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15구간. 금북정맥의 최고봉 오서산을 가다!

[청학]

금북정맥15구간(우수고개-오서산 갈림길-오서산-금자봉-봉수지맥 갈림길-신풍고개)

1.일시: 2012년 11월 3일 토요일

2.참가인원: 구름님, 하늘님, 바람, 그윽한미소, 딱선생 그리고 나. 그러니까 주요 회원의 전부다 참석함.

3.날씨: 하늘은 높고 새파란데 눈을 약간 인간 세상에 내리깔면 혼탁한 기운이 감도는 그런 날씨임.

4.소요시간및 거리: 약 7시간이고 산행거리는 정확히 9.2km다.

출발

10여년전 충남의 진산인 오서산을 다녀오고 이번이 두번째 산행인데 그때는 이산의 유래나 기원을 알지 못한채 그저 밋밋하게 올라 별맛을 못느꼈었다.

이번에는 산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오서산의 유래나 전적을 살펴보고 산행하려고 자료를 찾아 보았다.

우선 충남에서는 세번째로 높은 산(첫번째가 서대산이고 그다음이 계룡산)이고 백두대간의 기운이 속리산에서 갈라져 한남금북정맥을  일으키고 이것이 용인의 칠장산에서 분기하여 금북정맥으로 응결된다.

이산맥이 남서쪽으로 달려 용맥이 숨을 고르며 서해의 기운을 만나 솟구치니 이것이 '오서산'이다.

'오서산'의 명칭은 태양속에 사는 금까마귀(삼족오)의 고사와 빼어난 지세에서 유래되었다고 하고, 평지 돌출형 육산으로 바다에서는 등대 역할을, 뭍에서는 태양이 넘나드는 길목이 된다고 한다.

일설에는 불교가 들어오면서 남인도 지방의 승려가 이산에 들어와 살았는데 그피부가 검다하여 '오서산'이라고 했다고 한다.

백제시대에는 백제 부흥운동의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했었고, 오서산의 동쪽은 금강산, 서쪽은 구월산, 북쪽은 묘향산의 기운에 버금가는 호서 지방 최고의 명산으로 人口에 膾炙되었다고 한다.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 당시 유명한 지관에게 물으니 "내포지역에 두개의 길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예산의 '가야산'이고 나머지 하나가 '오서산'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예산의 '가야산'은 2대 천자지지이고 '오서산'은 만대 영화지지라고 하니 대원군은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가야산'으로 묘를 이장했다고 한다.

결국 '가야산'의 '가야사'라는 절을 없애버리고 그곳에 남연군 묘를 이장하여 두명의 왕이 나왔으니 확실히 길지는 길지인데, 결국나라를 망하게 하는 최후의 임금이 되었으니 그것도 복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인걸은 지령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서산의 정기를 받은 김좌진 장군, 윤봉길 의사, 만해 한용운이 이지역 출신이고, 이지역이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성지로 추앙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땅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풍수지리를 논하지 않더라도 그땅을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지대하고 지대하다.

이렇게 장황하게 오서산 자랑을 하게 된것은 홍성군에서 협찬을 받아서가 아니라 여백을 채우기 위한 나의 꼼수임을 감지하시라들!

아무튼 이번 구간은 모처럼 좋은 산을 끼고 있어 그동안 참석치 못했던 '구름'님과 '하늘'님이 동행하기로 해서 특별한 산행이 될것 같다.

당일 강남터미널 오전 6시 40분 집결인데 '하늘'님과 '구름'님이 거리가 멀어 시간에 댈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시간에 도착되어 보령행 티켓팅을 할 수 있었다.

우수고개 도착 10시 17분

보령터미널에서 이곳 우수고개까지는 대중교통은 없고 해서 택시 두대로 이동함. 택시비 17,000냥으로 거리가 보령쪽이나 청양쪽이나 엇 비슷한 모양이다. 저쪽 택시 기사분은 연세가 있으신 분으로 이곳을 오는 내내 지역 명소와 유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했다고 하는데, 그런데 우리는 개털! 

'구름'님이 가르쳐 주신 꽃이름을 까먹었다. 그동안 산은 안다니시고 꽃이름만 연구하셨는지 모르는 꽃이 없다!

이 꽃이름 뭔가요?

산부추? 이꽃도 까먹었다. 나의 기억력을 믿어야지!

가시오가피 잎사귀인지 아니면 엄나무 잎사귀인지 알 수가 없다. 엄나무쪽으로 기울기는 하지만...

산도라지.

지금이 간식 먹을 타이밍은 절대로 아닌데 평평한 곳만 나오면 늘상 '바람'이 하는 말 "막걸리 한잔 먹고 가자!"

술도 별로 안좋아하면서 평지만 나오면 마시자고 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배낭 무게를 조금이라도 빨리 줄이려는 꼼수였다.

두분이 합류하니 간식의 종류가 늘었다 치즈에 바나나에 사과까지...

오서산 갈림길 도착 12시 7분.

이곳에서 오서산 왕복 60분이라 써있고 어느 것은 1시간 30분으로 수기로 표기되어 있다. 이곳에서 정상까지 1.7km이니 정상적인계산으로는 시간 반이 맞는 것 같다. 60분은 준족들에나 통하는 말일 것이고...

오서산 정상길과 내원사 그리고 공덕고개 갈림길. 이곳에서 오서산 정상까지는 0.9km 가파른 오르막 코스다.

이곳을 오르는 내내 힘든 내색들을 안한다. 전 전주의 가랭이 찢어지는 공룡능선의 고통을 이겨내고 더 단단해진 체력 덕인지 가볍게들 오르고 있다.

정상 바로 밑에서 본 오서산의 전경. 내포평야가 한가롭게 들판에 누워있다.

금북정맥의 등뼈. 이곳에서 보니 능선길이 뚜렸하다. 어떻게 이렇게 내포 평야를 뚫고 능선으로 태안반도까지 이어졌는지 참으로희안하다. 일부러 만들지 않고서야 이리도 희안할 수 있을까?

정맥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감회는 끊기듯 이어지는 능선 길이 꼭 숙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맥길의 숙명, 꼭 태안반도를 거쳐 서해바다로 들어가야만 하는 숙명같은 것!

이곳 어디에 만대 영화지지가 있을까? 그곳은 아마도 일개인이 들어가면 안될 것이다. 발견되더라도 공익이나 나라의 안녕을 위해쓰여지기를 바랄 뿐이다!

오서산 도착 1시 11분. 최초로 정맥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인파를 본 것이 처음이다. 인파는 고사하고 반대편에서 오는 정맥 산꾼을 본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니 말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야 할 판이니, 오서산의 명성은 허명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조망도 툭 터져있어 다 좋으나 다만 서해안의 시원한 바다 조망이 오늘은 안된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경치 좋은 것은 알아 가지고...

갈대가 지난주나 지지난 주에 왔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조금은 퇴락된 것이 아쉽다.

억새 밭에 고추가루!

아까 오서산 오름길 삼거리(공덕고개, 내원사, 오서산 정상 표지판 있는 곳)에서 하산할 때 공덕고개 능선길을 놓쳐 오서산 휴양림가는 길로 한참을 내려갔다. 알바다! 왕복 30분은 족히 잡아 먹은 것 같다. 거의 포장도로까지 내려 갔으니...

욕을 또 바가지로 먹었다! 가파른 내리막 길을 왕복했으니, 아무튼 오서산 산신령님이 점심을 맛나게 먹으라고 고생시킨 것이 분명하다. 오서산 갈림길 평평한 곳에서의 점심은 그래서 더 맛있었고, 특히 '구름'님과 '하늘'님의 합류로 맛난 것이 두배로 늘었다.

거기다 마지막 커피까지...

금자봉 도착 3시 27분.

봉수지맥 분기점 도착 4시5분. 이곳에서 능선길 직진하면 알바 필수다.

왼쪽 계곡 가파른 내리막 길을 잡아야 한다.

오서산 갈림길에서 이곳 봉수지맥 갈림길까지가 1.5km이고 이곳에서 신풍고개까지가 2km이다.

뭐야 지금 스틱샀다고 자랑질이야? 웃음의 의미는 떨어진 낙엽이 허허로워서 그러는가?

아니면 급경사 내리막 길을 내려서니 또 급경사 내리막이 나타나 허탈해서 웃는 것인가? 아무튼 얼굴은 안보이고, 뒤로 보이는 낙엽만이 허허롭게 나뒹군다.

낙엽 떨어진 길에 사람없는 것이 훨 덜 부담스럽고 고즈넉하다. 왜일까? 사람도 자연의 일부일진데...

신풍고개 도착 5시 27분.

사진 바로 옆에 택시 바퀴가 보일 것이다. 내려오는 길에 잠깐 광천 택시에 전화로 문의만 하고, 이곳으로 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산을 내려오는 동안 전화로 어디에 있는지 계속 확인 전화다. 무슨 영업이든 이렇게 하면 실패할 수가 없겠다.

들이대 버리니 말이다. 어쨌거나 택시 한대로 여섯명이 다 탔으니 비용 절감에다 시간 절감이다.

도시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이곳 지역 사회에서는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시골 인심이 좋다는 것 아닌가?

광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17,000냥이 나왔다. 그중 5,000냥은 초과 탐승분이란다! 헐!

미터 요금도 꺽지 않고 왔는데, 내가 느끼는 체감 비용은 초과 탐승 분 빼고 8~9,000원 정도다. 그럼 바가지 아닌가?

다음번 구간할 때 확인 들어 가야겠다!

시외 버스 터미널 근처에 있는 횟집으로 들어 갔는데 이름이 '현해탄' 횟집이다.

광어회가 다소 비싸 우럭 매운탕으로 시켰다. 역시 '그윽한 미소'의 음식에 대 한혜안은 뛰어나다. 가격 대비 매운탕 맛은 일품이다. 이구동성으로 맛있다고 난리들이다.

특히 매운탕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딱선생'의 입맛에 맞는다니 말이다.

한가지 흠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있는 횟집이라 그런지 주인의 친절도는 좀 떨어진다. 특히 이곳은 관광버스 대절해서 젓갈들을 사러 외지에서 많이 오는 관계로 뜨네기 영업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내포 막걸리를 먹어 봤으니 광천 막걸리를 사다 달라니까 처음에는 날짜 지난 것 밖에 없다고 했다가 지난거라도 갔다 달라니까 갔다 주는데, 허거걱 유통기한을 보니 오늘 출고한 것이다! 이무슨 시츄에이션인지 모르겠다.

내포 막걸리를 좀더 싸게 받는가 보다. 맛은 내포보다는 광천막걸리가 그중 나은데 도낀 개낀이다. 우리는 너무 장수막걸리에 익숙해져 있나 보다.

아무튼 잘먹고 6시 40분 동서울행 막차를 타고 출발했다. 한잠을 때리니 동서울이다. '하늘'님과 '구름'님을 보내 드리고 시간이 남는 관계로 우리의 구원을 해결하기 위해 당구장으로 직행했다.

오늘은 나의 날인가 보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딱선생'과 '그윽한 미소'를 제치고 내가 일등을 했다.

나의집 도착 시간 오전 1시 10분.

다음 다음날 월요일 문자가 날라왔다 '딱선생'에게서...

우승기념으로 밥사!

[하늘]

보라색꽃은 용담이고 아래 산부추 맞습니다.
다른 산행기 읽다보니 꽃이름을 알게 되었슴다.
가까운 산에 들다 4개월만에 긴시간 버스타고 산줄기를 오르내렸더니
산에서 내려와 속은 탈이나고 다음날 온 몸이 쑤시구 그랬네요....ㅎㅎ
그래도 오랜만에 회원님들과 함께 행복한 산길을 다녀왔습니다.

[청학]

아직 체력 회복이 안되셨나봅니다? 살살다닐테니 회복되는데로 합류하세요! 오랫만의 산행 즐거웠읍니다.

[그윽한미소]

오서산 만대영화지지의 기운이 스멀스멀 온몸을 감싸 감싸와 서해의 낙조를 타고돌아 오늘도 활기차게 하루를 보낸다..
오늘도 사료 탐구 하느라 고생 많았네..청학!!
하늘님,구름님, 친구들,그리고 자연에 반한 멋진 11월의 어느하루!!! 너무나도 행복했습니다!!

[구름]

어김없이 구구절절 올려주신 멋진 산행기 잘 읽었어요...
청학님의 산행기를 읽고나니 제가 쫌 유식해진것 같네요.ㅋㅋ
어느새 억새밭에 들어가 사진까지 찍으신 저 남남 커플은 아주 잘 어울리십니다...
내리막길이 장난아니게 가파랐지만 푹신 푹신해서 발바닥이 아프진 않더구만요.
오래만에 뵈니 반갑고 즐거웠어요...

[청학]

자주 자주 같이 산행하시자구요! 힘든 산행길이라도 같이 하면 힘이 덜하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