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독서 토론 보고서>
책제목: 고미숙 `호모 쿵푸스'
진행 : 박옥경(?)
토론참가자: 신도선, 박영선, 손형경, 이성미, 엄복경, 유지은, 김연숙, 박옥경
공부는 단순히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낭송과 구술을 통해, 소리로써 타인들과 공명하고 스승과 친구를 만나 함께 하는 것이다. 라는 가르침으로...ㅋ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란 박노해님의 시 낭송을 시작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부모로서 해줄 단 세 가지
박노해
무기 감옥에서 살아나올 때
이번 생애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혁명가로서 철저하고 강해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허약하고 결함이 많아서이다
하지만 기나긴 감옥 독방에서
나는 너무 아이를 갖고 싶어서
수많은 상상과 계획을 세우곤 했다
나는 내 아이에게 일체의 요구와
그 어떤 교육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래에서 온 내 아이 안에는 이미
그 모든 씨앗들이 심겨져 있을 것이기에
내가 부모로서 해줄 것은 단 세 가지였다
첫째는 내 아이가 자연의 대지를 딛고
동물들과 마음껏 뛰놀고 맘껏 잠자고 맘껏 해보며
그 속에서 고유한 자기 개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자유로운 공기 속에 놓아두는 일이다
둘째는 '안 되는 건 안 된다'를 새겨주는 일이다
살생을 해서는 안 되고
약자를 괴롭혀서는 안 되고
물자를 낭비해서는 안 되고
거짓에 침묵동조해서는 안 된다
안 되는 건 안 된다! 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일이다
셋째는 평생 가는 좋으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자기 앞가림은 자기 스스로 해나가는 습관과
채식 위주로 뭐든 잘 먹고 많이 걷는 몸생활과
늘 정돈된 몸가짐으로 예의를 지기는 습관과
아름다움을 가려보고 감동할 줄 아는 능력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홀로 고요히 머무는 습관과
우애와 환대로 많이 웃는 습관을 물려주는 일이다
그러니 내 아이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것은
내가 먼저 잘 사는 것, 내 삶을 똑바로 사는 것이었다
유일한 자신의 삶조차 자기답게 살아가지 못한 자가
미래에서 온 아이의 삶을 함부로 손대려 하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월권행위이기에
나는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자 안달하기보다
먼저 한 사람의 좋은 벗이 되고
닮고 싶은 인생의 선배가 되고
행여 내가 후진 존재가 되지 않도록
아이에게 끊임없이 배워가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저 내 아이를
'믿을의 침묵'으로 지켜보면서
이 지구별 위를 잠시 동행하는 것이었다
삶을 위한 공부, 배움과 가르침의 경계가 사라진,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자연스런,본능적 공부가
참다운 공부라는데... 요즘 아이들은 지식쌓기에 매진하는 부모 때문에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는 욕구마저
가질 기회조차 갖지 못 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내 아이부터 돌아 볼 일이다.
행복의 조건과 기준(?)
일부 직업들만 선호되고, 그들만이 사회적 특권을 누리며 독점하는 이런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개선 되지 않는 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내 자식만큼은 대한민국 1%로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근데, 언제까지 지식쌓기, 스펙쌓기에 매진해야 하는가?
초등학교때까지만, 중학교때까지, 아님 고등하교때가지만,
그래도 좋은 대학은 가야지 그리고 좋은 직장과 좋은집은? 좋은 차는? 도대체 언제까지 말인가
이런 물질을 쫓으며 살다 일생을 보내야 하는건지... 내 아이의 삶은 내것도 아닌데 말이다.
행복한 아이로 기르고 싶은 건 부모 누구나의 소망일것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불행해도 되는 것인지... OECD회원국중 대한민국 어린이가 3년 연속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 어린이들의 최고 스트레스는 학원이란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이런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건지...
부모 스스로가 어쩜 진정한 행복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시민운동들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한다.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소심한 저항이 되었든, 대범한 실천이 되었든, 고미숙씨가 말하는 앎의 코뮌들이 많이 조직되어야 겠다.
직업도, 나이도, 당파도 없는 오로지 앎의 열정에 의해 결합된 공동체, 이런 소그룹들의 고민과 실천이 내 아이의 행복을 지키는 일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첫댓글 복경씨! 수고^^ 시 좋았어요~
참석치 못해 많이 미안 합니다.박노해[노예,해방] 시,가슴에 새겨지는듯.음악,마음을 씻어 내는듯...수고들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