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카드 비교평가분석
본고에서는 타로카드들을 비교분석하고 평가한다. 특정 타로카드를 놓고 이 카드와 비슷한 여타의 카드들을 논의하고 또한 반대되는 카드들을 논의한다. 실전에서 배열법(스프레드)을 사용해서 타로점을 본다면 하나의 독립된 타로카드의 의미 자체보다는 함께 나온 다른 여타의 타로카드들과 비교해서 분석 평가하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요구된다. 우리가 단순히 하나의 타로카드를 놓고 분석, 평가할때보다 다른 카드들과 비교해서 분석할 때 훨씬 더 다양한 의미와 뉘앙스를 얻게 된다. 물론 보다 많은 핵심어(키워드)를 얻게 되기도 한다. 물론 소수의 타로카드만을 놓고 볼때 훨씬 더 직관적이고 카드 한장 한장에 대한 보다 자세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타 카드들과 비교해서 공부함으로써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타로카드 전반에 걸친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이해를 얻게 될 것이다.
우선, 바보(The Fool) 카드부터 보자. 바보 카드는 '자유'와 '시작'을 상징한다. '초보자', '입문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에 비교해서 '죽음' 카드와 '악마' 카드 등과 비교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견습공' 이나 '전문가', '영적 스승', '멘토' 등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바보카드와 비교되는 카드로서 마법사 카드를 들 수 있다. 마법사는 '물질세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상징한다. 그러나 바보는 아직 어떤한 지식과 앎도 무장하지 않은체 구도의 '시작'을 걷고 있다. 마법사가 완성된 물질계에 대한 선생이라면 바보는 삼라만상의 공부를 배우기 시작한 화엄경 선재동자와 같은 초심자이자 입문자이다. 바보는 아무런 앎도 지식도 없으므로 순진무구하고 서투르다. 하지만 마법사는 능숙하고 기술자이고 교묘하기 까지 하다.
죽음 카드는 바보처럼 시작을 의미한다. 하지만 약간 다른 뉘앙스가 있다. 바보는 과거와 상관없이 그냥 바보일뿐이다. 즉, 처음 시작하는 사람, 그리고 일을 처음하는 사람을 뜻할 때를 바보라고 타로카드에서는 말한다. 하지만 죽음은 과거의 인연을 종결하고 새로운 인연으로 나아감을 뜻한다. 그러므로 과거 업연을 끊고 새로운 업연으로 엮어가는 것이 죽음인 것이다. 바보는 과거와 무관하고 그냥 앞만 보고 기대감에 차 시작을 걷고 있는 초심자이다. 바보에게는 두려움이란 없다. 하지만 죽음 카드는 두려움을 가져다 준다. 물론 이러한 두려움은 과거와의 인연과 구식 세계관을 뒤집어 엎고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세계관을 얻게 해 준다. 바보에게 있어서 일대 영적인 면에서 '환골탈태'가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악마 카드는 '구속'을 상징한다. 바보가 '자유'의 핵심어를 지니고 있다면 악마는 무엇엔가에 속박되고 묶여있음을 의미한다. 바보는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찾아 떠나는 방랑자이다. 하지만 악마 카드는 무엇인가에 집착하고 중독되고 매달려 있는 상태이다. 특히 성적인 면에서 중독상태이다. 바보는 너무 자유로와서 위기를 겪게 되지만 악마는 너무 집착하고 중독되어서 위기를 겪게 된다.
매달린 사람은 '꼼짝달싹 못하게 묵여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결코 자신의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상태이다. 이 매달린 사람도 일종의 속박과 구속 그리고 제약의 카드이다. 세상을 꺼꾸로 바라보는 카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보는 자유롭게 세상을 구경하고 세상사를 경험하고자 한다. 바보는 억지로 그러한 세상 여행, 즉 인생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매달린 사람은 '시련'과 '고행'의 시기로서 자신이 싫든 좋든 지금 상황은 시련과 고행의 시기인 것이다. 자유롭게 무엇을 하고자 하기 보다는 운명에 순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반면 바보는 자유롭게 가능한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자유의지를 통해서 말이다. 매달린 사람이 신의 의지에 자신을 맡기는 것이라면 말이다.
황제는 '권위'와 '권력'을 상징한다. 아버지적인 그리고 가부장적인 세력을 상징한다. 하지만 바보는 그러한 힘이 없다. 바보는 그냥 자유롭게 걸을 뿐이다. 황제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바보 카드의 입장에서 볼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바보카드와 황제 카드가 배열법에서 같이 나오면 바보가 행동을 조심해야하고 '권위'나 '권력'의 기운(에너지)를 받게 되므로 행동에 있어서 제약을 받게 된다. 바보는 시작은 하나 마음은 순수하나 황제 카드의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요구되기도 하다.
힘 카드는 본능을 억제하고 문제거리나 난제를 제압하는 부드러운 힘의 소유자를 의미한다. 바보는 이 힘 카드와 결합하여 자신의 행위나 시작 그리고 동기를 부드러운 힘으로 다스리는 것이 요구된다.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모험을 하기 전에 자신이 그러한 일이나 모험에서 겪게 될 어려움을 부드럽게 다스릴 수 있는지 간파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힘은 자유분망한 바보 카드에 어떤면에서 절제를 가져다 주게 한다. 바보 카드가 힘카드와 함께 나오면 행동에 있어서 조심하게 되고 주의하게 된다. 그리고 바보는 보다 부드러운 접근책을 선택하게 된다.
은둔자 카드는 바보처럼 외부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세계를 찾아 은둔한다. 바보가 이 은둔자 카드를 같은 배열법상에 나오면 그가 조심스럽게 내적 탐구를 추구하면서 여행해야할 시기이며, 시작을 신중하고 사려깊게 해야함을 뜻한다. 즉 일이나 모험 그리고 여행 등을 하는 데 있어서 지적 탐구에 초점을 두고 해야함을 알 수 있다. 물론 배열법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바보 카드가 갖는 에너지와 은둔자 카드가 갖는 에너지는 서로 대비되면서 바보는 좀더 성숙해지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음을 그리고 은둔자는 좀더 자유로운 정신과 초심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해 진다.
바보카드와 정의 카드가 함께나오면 정의 또는 법 카드는 바보가 어떻게 세속을 정의롭게 규범을 지키면서 살아가야할지를 강조한다. 도덕률과 세속적 법 모두를 바보는 따라야하고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신의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엄격하고 법대로 해야함을 뜻한다. 받는 만큼 주고 주는 만큼 받는 능력이 바보에게는 필요하다. 바보는 이 정의 카드를 통해서 공정해야하고 평등 선상에서 위계와 질서를 지킬 줄 알아야 한다. 바보가 이 정의 카드와 함께 나오면 좀더 엄격해지고 법과 같이 현명하고 강직한 처신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탑 카드는 어떤 일이나 사건이 안되는 카드이다. 일명 망하는 카드가 탑 카드이다. 바보 카드와 비교해 보면 바보는 위기를 무릎쓰고 시작하는 자유로운 구도자이다. 하지만 탑 카드는 모든 것을 잃거나 지금의 현상태에서 와해되고 붕괴되는 상태이다. 바보 카드가 탑카드와 함께 배열법에서 나오면 배열법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주로 바보의 신중하지 못함과 자유분방함 그리고 순진함과 초보적인 능력 때문에 일을 하는데 있어서 큰 실수와 위험이 따르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달 카드는 음침하고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다. 질병과 걱정 근심이 깃들어 있다. 바보카드가 달카드와 함께 나오면 바보카드는 자신의 일을 시작하는데 있어서 근심과 걱정에 휩싸이게 됨을 암시한다. 달카드 정방향은 잉태를 못한 상태를 암시한다고도 한다. 그러므로 바보가 무슨 일을 해내는데 있어서 막히거나 잘 안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보가 어떤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이 달카드를 뒤집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조금씩 호전이 되기 위해서는 시간을 갖고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계 카드, 또는 우주 카드는 완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해탈과 해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바보가 자유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때의 자유란 모험이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자유로울때 무엇인가 얻어서 완성된 상태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우주카드는 해탈의 카드이므로 고행과 인내로 자신의 참나를 찾은 카드이다. 그리고 하나의 프로젝트나 일을 완수해 낸 상태이기도 하다. 바보가 이 세계 카드를 만나면 '시작은 미미하나 나중엔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을 떠올리면 된다.
이상은 바보 카드를 기준으로 몇가지 메이저 아르카나와 비교해보면서 바보 카드와 다른 카드들이 갖는 상관성을 공부하였다. 이러한 타로카드 비교학습을 통해서 우리는 보다 풍성한 의미와 자유롭고 다양한 통변연습이 가능하게 된다. 타로점술가 또는 타로 심리상담사는 스토리 텔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우리 타로리더는 이야기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말주변이나 통변력이 없이는 타로상담을 해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타로카드의 상관성을 통해서 유사카드와 대칭카드들을 비교분석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론 배열법, 즉 스프레드 속에서 카드들이 서로 어떤 의미를 반사하고 어떤 에너지를 빛추는가는 실전에서 많이 경험해 보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쪼록 본고의 내용이 독자제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본인으로서도 기쁠 뿐이다.
신영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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