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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상운동증의 치료
이상운동증은 아직 치료가 제한적이다. 레보도파를 분획화해서 복용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증상이 심하게 진행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하루 중 이상적인 조절 시간 없이 오직 심한 약효 종료 시간과 이상운동증만 관찰되기도 하는 등 전략적으로 한계가 있다. 아만타딘은 거의 유일하게 이상운동증의 치료에 과학적 근거를 보인 약제로 진행성 파킨슨 환자에서 이상운동증의 정도와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효과가 8개월 이내로 비교적 짧게 유지된다는 보고도 있어 해당 현상을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미흡하다. 항정신병 약제 중에서는 클로자핀(clozapine)이 소규모 연구에서 이상운동증의 감소에 효과를 보였으며 아만타딘으로 조절에 제한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 투여를 고려해볼 수 있다. 기타 다른 파킨슨 약제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다
5. 약물 부작용 및 대처
1) 어지럼과 오심
도파민 약제를 복용하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약 20% 수준까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며 말초에서 레보도파의 도파민 전환에 의한 위장관 운동저하로 발생한다. 도파민 전환효소억제제인 카비도파나 벤세라짓 혼합 제제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도파민 약제를 천천히 증량하거나 필요 시 식사와 함께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레보도파는 음식물, 특히 단백질 성분과 경쟁적 흡수가 이루어지면서 70% 정도까지 흡수율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타 대증 치료를 위하여 추가적인 용이나 말초성 D2수용체 길항제인 돔페리돈 등을 통하여 증상을 개선할 수 있으나 후자의 경우 QT연장에 의한 급성 심장발작 등 심장독성이 이슈화되어 2014년 유럽에서는 투여 제한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투약에 주의를 요한다. 기타 메토클로프라미드(metoclopramide), 레보술피라이드(levosulpiride), 프로클로페라진(prochloperazine), 프로메타진(promethazine) 등은 중추 D2수용체에도 작용하여 파킨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도록 한다.
2) 정신증상
파킨슨병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정신증상에는 망상, 환시 등이 대표적이며, 많은 경우 60%까지 발생할 수 있고 인지저하가 있는 경우에는 75%까지 관찰되는 등 발생률이 낮지 않다. 가능한 원인은 대단히 광범위하다. 간, 신장기능 저하, 전해질 불균형 등 다양한 대사질환과 내분비질환부터 감염, 뇌 내 구조 병변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차적 원인들에 대한 감별이 필요하며 최종적으로 상기 요인들에 해당이 없다면 도파민 약물 부작용이나 인지저하 등에 의한 발생을 우선 고려할 수 있다.
증상 개선을 위하여 투여 중인 도파민 약물 감량을 고려할 수 있겠으며, 단 이로 인하여 파킨슨 증상의 악화가 가능하기에 환자의 임상증상과 타협을 통하여 판단을 하는 것이 좋겠다. 항정신병 약물 중에서는 클로자핀(clozapine)이 대증 조절에 효과를 입증하였으며 쿠에티아핀(quetiapine) 역시 도움이 되나 무작위 연구들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 주지 못하였다. 클로자핀(Clozapine)의 경우 부작용으로 무과립구증(agranulocytosis)이 발생가능하므로 정기적인 채혈검사를 요한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피마반세린(pimavanserin)이라는 약제가 파킨슨병에서 운동증상 악화 없이 정신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보고가 되어 추후 국내 도입이 기대가 된다. 기타 인지저하 여부에 대한 확인이 도움이 될 수 있겠으며, 도네페질(donepezil)과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투여 후 증상 호전 등에 대한 연구가 있다.
3) 충동조절장애
주로 도파민작용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레보도파나 기타 제제에 의해서도 발생 가능하며, 파킨슨병 환자의 14-60% 수준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박적 쇼핑, 섭식, 도박 그리고 과도한 성충동 등을 특징으로 하며, 위험인자로는 조기 발병, 남성, 과거 우울증이나 물질 중독, 충동조절장애의 병력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렘수면장애나 이상운동증 등이 있으므로 해당 요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에 주의를 요한다. 증상 발생 시에는 도파민작용제의 감량 및 중단 등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충동조절장애는 잘 조절이 되는 편이나 난치성 경과를 밟는 경우도 있다.
도파민작용제 감량 및 중단 과정에 도파민작용제금단증후군(dopamine agonist withdrawal syndrome)이 발생하여 정신증, 불안, 우울, 피로, 약물 갈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필요시 주의깊은 대증 치료를 요한다. 도파민작용제 감량에 따른 파킨슨 증상 악화는 레보도파 증량 등을 통하여 증상 개선을 시도해볼 수 있다. 기타 근거등급이 낮고 소규모 연구들이긴 하지만 아만타딘, 발프로산, 조니사미드(zonisamide),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등을 이용하여 증상 개선을 이루었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4) 저혈압
진행성 파킨슨병 환자의 약 30% 정도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되는 현상으로 비운동증상인 자율신경장애가 원인일 수 있지만 파킨슨 약물의 부작용으로 더 발생 가능하므로 이에 대한 감별을 요한다. 처음부터 약물 조절을 시도하기보다는 생활 교정을 통한 치료를 우선 시도해볼 수 있다. 한 번에 과량의 식사나 음주, 과도한 땀 분비를 피하고, 고혈압이나 배뇨장애에 대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해당 약들에 대한 조절을 고려한다.
염분 함유 식이 및 충분한 수분 섭취, 수면 시 상체를 살짝 거상하거나 압박스타킹을 이용해볼 수도 있다. 도파민작용제나 레보도파를 감량해볼 수 있으며 전자가 저혈압 발생 비율이 더 높고 도파민 효능이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우선 감량을 고려한다. 마오비 억제제 역시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약물 조절 시 고려가 필요하며, 혈압 강하의 수준은 레보도파나 도파민작용제보다 작은 편이다.
상기 조치에도 불구하고 저혈압이 반복되거나 실신 등이 동반되는 증상저혈압일 경우에는 승압 치료를 고려할 수 있으며, 플루드로코티손(fludrocortisone), 미도린(midodrine), 돔페리돈(domperidone), 드록시도파(droxidopa), 피리도스티크민(pyridostigmine), 인도메타신(indomethacin) 등 다양한 제제에 대한 근거들이 존재한다.
5) 과도한 주간졸림증
도파민작용제 사용 환자에서 주로 관찰되며 복용 환자의 20% 수준에서 발생하였다는 보고가 있다. 과도한 주간졸림증은 낙상, 교통사고 등 다양한 형태의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에 필요 시 적절한 치료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며, 투여 중인 도파민작용제나 레보도파의 감량 혹은 대치 등을 우선 고려한다. 기타 기면병 치료제인 모다피닐(modafinil)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페타민(amphetamine)이나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와 같은 중추신경계 자극제들의 효과도 보고가 있다.
6. 파킨슨병에서 신경보호 치료
신경퇴행질환에서 신경보호(neuroprotection) 혹은 질병-조절 치료(disease-modifying treatment)란 신경의 퇴행을 늦추거나 처음 상태로 회복시키는 과정을 통하여 질환의 궁극적인 해결에 초점을 맞춘 치료를 일컫는다. 파킨슨병에서는 항산화 작용을 기반으로 하여 마오비 억제제, 도파민작용제, 보조효소Q10, 요산, 비타민E 등이 시도되었고, 세포외독성(excitotoxicity) 억제 기전을 이용한 약제로는 크레아틴, 릴푸졸(riluzole), 이스라디핀(isradipine) 등이 있었다.
기타 항염증 작용을 기반으로 하는 미노사이클린(minocycline) 등이 있었고, 세포 생존을 증진시키기 위한 교세포유래신경영양인자(glial cell derived neurotrophic factor)나 뉴트린(neurturin) 등의 신경영양인자(neurotrophic factor)를 이용한 연구 등이 있었으나 아쉽게도 예비 연구나 무작위 연구 등에서 추가적인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다. 위와 같이 많은 연구들이 예비 연구 수준에서는 희망적인 결과를 보였으나 이후 진행된 인체 연구에서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 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우선 파킨슨병의 병인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다양한 유전,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예컨대 조기 발현 파킨슨병의 경우 파킨 돌연변이가 비교적 흔하며, LRRK2 돌연변이는 전체 파킨슨병의 2%를 차지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드물지 않은 편이다. 즉, 모든 파킨슨병 환자가 단순하게 공통된 병인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두 번째로 파킨슨 동물모델이 실제 인간 파킨슨병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 하며, 세 번째로 임상 연구를 시도하는 약물의 유형과 용량, 용법 등이 신경보호 효과를 나타내기에 충분한지 불확실하다.
마지막으로 신경보호 효과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평가하는 UPDRS나 다양한 생물표지자(therapeutic biomarkers)들이 과연 정확한 지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입증된 바는 없다. 추후 다양한 새로운 약물 시도와 함께 이러한 요인들의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조금 더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결 론
파킨슨병 치료에는 다양한 약물 이용이 가능하고 단독 치료나 추가 요법으로 그 효과들이 입증되었지만 아직까지는 레보도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다. 치료 시작 전 환자의 연령과 증상 정도를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해야 하며, 투약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각 약물들의 발생 가능한 다양한 부작용 및 도파민 장기 치료의 부작용을 미리 숙지하여 해당 이상이 발생하였을 경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약물 치료로 충분한 조절에 제한이 있고 장기 부작용이 극심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뇌심부자극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이용해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집속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focused ultrasound surgery)이 새로운 치료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파킨슨병의 경과를 변경할 수 있는 수준의 근본적인 치료는 정립되지 못하였다. 하지만 줄기세포, 유전자, 단클론항체 등 다양한 과학적 방법을 이용한 치료들이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있으며, 병인에 대한 연구도 다변화 되면서 새로운 목표 물질들에 대한 제시가 이어지고 있다. 임상 의사와 기초 연구자들의 지속적인 도전은 추후 효과적이고 안전한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현실화를 가능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신경과학회지 11/1/2019
http://www.jkna.org/m/journal/view.php?number=6649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도 닉네임을 변경하지 않았군요
변경 할 때까지 강등합니다
저도 잘읽었습니다
발생하지도 않은 부작용들과 많은 치료제들!
알고는 있어야 하겠지요.감사합니다.
파병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확대되어 속히 효과가 큰 성과가 나오면 좋겠네요.
알고있어야할 내용이네요 잘읽었어요
햔번더 읽어볼 내용이네요
알아야할 내용들이네요.주간에 무척 졸음현상이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