. 하지만 현재 운이 좋게 표기법이 따로 있는 타이어 단어만 '왓'으로 적고 나머지 둘은 '와트'로 적는 것이 현행 방식이다. 앞으로 크메르어와 라오어 표기법이 마련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음절말 [t]를 받침 'ㅅ'으로 적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Pol Pot, ប៉ុល ពត Pŏl Pôt [pɔl pɔːt])도 '뽈 뽓'으로 표기가 바뀌고 흔히 '시엠립'이라고 부르고 표준 표기는 '시엠레아프'인 앙코르 와트의 관문인 Siem Reap(សៀមរាប Siĕm Réap [siəm riəp])도 '시엄리업'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언어 가운데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를 예외 없이 받침으로 적게 하는 언어는 타이어와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 2004년 12월 20일에 표기 규정이 추가된 동남아시아 3개 언어 뿐이다. 베트남어의 승려 Thích Nhất Hạnh [tʰǐk ɲɜ̌t hɐ̂ʔɲ]은 국내에 '틱낫한'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트남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틱녓하인'이다. 통용되는 표기와 규정에 따른 표기 모두 'ㄱ', 'ㅅ' 받침을 썼다. 베트남어의 어말 폐쇄음도 불파음인 까닭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표기법에서는 한술 더 떠서 유성 폐쇄음 /b/, /d/, /ɡ/도 어말에서 받침으로 적게 했고 심지어 마찰음 /f/, /x/도 받침으로 적게 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통화 단위인 ringgit [riŋɡit]을 '링깃'으로 적을 뿐만이 아니라 이름인 Ahmad [a(h)mat]은 '아맛'으로 적고 Yusuf [jusuf]은 '유숩'으로 적는 것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에서 음절말의 /b/, /d/, /ɡ/는 보통 불파음인 [p], [t], [k]로 발음되기 때문에 이렇게 정한 것이다. /f/, /x/도 외래 음소이니 각각 /p/, /k/와 합쳐질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정한 것 같은데 실제 발음을 관찰하면 적어도 /f/는 음절말에서도 마찰음으로 제대로 발음하니 이를 살려 Yusuf는 '유수프'와 같이 적는 것이 더 나았을 듯하다. 마찰음인 /s/는 어말에서 '스'로 적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기존 연구만 보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어말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kobalt [kobalt] '코발트' 같은 최근의 차용어에서는 폐쇄음이 어말 자음군의 마지막 자음이라서 한글로 옮길 때 받침으로 적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예외가 있더라도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아가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 고유 어휘에서 철자상의 어말 -k는 성문 폐쇄음 [ʔ]로 발음되는데 이는 그 전에 불파음 [k̚]의 단계를 거쳤다는 것을 입증한다.
지금까지 살핀 언어와 같이 음절말, 특히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언어는 주로 아시아에서 발견된다. 한국어를 비롯해 크메르어, 타이어, 라오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모두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쓰이는 언어이다.
동남아시아 3개 언어 표기 규정이 추가되기 이전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아시아 언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뿐이었다. 그런데 표준 중국어와 일본어에는 어말 폐쇄음이 없다. 즉 'ㅂ', 'ㅅ', 'ㄱ' 등의 받침으로 적을만한 음이 어말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한자음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의 중국어는 어말 폐쇄음이 있었으며 지금도 표준 중국어가 속한 북방어를 제외한 광둥어, 민난어 등 다른 중국어계 언어에는 보통 어말 폐쇄음이 남아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불파음으로 발음된다. 기존 표기 용례 가운데 표준 중국어 이외의 다른 중국어계 언어 발음을 따른 것들이 종종 있는데 여기서 어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홍콩의 첵랍콕(Chek Lap Kok, 광둥어: 赤鱲角 Cek3laap6gok3 [ʦʰɛ̄ːk.làːp.kɔ̄ːk]) 공항, 싱가포르의 고촉통(Goh Chok Tong, 민난어: 吴作栋 Gô Chok-tòng [ɡɔ̌ ʦɔk tɔ̭ŋ]) 전 총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영어에서 쓰는 로마자 표기를 거친 간접적인 한글 표기이긴 하지만 앞으로 광둥어와 민난어 표기법을 따로 마련한다고 해도 받침으로 적을 것이다.
중국어와 같이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티베트어와 버마어도 어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티베트어 이름인 དགེ་ལེགས་ dge legs Gelek [kèlèʔ, -lèk]은 '겔레그'나 '겔레크' 대신 '겔렉'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비슷하게 티베트어에서도 어말 -k는 보통 성문 폐쇄음 [ʔ]으로 발음되고 격식을 갖출 때나 [k]로 발음한다.
그런데 버마어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다른 자음에도 적용되어 음절말의 -k, -t, -p, -s 등이 수세기 전에 이미 모두 성문 폐쇄음 [ʔ]로 합쳐졌다. 하지만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에서는 이들이 아직도 발음되는 것처럼 적을 때가 많다. Chauk라고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ချောက် Hkyauk이 한 예이다. 이 지명은 기존 용례에 '차우크'로 나와있지만 '차우'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다. 실제로 더 최근에 심의된 Kyaukpyu로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ကျောက်ဖြူ Kyaukhpru는 철자상의 음절말 -k를 무시한 '차우퓨'로 표기가 정해졌다. 하지만 앞으로 버마어 표기법을 정할 때 만약 성문 폐쇄음이 없는 경우와의 구별을 위해 이를 일부러 나타낸다면 '차욱'이든 '차웃'이든 받침을 써서 나타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리핀에서 쓰는 타갈로그어도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이다(대신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달리 유성 폐쇄음은 음절말에서도 무성음화하지 않고 분명하게 발음된다). 필리핀 지명 가운데 Tarlac는 기존 표기 용례에서 '타를라크'로 쓰는데 '타를락'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필리핀에는 표준 필리핀어의 바탕이 되는 타갈로그어 외에도 지역마다 쓰이는 언어가 백여 개가 되지만 거의 모두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의 말레이·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하여 계통이 같으니 필리핀의 고유 언어를 표기할 때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가 공용어로 쓰이지만 자바어, 순다어, 이반어 등 계통이 같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지역별 고유 언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렇다고 아시아의 언어가 다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몽골어를 비롯하여 위구르어, 우즈베크어, 페르시아어 등 중앙아시아의 여러 언어와 벵골어, 힌디어, 타밀어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여러 언어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받침으로 처리하기 곤란하다. 그러고 보면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것은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버마어, 티베트어, 중국어 등이 쓰이는 지역을 경계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나타나는 지역적인 현상이다. 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하는 크메르어와 베트남어, 크라·다이 어족(타이·카다이 어족)에 속하는 타이어와 라오어,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에 속하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타갈로그어, 다른 언어와의 친연 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는 한국어 등 계통이 다른 여러 언어들에서 나타나므로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한 상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하겠다.
크메르어, 라오어 등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는 언어의 표기 세칙을 제대로 마련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아직 표기법이 마련되어있지 않더라도 이제부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언어를 표기할 때 어말 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적어도 사원을 뜻하는 단어가 타이어로는 '왓'이고 크메르어와 라오어로는 '와트'가 되는 불일치는 해결할 수 있겠다.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은 1986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처음 공포된 뒤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에서 한글 표기 기준이 세부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언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적용한 원칙을 일러두기의 형태로 제시한 것으다. 오늘날에도 외래어 표기법에서 아직 다루지 않는 언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대체로 이 원칙을 적용한다.
로마자 표기를 거치지 않고 오늘날 캄보디아의 공용어이기도 한 크메르어 이름 អង្គរវត្ត Ângkôr Voat의 현대 크메르어 발음 [ʔɑŋˌkɔː ˈʋoat]를 직접 한글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이 발음 기호에서 로마자 표기의 r가 발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쓰이는 중부 방언을 포함한 현대 크메르어 대부분의 방언에서 음절말 /r/는 묵음이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앞으로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할 때 정해야 하겠지만 예전에는 발음되었던 음이고 크메르어 철자와 로마자 표기에서도 나타나며 태국 동북부에서 쓰이는 북크메르어 방언에서는 아직도 음절말의 /r/가 발음되니 한글 표기에서도 '르'로 적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크메르어에도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한국어와 비슷한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이 있으며 크메르어 철자에도 이게 나타난다. អង្គរ Ângkôr [ʔɑŋˈkɔː]의 គ k [k]는 한국어의 'ㄲ'처럼 무성 무기음으로 'ㅋ'와 비슷한 ខ, ឃ kh [kʰ]와 대비된다. 한국어의 'ㄱ'에 대응되는 음은 없지만 'ㅂ, ㅍ, ㅃ', 'ㄷ, ㅌ, ㄸ'에 각각 대응되는 음이 있는 것이 타이어와도 비슷하다. 크메르어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지만 타이어는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함께 2004년 12월 20일 외래어 표기법에 그 표기에 대한 규정이 추가되었는데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을 반영하여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한글 표기에는 이례적으로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였다. 그러니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된소리 표기를 활용하여 អង្គរ Ângkôr는 '앙꼬(르)'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វត្ត Voat [ˈʋoat]의 표기는 더 까다로운 문제이다. 학자에 따라 [w], [β̞] 등으로 적기도 하는 첫 자음 វ v [ʋ]는 로마자 표기에서 v로 흔히 적지만 [w]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 좋겠다. 타이어 표기법에서도 로마자로 v로 흔히 적는 음을 [w]로 취급한다. 그런데 뒤따르는 이중모음 [oa]와 합칠 때는 '워아' 또는 '오아'로 적을지, 예외적으로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와 가깝게 '와'로 적을지 고민된다. 이중모음 [oa]는 학자에 따라 [oə]로 적기도 한다.
일단 익숙한 '와'로 적기로 한다고 해도 저절로 វត្ត Voat가 '와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메르어에서 어말의 [t]는 불파음(不破音), 즉 터뜨리지 않는 소리인 [t̚]이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hype [ˈhaɪ̯p], height [ˈhaɪ̯t], hike [ˈhaɪ̯k] 등의 단어를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할 때에는 어말의 [p], [t], [k] 등을 터뜨리기 때문에 '하이프', '하이트', '하이크'처럼 들리는데(물론 '으' 모음이 실제 있는 것은 아니고 [p], [t], [k]가 각각 초성 'ㅍ', 'ㅌ', 'ㅋ'인 것처럼 발음된다는 것을 흉내낸 것이다) 빠르게 발음할 때에는 파열 도중에 기류를 막아 '하입', '하잇', '하익' 비슷한 불파음이 될 수가 있다. 즉 영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해도 되고 그러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선택 사항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어의 '밥', '밭', '밖'을 천천히 발음할 때의 영어처럼 '바브/바프', '바트', '바끄/바크'처럼 [p], [t], [k]를 터뜨려서 발음했다가는 딱 외국인 억양이 된다. 한국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이 영어처럼 선택적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불파음이기 때문이다. 보통 발음 기호에서는 불파음 여부를 따로 나타내지 않지만 굳이 불파음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폐쇄음 기호의 오른쪽 위에 모서리 모양 부호를 더해서 [p̚], [t̚], [k̚] 등으로 적는다.
크메르어에서도 어말 폐쇄음은 필수적으로 불파음이므로 크메르어 발음을 살리려면 '와트'보다는 '왓'(또는 '워앗', '오앗')이 더 어울리는 표기이다. 하지만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는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는 모두 '으'를 붙여 적도록 했기 때문에 '와트'로 쓰는 것이다. 세계의 여러 언어 가운데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그렇게 원칙을 정한 것이다.
크메르어에서 '사원'을 뜻하는 វត្ត Voat는 '울타리 친 장소'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वाट vāṭa에서 나왔다. 크메르 제국에서 쓴 말은 고대 크메르어이지만 문자 언어로는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주로 썼으며 대부분의 기록을 산스크리트어로 남겼다. 산스크리트어는 크메르 제국 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문자 언어로 쓰여 옛 한국과 일본에서 문자 언어로 쓰인 한문과 비슷한 역할을 하였다. 또 산스크리트어와 가까운 인도의 언어인 팔리어도 불경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널리 전해졌기 때문에 오늘날 크메르어 어휘의 상당수는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에서 왔다. '앙코르' អង្គរ Ângkôr도 어원을 따지면 결국에는 '도시'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낱말인 नगर nágara '나가라'에서 왔다. 이런 인도계 차용어는 크메르어 철자에 따른 일반적인 발음 규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크메르어를 배울 때 헷갈리기 쉽다. វត្ត Voat도 크메르어 철자만 보면 모음이 ô [ɔ]이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oa [oa]인 것은 인도계 차용어이기 때문이다.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은 타이어도 마찬가지이다. 타이어의 วัด wat [wát] '왓'도 크메르어의 វត្ត Vôtt와 뜻과 어원이 같다. '새벽 사원'을 뜻하는 방콕의 왓 아룬(วัด อรุณ Wat Arun [wát ʔarun])을 예로 들 수 있다.
'왓 아룬'은 2004년 12월 20일에 추가된 타이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이다. 타이어 표기법에서 음절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이전에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 따라 '와트 아룬'으로 적어야 했지만 타이어 표기법의 제정으로 음절말 폐쇄음이 언제나 불파음으로 발음되는 실제 발음과 가깝게 '왓 아룬'으로 표기가 바뀐 것이다.
라오스의 공용어인 라오어에서 사원을 뜻하는 단어는 ວັດ wat [wat]이다. 라오 문자는 타이 문자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지만 라오어는 타이어와 서로 의사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타이어와 라오어가 동일 방언 연속체에 속한다고 보기도 한다. 발음도 상당 부분 비슷하며 음절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도 당연히 같다. 그러니 라오어 ວັດ wat는 타이어 วัด wat처럼 '왓'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라오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한 적이 없다. 그러니 현행 방식으로는 라오어 ວັດ wat는 '와트'로 적어야 한다.
예를 들어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황금 도시 사원'을 뜻하는 Wat Xieng Thong (라오어: ວັດຊຽງທອງ Wat Xiang Thong [wat síəŋ tʰɔ̌ːŋ])은 통용 로마자 표기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면 '와트 시엥 통'이다. 하지만 '왓 시엥 통'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사실 '도시'를 뜻하는 ຊຽງ xiang [síəŋ]의 이중모음을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따라 '왓 시엉 통' 또는 '왓 시앙 통'이 더 나을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 참고로 이에 대응되는 타이어 이름은 วัดเชียงทอง Wat Chiang Thong [wát ʨʰia̯ŋ tʰɔːŋ]이며 여기에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왓 치앙 통'이다.
이처럼 '사원'을 뜻하는 크메르어의 វត្ត voat, 타이어의 วัด wat, 라오어의 ວັດ wat는 세 언어 모두 음절말 [t]가 불파음 [t̚]를 나타낸다. 하지만 현재 운이 좋게 표기법이 따로 있는 타이어 단어만 '왓'으로 적고 나머지 둘은 '와트'로 적는 것이 현행 방식이다. 앞으로 크메르어와 라오어 표기법이 마련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음절말 [t]를 받침 'ㅅ'으로 적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Pol Pot, ប៉ុល ពត Pŏl Pôt [pɔl pɔːt])도 '뽈 뽓'으로 표기가 바뀌고 흔히 '시엠립'이라고 부르고 표준 표기는 '시엠레아프'인 앙코르 와트의 관문인 Siem Reap(សៀមរាប Siĕm Réap [siəm riəp])도 '시엄리업'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언어 가운데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를 예외 없이 받침으로 적게 하는 언어는 타이어와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 2004년 12월 20일에 표기 규정이 추가된 동남아시아 3개 언어 뿐이다. 베트남어의 승려 Thích Nhất Hạnh [tʰǐk ɲɜ̌t hɐ̂ʔɲ]은 국내에 '틱낫한'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트남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틱녓하인'이다. 통용되는 표기와 규정에 따른 표기 모두 'ㄱ', 'ㅅ' 받침을 썼다. 베트남어의 어말 폐쇄음도 불파음인 까닭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표기법에서는 한술 더 떠서 유성 폐쇄음 /b/, /d/, /ɡ/도 어말에서 받침으로 적게 했고 심지어 마찰음 /f/, /x/도 받침으로 적게 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통화 단위인 ringgit [riŋɡit]을 '링깃'으로 적을 뿐만이 아니라 이름인 Ahmad [a(h)mat]은 '아맛'으로 적고 Yusuf [jusuf]은 '유숩'으로 적는 것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에서 음절말의 /b/, /d/, /ɡ/는 보통 불파음인 [p], [t], [k]로 발음되기 때문에 이렇게 정한 것이다. /f/, /x/도 외래 음소이니 각각 /p/, /k/와 합쳐질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정한 것 같은데 실제 발음을 관찰하면 적어도 /f/는 음절말에서도 마찰음으로 제대로 발음하니 이를 살려 Yusuf는 '유수프'와 같이 적는 것이 더 나았을 듯하다. 마찰음인 /s/는 어말에서 '스'로 적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기존 연구만 보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어말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kobalt [kobalt] '코발트' 같은 최근의 차용어에서는 폐쇄음이 어말 자음군의 마지막 자음이라서 한글로 옮길 때 받침으로 적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예외가 있더라도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아가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 고유 어휘에서 철자상의 어말 -k는 성문 폐쇄음 [ʔ]로 발음되는데 이는 그 전에 불파음 [k̚]의 단계를 거쳤다는 것을 입증한다.
지금까지 살핀 언어와 같이 음절말, 특히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언어는 주로 아시아에서 발견된다. 한국어를 비롯해 크메르어, 타이어, 라오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모두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쓰이는 언어이다.
동남아시아 3개 언어 표기 규정이 추가되기 이전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아시아 언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뿐이었다. 그런데 표준 중국어와 일본어에는 어말 폐쇄음이 없다. 즉 'ㅂ', 'ㅅ', 'ㄱ' 등의 받침으로 적을만한 음이 어말에 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한자음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의 중국어는 어말 폐쇄음이 있었으며 지금도 표준 중국어가 속한 북방어를 제외한 광둥어, 민난어 등 다른 중국어계 언어에는 보통 어말 폐쇄음이 남아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불파음으로 발음된다. 기존 표기 용례 가운데 표준 중국어 이외의 다른 중국어계 언어 발음을 따른 것들이 종종 있는데 여기서 어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홍콩의 첵랍콕(Chek Lap Kok, 광둥어: 赤鱲角 Cek3laap6gok3 [ʦʰɛ̄ːk.làːp.kɔ̄ːk]) 공항, 싱가포르의 고촉통(Goh Chok Tong, 민난어: 吴作栋 Gô Chok-tòng [ɡɔ̌ ʦɔk tɔ̭ŋ]) 전 총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영어에서 쓰는 로마자 표기를 거친 간접적인 한글 표기이긴 하지만 앞으로 광둥어와 민난어 표기법을 따로 마련한다고 해도 받침으로 적을 것이다.
중국어와 같이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티베트어와 버마어도 어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티베트어 이름인 དགེ་ལེགས་ dge legs Gelek [kèlèʔ, -lèk]은 '겔레그'나 '겔레크' 대신 '겔렉'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비슷하게 티베트어에서도 어말 -k는 보통 성문 폐쇄음 [ʔ]으로 발음되고 격식을 갖출 때나 [k]로 발음한다.
그런데 버마어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다른 자음에도 적용되어 음절말의 -k, -t, -p, -s 등이 수세기 전에 이미 모두 성문 폐쇄음 [ʔ]로 합쳐졌다. 하지만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에서는 이들이 아직도 발음되는 것처럼 적을 때가 많다. Chauk라고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ချောက် Hkyauk이 한 예이다. 이 지명은 기존 용례에 '차우크'로 나와있지만 '차우'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다. 실제로 더 최근에 심의된 Kyaukpyu로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ကျောက်ဖြူ Kyaukhpru는 철자상의 음절말 -k를 무시한 '차우퓨'로 표기가 정해졌다. 하지만 앞으로 버마어 표기법을 정할 때 만약 성문 폐쇄음이 없는 경우와의 구별을 위해 이를 일부러 나타낸다면 '차욱'이든 '차웃'이든 받침을 써서 나타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필리핀에서 쓰는 타갈로그어도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이다(대신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달리 유성 폐쇄음은 음절말에서도 무성음화하지 않고 분명하게 발음된다). 필리핀 지명 가운데 Tarlac는 기존 표기 용례에서 '타를라크'로 쓰는데 '타를락'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필리핀에는 표준 필리핀어의 바탕이 되는 타갈로그어 외에도 지역마다 쓰이는 언어가 백여 개가 되지만 거의 모두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의 말레이·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하여 계통이 같으니 필리핀의 고유 언어를 표기할 때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가 공용어로 쓰이지만 자바어, 순다어, 이반어 등 계통이 같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지역별 고유 언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렇다고 아시아의 언어가 다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몽골어를 비롯하여 위구르어, 우즈베크어, 페르시아어 등 중앙아시아의 여러 언어와 벵골어, 힌디어, 타밀어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여러 언어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받침으로 처리하기 곤란하다. 그러고 보면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것은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버마어, 티베트어, 중국어 등이 쓰이는 지역을 경계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나타나는 지역적인 현상이다. 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하는 크메르어와 베트남어, 크라·다이 어족(타이·카다이 어족)에 속하는 타이어와 라오어,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에 속하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타갈로그어, 다른 언어와의 친연 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는 한국어 등 계통이 다른 여러 언어들에서 나타나므로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한 상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하겠다.
크메르어, 라오어 등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는 언어의 표기 세칙을 제대로 마련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아직 표기법이 마련되어있지 않더라도 이제부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언어를 표기할 때 어말 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적어도 사원을 뜻하는 단어가 타이어로는 '왓'이고 크메르어와 라오어로는 '와트'가 되는 불일치는 해결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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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발음 차이를 기반으로 한게 아니라면, 그저 소가 뒷걸음치다 쥐잡은 격이겠죠.
타이 동북부 이산 지방의 방언은 라오어에 속하는데 정치적인 이유로 타이에서는 타이어의 방언으로 간주된다는 껄끄러운 문제도 있습니다.
약간 비슷한 예로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마련하면서 정작 벨기에 북부에서 네덜란드어를 쓴다는 것은 고려한 흔적이 없습니다. 당시에 마련한 용례집에는 네덜란드와 수리남, 퀴라소 등 네덜란드어 사용 지역의 고유명사 표기를 다룬 반면 벨기에 고유명사는 전혀 다루지 않습니다. 표기 규정 자체도 벨기에에서 쓰이는 발음에 대한 고려 없이 네덜란드 북부식 발음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고요.
2. 같은 이치로, 꼰바웅 왕조의 초대 왕 Alaungpaya [lá pjá] 역시 발음을 감안하면 알라웅파야가 아닌 얼라운 퍼야가 맞겠군요?
3. 꼰바웅 왕조의 서울이었던 Mandalay [màdlé]는 만덜레가 맞을까요?
4. 미얀마의 전 서울인 랑군이 미얀마어 발음으로는 양곤이라더군요. 그런데 위키백과를 보니 [jàò mjo]라 된 것을 감안하면, 양곤도 틀린 발음으로, 사실은 얀고운 묘가 맞나요?
5. 몇 해 전에 미얀마가 Naypyidaw로 천도했지요. 이를 한국에서는 으레 네피도라 하던데, 발음 기호가 [nèpjìd]인 것을 감안하면, 네쁘이도가 맞을까요?
6. 영국에 맞서 반란을 일으켜 왕을 자처했던 독립 영웅 Saya San 말이죠. 미얀마어로는 [sjà sà]이라 하던데, 영어의 sh와 같은 발음으로 간주하여 셔야 산 또는 스허야 산이라 표기하면 될까요?
7. 지금까지 계속 미얀마라 했지만, 듣자하니 버마가 맞는 이름이라고도 하더군요. 보니까 미얀마어로는 버마를 [bmà], 미얀마를 [mjmà]라 한다던데, 이를 한글로 표기하면 각기 버마와 며마가 맞나요?
8. 위키백과를 보니 비록 현대 발음으로는 며마이지만 원래 발음은 Mranma였다던 것 같은데요. 저 발음은 뭐라 읽어야 할까요? 음란마? 므란마?
9. 그것도 그렇지만, 동남아 언어에서는 를 ㅓ가 아닌 ㅡ로 표기하는 관습이 있는 것 같더군요. 말레이어의 slamat을 슬라맛으로 표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혹시 버마어, 크메르어, 타이어 등의 역시 ㅓ가 아닌 ㅡ로 표기해야 했던 것은 아니겠죠? 설마 그렇다면 Burma는 브마, Myanmar는 미으마, Mandalay는 만들레가 될까요?
2. 버마어에서는 두 음절 단어에서 앞의 음절이 약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운모가 []가 됩니다. 하지만 음절 약화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여러 음절로 된 이름에서 우리가 버마어의 단어 경계를 알아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버마어의 음절 약화는 로마자 표기에도 반영하지 않으며 한글 표기에도 반영할 이유가 없습니다. Alaungpaya는 '알라웅파야'로 적으면 됩니다.
3. 마찬가지 이유로 Mandalay도 버마어 발음을 따르면 '만달레'가 좋습니다.
4. 버마어 '묘' myo (mrui)는 '시'라는 뜻입니다. 서울시를 로마자로 Seoul이라고 하지 Seoul-si라고 하지 않는 것처럼 한글 표기에서 '묘'는 제외해야 합니다. 한편 단어 내부의 비음 음소는 뒤따르는 자음과 같은 조음 위치의 비음으로 실현되므로 Yangon을 '양곤'으로 적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위키백과에서 쓰는 발음 표기에서는 버마어의 비음 음소를 []으로 통일해 적고 있지만 이처럼 위치에 따라 발음 양상이 다양합니다.
5. 음절초 [pj]를 끊어 적을 이유가 없습니다. '네피도'가 표준 표기이고 된소리를 반영한다면 '네삐도'로 적을 수 있습니다.
6. 버마어의 [s]는 [s]에 기식음이 붙은 것이지 영어의 sh []와 혼동해서는 안됩니다. 된소리를 쓸 경우 'ㅅ'을 쓸지 'ㅆ'을 쓸지의 문제가 있지만 한국어의 발음과 정확히 대응시키기 어렵고 젊은 층에서 버마어 [s]와 [s]의 구별이 사라지고 있으니 [s]처럼 'ㅅ'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Saya San은 '사야 산'으로 적으면 됩니다.
7. 버마와 미얀마의 국호 문제는 짧게 설명드리기 힘듭니다. 결국은 같은 이름인데 위상에 따라 형태가 달라진 것입니다. 버마어 발음을 따른다면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음절 약화를 반영하지 않고 Bama는 '바마', Myanma는 '먄마'로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미안마'도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어의 표기에서 mian '몐', miao '먀오'로 적는 것처럼 버마어 myan, myo도 '먄', '묘' 등으로 합쳐 적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8. Mranma는 '므란마'로 적으면 됩니다. mr-는 여기서 단순히 음절초 자음군입니다.
9. []의 표기는 각 언어의 사정을 고려하여 정해야 합니다. 말레이어의 []는 삽입 모음으로도 쓰이고 상당히 고모음으로 실현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으'로 표기하는 것입니다. 또 실제 발음에서 /r/와 위치가 뒤바뀌는 경우도 있어서 kertas가 [krtas] 또는 [krtas]로 발음되기도 하는데 []를 '으'로 적는다면 '크르타스'로 표기가 통일됩니다.
버마어에서는 영어에서처럼 다양한 모음이 강세에 따라 []로 약화되는 것인데 말씀드린 것처럼 음절 약화를 한글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고대 영어의 Ælfgifu를 앨비부가 아니라 앨브이부라 발음한다고 하셨잖아요. 영어에서는 j를 자음으로 취급하기 때문에요. 그래서 네삐도가 아니라 네쁘이도가 맞지 않나 한 것인데, 아닌가요?
3. 미얀마를 버마어로는 먄마로 적으라 하셨는데, 발음 기호가 [mjmà]인 것을 감안하면 먄마가 아니라 먀마가 맞지 않을까요?
4. 크메르어의 v를 w로 표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 발음은 터키어의 v와 같은 발음이더군요. 그렇다면 터키어의 v도 사실은 w에 더 가까운 발음이 나나요?
5. 마인어의 kobalt의 마지막 자음을 받침으로 적기가 불가능하다 하셨는데, 그냥 코발릇이라 표기하면 어떨까요?
6. 티베트어의 Gelek도 발음이 [kèlè, -lèk]인 것을 감안하면 껠레나 껠레끄가 가장 적절한 표기 아닐까요?
2. 고대 영어의 Ælfgifu는 Ælf-gifu로 분절되지만 Naypyidaw는 Nay-pyi-daw로 분절됩니다. py는 원래의 /pr/가 바뀐 음으로 첫소리 위치에 오는 자음군이니 한 단위로 취급해야 합니다.
3. 버마어에서는 [mjmà]에서와 같은 음절 약화 현상이 꽤 일어납니다. 하지만 버마어 철자에는 나타나지 않으며 언제 나타나는지 일정한 규칙도 없기 때문에 로마자 표기에 반영될 때에만 a []를 \'아\'로 적고 나머지 경우에는 철자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4. 크메르어의 v는 //로 보통 적지만 위치에 따라 변이음 [w]로 실현되기도 합니다. 반면 터키어의 v는 [v]가 기본 음이며 위치에 따라 양순 접근음 [β]로 발음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같은 음소가 [v], [], [β], [w] 등 다양하게 실현되는 언어가 많으니 한글 표기에서 [v]로 취급할지 [w]로 취급할지는 언제나 기준이 뚜렷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터키어는 [v]를 기본음으로 삼고 표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립국어원이 예전에 준비했던 터키어 표기 시안에서는 일부 위치에서 [w]로 취급하기는 하지만요.
5. kobalt를 \'코발릇\'으로 쓰려면 마치 kobalet처럼 발음된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이 어말 자음군은 말레이인도네시아어에 영향을 끼친 영어와 네덜란드어에서처럼 발음된다고 봐야 합니다. \'코발트\'로 적는 것이 당연합니다.
6. 현대 티베트어에서는 원래의 /k/가 []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표기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보수적인 발음을 기준으로 \'ㄱ\' 받침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에서도 어말 /t/가 []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지만(예: cat [kæ])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t/로 보고 \'ㅅ\' 받침 또는 \'트\'로 적습니다. 또 불파음이니 \'으\'를 붙이는 것보다는 받침으로 적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Gelek [kèlè, -lèk]은 \'겔렉\'으로 적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티베트어에서 초성 k는 저성 음절에서 []로 유성음화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고 티베트 철자와의 관계도 고려해서 g로 적는 초성은 \'ㄱ\'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발음 기호에서 [k]로 적는다고 무조건 \'ㅋ\'이 아닙니다.
2. []를 ㅏ로 발음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끝소리님께서 미얀마를 버마어로는 Myanma, 즉 먄마로 발음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래서 발음 기호 [mjmà]를 봐도 ㄴ 받침은 없는데 어째서 그런 발음이 실현되냐고 물은 것입니다. 먄마가 아니라 먀마가 맞지 않냐는 것이지요.
3. 국호 문제 말인데, 위키백과에서 본 바에 따르면 본래는 이 나라의 국호는 Mranma, 즉 므란마였는데 영국이 마음대로 바마로 바꾸었다더군요. 그러니까 사실 군부 정권이 지정한 미얀마라는 국호가 더욱 올바른 것 아닐까요?
4. 이 나라의 공식 국호인 Pyidaunzu Thanmda Myma Nainngandaw [pjìdàz θàmda mjmà nààd]는 삐다웅주 상마다 먀마 나이능안도로 발음하면 될까요?
5. 티베트어에 자음의 3항 대립이 있으니, k를 ㄲ로 표기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Gelek은 겔렉이 아니라 껠레끄로 표기해야 할까요?
6. 받침 표기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ㅅ 받침이 문제입니다. 월남을 월남어식으로 표기하면 비엣 남이 되는데, 한국인은 이를 필시 비엔 남으로 읽을 것입니다. Viet이 Vien으로 잘못 발음되는 것입니다. 비에트 남으로 표기하면 이런 문제가 사라집니다. ㅅ 받침 뒤에 모음이 와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ㅅ 발음이 뒤의 모음과 결합하여 발음되는데, 이 때문에 Wat Arun이 와 사룬으로 발음됩니다. 와트 아룬 내지는 아뜨 아룬이 더욱 올바른 발음인데도 말이죠. 폴 포트도 뽈 뽓으로 표기한다면 '뽈 뽓은', '뽈 뽓을' 등의 경우에서 뽀슨, 뽀슬로 발음되고, Pol Pot가 아니라 Pol Pos로 착각할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ㅅ 받침은 외래어 표기에서 없애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7. ㄱ과 ㅂ 받침도 문제가 있습니다. 버나드 콘웰이 쓴 아서 왕 연대기라는 책에 나오는 아일랜드인 오잉구스 막 아렘이라는 사람의 이름 말인데, mac는 분명히 마크로 발음하는 것이 맞는데도 막이라 표기하면 마가렘으로 발음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마카렘이라 발음하는 것이 더 올바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귀네드의 왕인 Cunedda Wledig ap Edern이라는 사람도 쿠네다 울레디그 압 에데른으로 표기하게 될 것 같은데 실제 발음이 아 페데른에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역시 ㅂ 받침으로 표기하는 것이 문제 같습니다.
8. 영국의 수상 Anthony Eden을 보통 앤서니 이든이라 표기하던데, 혹시 이던이 맞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안토니 에덴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2. [mjmà]는 /mjàNmà/가 약화된 형태입니다. 로마자 표기에서 나타내는 형태가 이 약화되기 전의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먄마\'라고 적은 것입니다. 버마어로 \'먄마\'라고 발음된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버마어 발음은 발음 기호로 나타내야 하고 한글 표기는 한국어 화자가 쓰기 위한 것이니 이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3. 잘못 이해하셨습니다. Mranma는 옛 버마어에서 쓰인 이름을 로마자로 옮긴 것이고 영국은 영어로 이 나라를 Burma로 불렀지 버마어 이름을 바꾼 적은 없습니다. 버마가 독립한 후 영어 이름을 Burma로 썼다가 군부 정권이 Myanmar로 바꾼 것인데 버마어 국호가 아닌 영어 국호에 대한 논쟁입니다.
4. 버마어로 제대로 발음하려면 발음 기호를 보고 버마어 화자의 발음을 듣고 흉내내야 합니다. 이런 긴 국호를 한글로 옮기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버마어 인명이나 지명은 번역할 수 없으니 한글 표기를 고민해야 하지만 정식 국호는 \'미얀마 연방공화국\'이라고 번역하면 됩니다.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기 때문에 버마어 표기는 세부 사항을 어떻게 다룰지 정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단 하나 지적하자면 Nainngandaw는 Nain-ngan-daw로 분절되며 저라면 그냥 \'나잉안도\'로 적겠습니다.
5. 티베트어도 어느 방언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3항 대립 또는 2항 대립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한글 표기를 위해서는 철자에 따라 3항 대립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 때 티베트어 철자를 기준으로 로마자 표기를 한 것이 dge legs인데 여기서 g로 적는 음이 바로 \'ㄱ\'에 대응되는 음입니다. 그래서 \'겔렉\'으로 적자는 것입니다. 왜 계속 설명드리는데도 \'ㄲ\'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도 그렇고 티베트어도 그렇고 초성에서는 3항 대립이지만 종성에서는 발음이 하나로 중화됩니다. 한국어에서 \'악\', \'앆\', \'앜\'이 모두 [악]으로 발음되듯이 티베트어도 종성에서 무슨 문자가 오건 그냥 받침으로 처리하면 됩니다.
6. 일반적인 한국어 화자는 \'왓 아룬\'을 [와사룬]으로 발음하지 않습니다. 아니 \'왓아룬\'이라고 붙여 써도 그렇게 발음하지 않습니다. 받침 \'ㅅ\' 발음을 살리는 것은 \'이것아\'처럼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접미사 등이 붙을 때의 얘기입니다.
저는 \'인터넷\'과 같은 받침 \'ㅅ\'으로 끝나는 외래어를 쓸 때 \'인터넷을\' [인터네슬], \'인터넷이\' [인터네시] 등으로 발음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외래어는 한국어 조사를 붙여서 편하게 쓰면 되지 그럴 때 \'ㅅ\'이 발음된다고 뭐가 문제가 되나요?
7. 아일랜드어와 고대 브리튼어 발음을 아시나요? 왜 \'마카렘\', \'아 페데른\'이 올바르다고 단정하시는 것이죠? 언어마다 음성학적 단어 사이의 소리 연결은 처리 방식이 다릅니다. 영어로 get up을 \'겟 업\'이라고 쓰는 것을 보고 \'게 텁\'이 더 원래 발음에 가깝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실 \'겟 업\'이라고 쓰고 [게덥]이라고 발음하는 것이 [게텁]보다 일반적인 영어 발음에 가깝거든요.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구절 단위로 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단어 단위를 표기를 합니다. 그래서 mac Airem은 \'막\' / \'아렘\'으로, ap Edern은 \'압\' / \'에데른\'으로 끊어서 표기하는 것입니다.
8. Anthony Eden /ænt.n.i id.()n/은 사실 \'앤터니 이든\'으로 적는 것이 영국 발음에 가깝지만 Anthony의 표기를 논외로 하면 Eden은 \'이든\'이 더 알맞습니다. 여기서는 [n]으로도 발음될 수 있지만 보통 성절 자음인 [n]으로 발음됩니다. 강세 모음이나 // 뒤의 /dn/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얘기입니다. 비슷한 예로 Biden \'바이든\', Dryden \'드라이든\', garden \'가든\', Hayden \'헤이든\', hidden \'히든\', Snowden \'스노든\', sudden \'서든\' 등이 있습니다.
2. 와 사룬이라 발음하는 것이 틀린 것이었군요. 그렇다면 와 다룬이라 발음하는 것이 한국어 문법에도, 원어 발음에도 더 가까울까요?
3. 그나저나 Viet Nam은 한국어로 비엣 남인데, 이는 십중팔구 비엔 남이라 읽게 될 텐데, 실제로 월남어 화자나 영어 화자도 비엔 남에 가깝게 읽나요? Big Momma\'s House라는 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인 Big Momma를 등장인물들이 부를 때 들어보면 빙 마마로 들리지 비그 마마로는 잘 안 들리던데 말이죠.
4. 그나저나 오잉구스 막 아렘은 Oingus mac Arem인 줄 알았는데 Airem이라 쓰셨네요. 아이렘이라 표기해야 맞지 않을까요? 고대 아일랜드어는 라틴어처럼 표기와 발음이 동일했다던데요.
5. 70인역 성경을 라틴어로는 Septuaginta, 그리스어로는 hebdomekonta라 부릅니다. 라틴어에는 abdomen이나 agnomen 같은 단어가 있습니다. 디아도코스들이 전투를 벌인 Ipsos라는 곳이 있습니다. 시돈의 왕이었던 Abdalonymus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Actaeon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필리핀에는 Mactan이라는 섬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모두 받침을 살려 표기해야 할까요? 셉투아긴타, 헵도메콘타, 뭐 이렇게 말이죠.
6. Eden을 이든이라 읽어야 하다니 뜻밖입니다. 영어의 는 ㅓ로 표기해야 맞다고 여겼거든요. 그렇다면 발음이 들어가는 다른 단어들, 예를 들어 raven, heaven, Tilden, Wimbledon, Simmons, trident, iridescent도 그런 식으로 읽어야 할까요?
7. 그나저나 Eden이나 raven은 두 음절이 아니라 한 음절 단어인가요?
한국어도 3항 대립이 있지만 '각'은 보통 국제 음성 기호로 적을 때 [kak]으로 적는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발음 기호는 각 언어에 따라 제대로 해석해야지 3항 대립이라고 기계적으로 [k]는 'ㄲ'으로 옮길 수 없습니다.
2. 한국어 발음법에서는 '이것아', '빼앗아'와 같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사나 접미사가 붙을 때에만 받침 'ㅅ'의 발음을 살립니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첫아들' [처다들], '웃어른' [우더른]에서는 대표음 [ㄷ]으로 실현됩니다. 그러니 '왓 아룬'이라고 쓴다고 해도 한국어 발음법을 적용하면 [와다룬]이 됩니다. 이것은 한국어에서 쓰기 위한 형태이기 때문에 한국어의 연음 방식까지 원어의 발음에 가깝게 하려는 것은 무리입니다. 원어 발음에서는 '아룬'의 첫머리에 성문 폐쇄음 []가 오기 때문에 굳이 따지면 [왇|아룬]으로 끊어서 읽는 것이 가장 가깝습니다.
3. 한국어로 '비엣남'은 [비엔남]으로 발음되겠지만 다시 강조하자면 한국어의 연음 방식까지 원어의 발음과 가깝게 하려는 것은 무리입니다. 한국어의 이러한 자음동화는 베트남어와 영어에서는 똑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영어의 big momma에서 []가 따로 파열되지 않으므로 한국어 화자에게는 'ㅇ'으로 들릴 수 있지만 []과 합쳐진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에 '으'를 붙여서 '그'로 적는 것은 한글 표기에서 [k]와 구별하기 쉽도록 한 것이지 원어에는 없는 모음이기 때문에 '비그'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영어 big은 표기 규칙을 적용하면 '비그'이지만 관용 표기를 인정하여 '빅'으로 씁니다).
4. 오잉구스는 Oingus가 아니라 Óengus입니다. 고대 아일랜드어의 óe는 이중모음 [oi]입니다. 한편 ai, ei, oi 등에서 i는 단지 뒤따르는 자음이 '좁은 자음', 즉 구개음화된 자음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따로 음가는 없습니다. 실제 이중모음인 경우는 aí와 같이 씁니다. 고대 아일랜드어가 표기와 발음이 동일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5. 기타 언어의 표기 일반 원칙에서 모음과 자음 사이에서 유성 파열음(폐쇄음)은 '으'를 붙여 적고 무성 파열음(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되 뒤의 자음이 [l], [r], [m], [n]이면 '으'를 붙여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Septuaginta '셉투아긴타', βδομκοντα '헤브도메콘타', abdomen '아브도멘', agnomen '아그노멘', ψς '입소스', Abdalonymus '아브달로니무스', κταων '악타이온'과 같이 씁니다. Mactan은 '막탄'입니다. 여담으로 라틴어에서는 한국어와 비슷한 자음동화가 일어나서 gn의 g는 []으로 발음되었습니다. 즉 라틴어도 표기와 발음이 동일했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자음동화는 한글 표기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즉 agnomen은 '앙노멘'이 아니라 '아그노멘'으로 씁니다.
6. Eden을 '이든'으로 쓴 것은 발음을 [id.n]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n]은 성절 자음, 즉 음절을 이루는 자음입니다. 영어의 /n/은 환경에 따라 모음과 [n]의 연속인 [n]으로 발음될 수도 있고 모음 없이 그대로 [n]이 발음되는 성절 자음이 될 수도 있는데 Eden과 같은 경우는 성절 자음이 우세하기 때문에 '이든'과 같이 적는 것입니다. little [lt.l] '리틀', rhythm [ð.m] '리듬' 등도 마찬가지로 [l], [m]이 성절 자음으로 보고 표기한 것입니다.
영어의 한글 표기에서 /n/은 실제 발음에서 성절 자음으로 발음되는지, 모음과 자음의 연속으로 발음되는지를 고려해서 표기하기도 하지만 꼭 이를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어말 /nd/, /nt/의 경우는 성절 자음이 우세하더라도 '언드', '언트'로 적는 것이 보통이고 -tion /n/ 같은 경우도 성절 자음이 우세하지만 []와 '은'을 결합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션'으로 적습니다. 영어 지명 및 거기에서 나온 인명에 흔히 등장하는 -ton /tn/, -don /dn/은 발음과 상관 없이 각각 '턴', '던'으로 통일하는 것이 요즘의 표기 원칙입니다. 철자상 -an, -on 등으로 나타나는 것도 보통 '언'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Newton, Jordan은 성절 자음을 써서 각각 [njut.n], [d.n]으로 보통 발음되지만 표준 표기는 '뉴턴', '조던'입니다. 이런 표기 방식을 따르면 raven '레이븐', heaven '헤븐', Tilden '틸든', Wimbledon '윔블던', Simmons '시먼스', trident '트라이던트', iridescent '이리데선트'입니다.
7. 음절 구분 표시(.)에서 볼 수 있듯이 Eden [id.n], raven [ev.n]은 분명히 두 음절입니다. [n]은 스스로 음절이 될 수 있는 성절 자음이기 때문입니다.
2. 유성음은 받침으로 적지 않는 것 같군요. 그렇다면 다윗의 아들 압살롬이나, 영어의 obtain이나 그 어원인 라틴어의 obtineo, 영어의 obfuscate나 라틴어의 obfuscare, 영어의 obstruction이나 라틴어의 obstructio, 영어의 observe와 라틴어의 observo 같은 것들은 받침으로 발음 및 표기하지 않는 것인가요? Habsburg와 Kriegsmarine를 하브스부르크와 크리그스마리네로 표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도통 감이 안 잡힙니다.
3. 라틴어에서 gn이 []으로 발음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노르웨이의 Magnus 왕도 망누스라 표기하는 것을 보면 노르드어도 그런 것 같더군요. 월남어에서는 Nguyen을 응우옌이라 발음하는데, 같은 이치로 라틴어의 Gnaeus나 노르드어의 Gnupa를 응아이우스와 응우파로 발음하는 것은... 아니겠죠?
4. 노르드어 하니 말인데, 노르드어로 데인족을 Dani, 스비아족을 Svii라 표기하더군요. 복수형은 Danir와 Sviar인 것 같던데요. 한국어로는 다니족과 스위이족이라 표기하는 것이 옳을까요, 아니면 어근을 살려서 단족과 스위족이라 표기하는 것이 좋을까요?
5. 버마어나 티베트어에는 띄어쓰기가 없는 것 같은데도, 알라웅파야나 사야 산, 달라이 라마, 텐진 갸초 같은 이름의 IPA 발음 기호를 보면 띄어쓰기가 있더군요. 저 언어들에 띄어쓰기가 없다면 발음 기호에도 없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있나요?
6. 키릴 문자로 쓰는 현대 몽골어에는 띄어쓰기가 있지만, 전통 몽골어나 만주어, 파스파 문자에는 본래 띄어쓰기가 없었나요? 매우 불편할 것 같네요.
7. 마젤란을 죽인 자로 유명한 Lapu-Lapu를 라푸라푸라고 표기하던데, 라풀라푸가 맞지 않을까요? 타갈로그어는 본래 하이픈도 안 썼을 테고, 실제로는 다들 라풀라푸라고 발음했을 것 같네요. 언젠가 본 영어 동영상에서도 라풀라푸라 발음하더군요.
고대 그리스어의 표기에서도 마찬가지라서 Κκλωψ Kúklps는 '키클롭스'로, Πλοψ Pélops는 '펠롭스'로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어 φθαλται Hephthalîtai, 라틴어 Hephthalitae의 어근 Hephthal-은 '헤프탈'로 적습니다. 만약 무기음 π p로 바뀐다면 '헵탈'로 적겠지만 유기음 φ ph가 유지되기 때문에 '헤프탈'로 적는 것입니다. 현대 그리스어와 대부분 유럽 언어에서는 유기음 φ ph가 [f]로 변했기 때문에 더더욱 '프'로 적습니다.
아랍어 allhu akbar에서는 조금 얘기가 다릅니다. 약 10년 전 국립국어원에서는 아랍어 표기 시안을 준비했는데 아직까지도 정식으로 고시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표기 시안에서는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표기 예를 보면 겹자음을 제외하고는 어중의 무성 파열음은 받침으로 적지 않고 '으'를 붙여 적습니다. maktab '마크탑', mabakh '마트바크'와 같이 말입니다. 그래서 이 시안을 따르면 '알라후 아크바르'가 됩니다. 이처럼 기타 언어의 표기 일반 원칙과 다르게 처리할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랍어 표기 시안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대로 따르기가 조금 곤란합니다.
2. 여기서 유성음은 철자가 아니라 발음 기준입니다. 독일어의 Habsburg [hapsbk] '합스부르크'에서는 첫째 b가 무성음 [p]로 발음되기 때문에 받침으로 적는 것입니다. 한편 Kriegsmarine [kiksmain]는 '크리크스마리네'로 적어야 합니다. g가 무성음 [k]로 발음되지만 앞의 모음이 긴 모음이므로 받침으로 적지 않고 '으'를 붙입니다. 이 부분에서 독일어의 표기는 영어의 표기를 따릅니다.
원칙적으로 영어의 유성 폐쇄음은 '으'를 붙여 적어야 하지만 특히 짧은 모음 뒤에서는 관습의 영향으로 [b], []는 받침으로 적는 경향이 큽니다(예: big '빅', club '클럽'). obfuscate /b.fsk.et, -f.sket/, obstruction /b.stk.()n, b-/, observe /b.zv, b-/는 원칙적으로는 '오브퍼스케이트', '오브스트럭션', '오브저브'로 적어야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observer는 '옵서버'로 수록되어 있습니다(s도 [z]로 발음되는데 'ㅅ'으로 옮겼습니다). abstract '앱스트랙트' 같은 예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짧은 모음 뒤의 [b]는 받침으로 적는 것을 허용하되 그 기준에 대해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틴어 obtineo, obfuscare, obstructio, observo 같은 경우는 고전 발음에서도 철자 b가 자음 동화로 무성음 [p]로 발음되었다고 봅니다. 그래서 '옵티네오', '옵푸스카레', '옵스트룩티오', '옵세르보'와 같이 적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3. 스웨덴어와 노르웨이어에서는 Magnus의 g가 []으로 발음되지만 덴마크어와 아이슬란드어에서는 그렇게 발음되지 않으니 고대 노르드어에서도 Magnus의 g가 []으로 발음되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또 이는 모음이 선행될 때에나 적용되는 얘기이므로 라틴어 Gnaeus도 그냥 '그나이우스'입니다. Gnupa는 당연히 '그누파'이고요. 베트남어의 Nguyn은 하노이 기준으로 [win]인데 한국어에는 어두에 []이 올 수 없기 때문에 '응'으로 적는 것으로 약속한 것입니다. 실제 발음은 어두에 []을 넣은 '위언'과 가깝습니다.
4. 단수형 Dani '다니', Svíi '스비이'는 종족 이름이 아니라 거기에 속한 사람 한 명을 이르는 것이고 종족 이름으로는 복수형 Danir '다니르', Svíar '스비아르'를 씁니다. v는 고대 노르드어에서 [w]로 발음되었지만 거기서 나온 현대 언어에서 보통 [v]로 발음되니 라틴어의 v처럼 'ㅂ'으로 적는 것이 편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종족 이름은 어근만 옮기는 것을 선호하니 고대 노르드어 Danir, Svíar를 기준으로는 '단족', '스비족'이 좋겠지만 이들은 원어를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여러 형태의 표기가 가능합니다.
5. 원어의 정서법에서 띄어쓰기가 없다고 해서 단어 구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발음 기호에서 단어 구별을 나타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띄어 쓴 것은 원어의 띄어쓰기를 따를 필요가 없습니다. 띄어쓰기는 각 언어마다, 표기 체계마다 방식이 다르므로 일치하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되고 New Zealand가 '뉴질랜드'가 된다고 이상할 것이 전혀 없습니다.
6. 전통 몽골 문자와 만주 문자에는 띄어쓰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랍 문자에서처럼 어말에서 쓰는 자형이 따로 있습니다. 파스파어에도 띄어쓰기가 있던 것 같습니다.
7. Lapu-Lapu라는 철자가 쓰인다는 것은 그 이름을 적어도 두 요소로 구별할 수 있다는 뜻이고 한글 표기는 요소별로 표기를 정한다는 암묵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심지어 원 철자에서 하이픈을 쓰지 않는 Disneyland 같은 경우도 Disney-land로 분석하여 '디즈닐랜드'가 아니라 '디즈니랜드'로 씁니다. 그래서 Lapu-Lapu는 '라푸라푸'로 적는 것입니다.
2. 석가모니를 산스크리트어로는 Siddhartha Gautama라 표기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고타마 싯다르타라 표기합니다. 고타마와 싯다르타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 아니라 가우타마가 고타마로 바뀌었고, d를 겹자음으로 표기했습니다. 심지어 고따마라 표기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Buddha도 부다, 붓다, 붓드하 중에서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석가모니의 제자이자 적인 Devadatta도 데바닷타라고 보통 표기하는데 데바다타가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3. 마우리아 왕조를 무너뜨린 Pushyamitra를 푸슈야미트라라 표기하는 것이 맞을까요? 그리고 이 사람이 세운 왕조를 위키백과에는 슝가라 하던데 제가 전에 읽은 책에서는 숭가라 하더군요. 무엇이 맞을까요?
4. Prithviraj, Rajput, Hijra처럼, 자음 앞이나 어말에 j가 오는 경우는 지로 표기해야 할까요?
5. 아랍어에서 어말에 b가 오면 받침으로 표기합니다. 불파음으로 발음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Nawab, Aurangzeb, Mahdub Ali Khan, Nana Sahib는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요? 나와브는 아랍어에서 기원한 단어이기는 한데 무굴 제국의 국어는 페르시아어였는데다 벵골의 통치자를 나와브라 불렀으니 아랍어 표기법을 적용하지 않고 페르시아어나 벵골어 단어로 간주해서 표기해야 맞는 것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우랑제브와 마흐두브는 어느 언어에서 기원했는지조차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아우랑그제브라는 발음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히브는 아랍어에서 기원했지만 나나 사히브는 마라타족이어서 역시 아랍어 표기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6. 노르드어처럼 인도에도 자음 뒤에 ya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Haryana, Maurya, Pandya, Madhya Pradesh, Chanakya, Kautilya, Katyayana가 그 예인데,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좋을까요? 하르야나, 하리아나, 하랴나 이 셋 중에서 말이지요. 십대제자의 일원인 가전연은 카트야야나라고 표기하는 것 같더군요.
7. 마라타 제국의 시조 시바지의 성을 Bhonsle라고도 하고 Bhosale라고도 하는 등 로마자 표기조차 통일되지 않았는데요. 이 사람의 성의 정확한 표기와 발음은 대체 무엇일까요?
8. 마라타에는 Peshwa라는 관직이 있었는데, wa는 ㅘ에 해당하니 페쇼아라 표기하면 될까요?
9. 메와르 왕국을 다스린 Sisodia 가문도 Sishodia, Sisodya, Sisodiya 등 여러 표기가 있던데, 뭐가 맞는지 혹시 아시나요?
10. 산스크리트를 산스크리트어로는 [sskrtm]이라 발음한다더군요. 프라크리트는 prkta라 하는 것 같던데요. 원어 발음을 살려서 표기하면 성스크르텀어와 프라크르타어가 맞을까요?
저는 이런 인도의 4항 대립 언어에 된소리를 쓰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한국어는 3항 대립만 있으니 어차피 4항 대립을 온전히 나타내지 못하며 공용어 지위를 가진 언어만 22개가 되는 인도의 복잡한 현실을 고려한다면 표기 문제가 정말 복잡해집니다. 예를 들어 Chennai는 타밀어 기준으로 표기해야 할까요, 아니면 원어인 텔루구어 기준으로 표기해야 할까요?
2. Siddhrtha는 '싯다르타'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표준 표기입니다. 동명이인 Gautama는 '가우타마'로, Buddha는 '붓다'로, Devadatta는 '데바닷타'로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옵니다. 산스크리트어로 보고 기타 언어의 표기 일반 원칙을 적용하면 '시다르타 가우타마', '부다', '데바다타'가 되겠지만 관용을 인정한 표기로 봐야 하겠습니다.
산스크리트어 au [u]는 후에 여러 언어에서 '오' 비슷한 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힌디어에서 au는 []로 발음되며 같은 이름은 힌디어로 Gautam '고탐'이 됩니다. 그러니 어느 발음 전통을 따르냐에 따라 '고타마'도 될 수 있겠습니다. '고타마 싯다르타'와 같이 쓰는 것은 Gautama가 성이라서 동아시아식으로 성을 먼저 쓰는 것으로 순서를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3. Puyamitra는 표준 표기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기타 언어의 표기 일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y가 자음과 모음 사이에 있을 때 앞의 자음과만 합쳐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푸시아미트라'가 되겠지만 기존 산스크리트어 표기 용례는 Vaiya '바이샤'처럼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푸시아미트라'가 무난하겠습니다. uga는 '슝가'로 적는 것이 좋겠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숭가^왕조(Sunga)'로 실려있습니다. 산스크리트어에서 는 [] 또는 []로 발음되었지만 부호 없이 쓰면 s가 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akuntal '샤쿤탈라', Arthastra '아르타샤스트라' 등에서는 를 [] 또는 []로 취급하니 '숭가'가 정착된 표기가 아니라면 uga는 '슝가'로 바꿔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4. 힌디어 등 인도 여러 언어의 로마자 표기에서 j는 보통 []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어말과 자음 앞에서는 '지'로 적으면 됩니다. Pthvrj '프리트비라지', Rjpt '라지푸트', hj '히지라' 등으로 적습니다.
5. 한글 표기를 원어의 발음하고 혼동하면 안됩니다. 아랍어 표기 시안에서 어말 b를 받침으로 표기하는 것은 한글 표기에서 정하는 약속이지 그렇다고 실제 원어에서 불파음으로 발음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랍어 발음에서 어말 b는 불파음이 아닙니다.
우르두어 navb는 '나바브', 벵골어 nôbab는 '노바브', 초기 신페르시아어 nawwb는 '나우와브'가 되겠습니다. 인도는 언어가 많다보니 무굴 제국의 역사 용어로는 초기 신페르시아어 표기를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페르시아어의 겹자음은 철자에도 나타나지 않고 인도 여러 언어에도 반영되지 않다보니 '나와브'라고 써도 큰 무리는 없겠습니다. 초기 신페르시아어는 오늘날 이란 페르시아어, 아프가니스탄 다리어, 타지크어 등으로 갈라졌는데 예를 들어 현대 이란 페르시아어로는 navvb '나바브'이지만 무굴 제국의 역사 용어 표기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아우랑제브(Aurangzeb)'가 실려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초기 신페르시아어 이름 Aurangzb이고 g가 따로 발음되므로 '아우랑그제브'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습니다. 우르두어 이름도 이를 그대로 딴 Aurangzb인데 우르두어도 힌디어처럼 au가 '오' 비슷하게 발음되다보니 '오랑그제브'가 됩니다.
Mahdub Ali Khan은 Mahbub Ali Khan의 잘못인가요? 페르시아어 Mahbb Al Khn은 '마부브 알리 한'이 되겠지만 인도에서는 페르시아어의 kh [x]가 [k]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으니 'ㅎ' 대신 'ㅋ'으로 적어 '마부브 알리 칸'으로 쓰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우르두어에서는 보통 [x]가 유지되지만 힌디어에서는 [k]로 대체되는 경향이 있고 영어에서도 물론 [k]로 대체합니다. 로마자 kh는 [x]를 나타내는지 [k]를 나타내는지 언제나 확인하기 어려우니 인도식 페르시아어에서는 'ㅋ'으로 통일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현대 인명이라면 원어를 따져 표기가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텔루구어 Mahabb l Khn은 '마하부브 알리 칸'으로 쓸 수 있습니다.
초기 신페르시아어 Nn hib는 '나나 사히브'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현대 이란 페르시아어로는 Nn heb '나나 사헤브'이지만 인도의 역사 인명으로는 초기 신페르시아어 형태가 어울립니다. 하지만 마라티어(마라타어) 형태는 Nnsheb '나나사헤브'입니다.
6. 완전히 통일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존 용례는 기타 언어의 일반 표기 원칙을 따라 y는 앞의 자음과만 합칩니다. '하리아나-주(Haryana)', '마우리아^왕조(Maurya)', '판디아^왕조(Pndya)', '마디아프라데시-주(Madhya Pradesh)', '카티아야나(Kty yana)' 등이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려있습니다. 하지만 '아르타샤스트라'의 뜻풀이에서 Kautilya는 '카우틸랴'로 적었는데 표제어로 나온 것이 아니므로 이것도 '카우틸리아'로 고치는 것이 좋겠습니다. Cakya도 표준 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차나키아'로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7. 이 이름의 마라티어 형태는 Bhosale '보살레', 힌디어 형태는 Bhosle '본슬레'입니다. 힌디어에서 은 앞 모음의 비음화로 나타나는데 s 앞에서는 그냥 'ㄴ'으로 적는 것이 관습입니다.
8. 초기 신페르시아어 pshw는 '페슈와'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sh를 자음 w 앞에서 '슈'로 적는 것입니다. 참고로 마라타어 형태는 peve, 힌디어 형태는 pev '페슈와'입니다(힌디어에서 자음 뒤의 v는 보통 [w]가 됩니다).
9. 힌디어 형태는 Sisodiy '시소디야'입니다. 하지만 다른 북인도 언어에서는 Sisaudiy라는 형태로도 검색되는데 개별 언어에 따라 '시소디야' 또는 '시사우디야'로 적을 수 있겠습니다. 펀자브어로는 Sisod '시소디아'입니다. 출신지를 따지면 라자스탄어로 쓰는 것이 좋겠지만 라자스탄어는 힌디어의 방언처럼 취급받아 라자스탄어 위키백과도 아직 따로 없으니 라자스탄어 형태는 확인하기 힘듭니다. 그러니 힌디어 형태를 기준으로 '시소디야'로 적는 것이 무난할 것 같습니다.
10. 고전 산스크리트어의 정확한 원어 발음은 알 수가 없지만 saskta-, prkta-는 각각 '산스크르타', '프라크르타'로 적는 것이 무난합니다. 이들은 어근이고 sasktam '산스크르탐', prktam '프라크르탐'은 중성 주격 단수 형태입니다. 은 원래 /m/ 또는 /n/의 마찰음 앞 변이음을 나타냈던 것으로 보이는데 'ㄴ' 받침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sskrtm]은 힌디어식 산스크리트어 발음입니다. a를 []로 발음하는 것이나 이 앞 모음의 비음화로 실현되는 것은 힌디어의 발음을 따른 것입니다. 고전 산스크리트어의 정확한 음가는 알 수 없지만 a는 [] 정도로 보고 그냥 '아'로 적는 것이 무난합니다. 심지어 힌디어의 표기에서도 통용 로마자가 u가 아닌 이상 a []는 보통 '아'로 적습니다. 발음만 고려한다면 은 조음 위치가 불특정한 비음으로 보고 'ㅇ'으로 적을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고전 산스크리트어의 n, 이 후기 불교 경전에서 으로 대체되는 일이 많고 인도의 여러 언어에서도 철자에서 이와 같이 n, 과 의 교체가 흔하기 때문에 마찰음 앞에서는 그냥 'ㄴ'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산스크리트', '프라크리트'는 힌디어 형태인 sanskt [snskrt], prkt [prakrt]에서 나왔습니다. 산스크리트어의 성절 자음 [r] '르'는 힌디어에서 [r] '리'로 바뀌었고 격어미가 탈락했으며 그로 인해 생긴 어말 a도 탈락했습니다.
2. 타밀 나두에는 Thanjavur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Pudukkottai 왕국을 다스린 Tondaiman 왕조가 있습니다. 언뜻 봐도 th, tt, t, d의 4항 대립처럼 보입니다. 제가 잘못 안 것인가요?
3. 톤다이만 왕조를 Thondaman, Tondiman이라고 표기하기도 하더군요. 어느 표기가 정확할까요? 시크 황제 란지트 싱의 성도 Sukerchakia, Sukerchukia 등으로 표기하던데, 무엇이 정확할까요?
4. 한국 불교계는 싯다르타나 붓다, 데바닷타, 목갈라나처럼 겹자음을 반영한 표기를 하더군요. 불교계는 산스크리트어에도 해박할 테니 그 표기가 맞나 했는데, 실제로 겹자음을 분명하게 살린 발음을 하나요?
5. 푸슈야미트라나 푸시아미트라는 표기법을 기계적으로 따라서 발음이 이상해진 결과 같은데, 푸샤미트라나 바이샤라 표기하는 것이 실제 발음에도 부합하고 표기 원칙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결과 아닐까요? 일단 sya는 샤로 표기하고, sha도 샤로 표기하니, shya 역시 샤로 표기하는 것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6. 제가 말한 Hijra는 힌디어 단어가 아니라 아랍어 단어를 말한 것입니다. 영어로는 보통 Hegira라 하지요. 이것도 아랍어로는 히즈라가 아닌 헤지라가 맞을까요? 사우디 아라비아의 Najd도 나즈드는 틀리고 나지드가 맞을까요?
7. 하이데라바드의 마흐부브 알리 칸을 실수로 마흐두브라 써버렸군요. 그런데 마부브가 아니라 마흐부브가 맞지 않을까요? 마흐부브가 아랍어에서 기원한 이름 같으니 아랍어 표기법에 맞게 마흐부브가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8. 용례에 따르면 y를 앞의 자음과만 합쳐야 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게 하면 실제 발음이랑 판이해지는 결과가 많더군요. 대표적으로 노르드어가 그렇습니다. 그런 면에서 끝소리님 생각에는 Maurya나 Kautilya 같은 산스크리트어 단어는 마우랴, 카우틸랴처럼 쓰는 것이 적당하다고 여기시나요?
9. 힌디어에서 을 s 앞에서는 ㄴ으로 적는다 하셨는데, 그러니까 실제 발음은 ㅇ으로 나지만 편의상 ㄴ으로 적는 것일까요?
10. 시소디야가 맞는 표기였군요. 산스크리트어 형태 역시 시소디야인가요? 그렇다면 마우리아, 카우틸리아, 판디아 같은 단어도, 산스크리트어나 힌디어, (판디아의 경우에는) 타밀어로는 마우리야, 카우틸리야, 판디야였던 것이 아닐까요? 시소디야 가문이 기원했따는 Suryavansha 왕조도 사실 수리야반샤가 맞다거나...
11. 라자스탄어는 힌디어의 방언으로 여겨지던데요. 즉 양 언어 화자 간에 의사소통이 문제 없이 될 뿐 아니라 단어의 형태도 동일하다고 보면 될까요? 벵골어나 마라타어와는 달리, 굳이 힌디어와 별개의 언어로 구분할 필요도 없을 만큼?
12. 민족명은 단족이나 스비족처럼 어근만 옮기는 것을 선호한다 하셨습니다. 이는 언어명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단어나 스비어처럼 말입니다. 그렇다면 힌디어, 마라티어, 팔리어가 아니라 힌두어, 마라타어, 팔어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칸나다어, 텔루구어, 말라얄람어 등 다른 드라비다어족 언어도 고유 어휘는 폐쇄음과 파열음 1계열만 씁니다. 글로 쓸 때는 산스크리트어를 비롯한 인도어파 언어에서 들어온 차용어를 나타내기 위해 4계열을 구별하지만 실제 발음은 무성 무기음으로 통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Thanjavur의 타밀어 이름은 Tañcvr입니다. Pudukkottai는 Putukkai입니다. Tondaiman은 Toaim입니다. 즉 타밀어 철자로는 p, t, , k, c 등 폐쇄음과 파열음이 1계열만 사용됩니다. kk, 같은 겹자음은 다른 계열로 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표면 발음에서는 이들이 모두 무성 무기음으로 발음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비음 뒤에서는 유성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에 Tañcvr는 [taau] '탄자부르'이고 Toaim은 [toaman] '톤다이만'입니다. 또 모음 사이에서는 마찰음 내지 접근음이 되기 때문에 Putukkai는 [puðukoa] '푸두코타이'입니다. 통용 로마자 표기는 이런 표면 발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Tañcvr의 첫음을 Th로 적은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Toaim (Tondaiman)과 타밀어 첫음은 같습니다. 아마 인도어파 어원을 의식한 철자거나 권설음 가 아닌 치음 t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 th로 적은 것이겠죠.
3. 타밀어 Toaim을 따지면 Tondaiman이 무난하겠습니다.
펀자브어 ukkarcakk [skkia]에서 a는 []를 나타내는데 []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여러 철자가 쓰이는 것입니다. Panjb의 a도 []이기 때문에 통용 표기인 Punjab에 따라 '펀자브'로 씁니다. 그래서 사실 '수커르처키아'가 가깝겠지만 펀자브어 이름에서 모음 a []가 나올 때마다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면 ukkarcakk라는 로마자 표기에 따라 '수카르차키아'로 적는 것이 좋겠습니다.
4. 불교계 뿐만이 아니라 예전에는 특히 원어의 철자에 반영된 경우 외래어의 겹자음을 한글 표기에도 나타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Lucky를 '럭키'로 적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한국어 성경에서도 '랍비', '므낫세' 등 겹자음을 반영한 전통 표기를 씁니다. 한글 표기에서 겹자음을 반영하는 문제는 원어에서 겹자음을 쓰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어쨌든 산스크리트어에서는 겹자음이 분명히 쓰입니다.
5. 잘못 아셨는데 기타 언어의 표기 일반 원칙에 따르면 y는 자음과 모음 사이에서 앞의 자음과만 합쳐 적으므로 sya는 '시아'로 적습니다. 그러니 a, a를 '샤'로 적더라도 ya, ya는 '시아'로 적습니다. 비슷한 예를 들자면 프랑스어의 chiant [j]은 '샹'이 아니라 '시앙'으로 적습니다.
6. 아랍어 hijra는 표준국어대사전에 통용 로마자 표기인 hegira에 따라 '헤지라'로 실려있습니다. 표준 아랍어 발음에 따라 표기한다고 해도 '히지라'로 쓰는 것이 좋을 텐데 예전에 국립국어원에서 준비했던 아랍어 표기 시안을 따르면 '히즈라'가 됩니다. j []를 자음 앞과 어말에서 '즈'로 적으라고 한 것은 이 아랍어 시안의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영어 단어 change, large에서는 어말의 []를 '지'로 적는데 익숙하면서 로마자 j로 적으면 같은 음인지 모르고 '즈'로 적으려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7. 아랍어에서 기원한 이름이라고 아랍어 표기법에 맞게 적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Jasmine이라는 영어 이름도 아랍어 Ysamn에서 기원했으니 '야사민'이라고 적어야 할까요? Emir라는 터키어 이름도 아랍어 Amr에서 나왔으니 '아미르'로 적어야 할까요? 참고로 아랍어 표기 시안을 따르면 Mabb는 '마흐붑'으로 적습니다. /p/가 따로 없는 아랍어에서는 어말의 b를 받침으로 적어도 상관이 없을지 모르지만 페르시아어나 우르두어에는 /b/와 /p/가 어말에 올 수 있으니 아랍어 표기 시안의 표기 방식은 이들 언어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8. 이탈리아어에서 Italia [italja], Mario [marjo]는 각각 '이탈리아', '마리오'로 적는데 이것도 실제 발음과 판이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것은 괜찮고 Maurya, Kautilya를 '마우리아', '카우틸리아'로 적는 것만 이상하게 생각하신다면 발음이 아니라 로마자 표기 때문입니다.
9. 힌디어의 은 앞 모음의 비음화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즉 a은 []으로 발음됩니다. 이런 모음의 비음화는 한국어에 없는 발음입니다. 한글로 어떻게 적든 원 발음을 정확하게 나타내지는 못합니다.
10. 시소디야의 산스크리트어 형태는 확인하기 힘듭니다. 또 힌디어 형태는 Sisodiy에서는 -iy이지만 Maurya, Kauilya, Pay에서는 -ya 또는 -y이니 혼동하면 안됩니다.
11. 정치적이나 문화적인 이유로 일개 방언으로 간주되더라도 언어학적 기준으로는 많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힌디어와 라자스탄어 사이에 얼마나 의사소통이 가능한지는 논란이 많습니다. 어쨌든 같은 언어의 방언이라도 어휘와 발음의 차이가 나게 마련이니 단어의 형태가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12. 그 얘기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거친 형태로 알려진 민족명에 관한 것입니다. 남아시아 민족명 및 언어명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힌디어', '마라티어', '팔리어'는 표준어로 굳어진 것입니다. '힌두'와 '힌디', '마라타'와 '마라티'가 동근이지만 '팔리'는 '팔'이라는 어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어근이니 '팔어'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