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이야기는 네이버 아이디 타기(bibi902) 님께서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
이렇게 나이가 들고, 아줌마가 되고보니
고등학생 시절이 어찌나 그립던지..
그래서인지 갑자기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때 일이 생각나는군요..
그날도 어김없이 몇몇 친구들이 빠져나간 교실에서
야간 자율학습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여름철 무더운 날씨 속에서 좀처럼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던 우리들은
옆 짝꿍 혹은 앞, 뒤에 앉은 친구들끼리 조용조용 잡담을 나누기도 했지요.
조용히, 하지만 낮게 웅성대는 소리들이 교실 안을 가득 채우더니
갑자기 어느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습니다.
모두들 '뭐야? 왜 갑자기 조용해졌어? 감독 떳나?' 하고 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갑자기 교실 뒷편에서 작은 탄성이 들리더니 이내 비명소리가 되어
비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미노처럼 이어졌습니다.
순차적으로 이어진 비명소리가 나와 짝꿍에게 전달되었을 때
우리도 머리 끝이 쭈볏해짐을 느끼며 서로 꼭 껴안고 비명에 동참했습니다...
한 반 전체가 비명을 지르고 나니, 옆 반에서도 웅성웅성 소란스러운 기운이 일어나더군요.
복도 끝에서 감독을 서시던 선생님 한 분이 깜짝 놀라 달려오신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뭐야! 어떤 놈이 장난 친거야?"
왠지 모르게 소름이 돋아 힘껏 비명을 지른 우리들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눈만 꿈쩍댔습니다.
그러면서도 정말 왜 갑자기 비명을 지르게 되었는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요.
그 때,
교실 뒷줄에 앉은 친구들이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들의 이야기는
맨 처음 두 친구가 서로 수다를 떨다가 누군가가 복도를 지나가는 것을 앞문에서 보고
감독 선생님이 뒷문으로 들어오시나보다 하고 뒷문 근처에 앉은 친구에게 눈치로 귀띔을 해 주었답니다.
뒷문 가까이 앉은 친구는 고개를 쭉 빼고 뒷문으로 오시는 선생님을 확인하려고 했는데
깜깜한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그냥 우리 교실을 지나쳐 다른 층으로 가셨나보다 했겠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더라는 겁니다.
두 명의 친구는 분명 남자가 복도를 지나는 것을 앞문에서 보았지 되돌아가는 사람은 다시 보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그 얘기를 듣고 난 뒤, 감독관 선생님 말씀을 듣고 우리는 더욱 소름 돋아했습니다.
"이 녀석들이... 무슨 소리야! 내가 여태껏 9반 복도에 앉아 있었는데,
그리고 너희 반 쪽 철문은 바깥에서 잠겨있다고!
나도 그쪽 철문으로는 못 나가는데 누가 지나갔다는 말이야!"
맞습니다...
우리 학교는 남녀 공학이고, 여학생 교실은 9반부터 우리 교실인12반까지입니다.
학교에서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남학생 교실이 있는 복도와 여학생 교실이 있는 사이에
두꺼운 철문을 만들어 야간자율학습시간에는 굳게 잠구어 놓습니다.
또한 도망을 가는 아이들이 없게 하기 위해 계단과 12반 교실 사이에도 두꺼운 철문을 해 놓았지요.
이 철문은 복도 바깥(계단실)에서만 열고 닫을 수 있기 때문에 감독 선생님 말씀대로
누군가 그 쪽으로 지나갈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럼, 앞문을 지나 우리 반 복도 한 가운데서 증발해 버린 사람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두 명의 친구들이 함께 잘못 본 것일까요?
분명 감독 선생님 말씀으로는 복도에 나와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데 무엇을 본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반 모두를 소름 돋게 해서 연쇄 비명을 일으킨 그 무언가와 같은 존재였을까요?
남녀공학에서의 여고생괴담으로 길이길이 남은 일이었답니다...
첫댓글 여고생괴담? 여고괴담이겠지 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