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노동부, 통상임금 찾아주기 부서 설치하라!

[시화노동정책연구소]

노동부, 통상임금 찾아주기 부서를 설치하라!

김수정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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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노동자를 통칭할 때 흔히들 2천만 노동자라고 한다. 2천만 노동자가 전부가 어버이는 아니지만 2013년 5월 8일 어버이날은 이땅의 어버이 노동자들에게 참으로 기억될 날이다.

2013년 5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거론했다. 출처는 8일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라운드테이블 행사 중 박 대통령이 댄 애커슨 제너럴모터스 회장과의 나눈 대화다. 박 대통령이 “GM의 한국 투자 철수설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하신 걸 보니 철수는 아닌 것인가?”라는 취지의 질문을 했고, 댄 어커슨 회장은 “앤저 현상과 통상임금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절대로 한국시장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들로 파악하면 결국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댄 애커슨 GM 회장이 ‘5년간 80억 달러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요구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통상임금 문제와 관련해 “합리적 해법을 찾겠다”고 언급하면서 노동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합리적 해법이 정말 합리적 해법이 될 것이라 믿어지지 않기 때문이고 단순히 보면 이는 대법원에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내린 터라, 박 대통령이 법원 판결조차 부정하고 나선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29일 대구의 금아리무진 노동자 19명이 낸 체불임금지급소송 상고심(사건번호 2010다91046) 선고에서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되는 것이라도 그것이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며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교롭게도 댄 애커슨 GM의 한국GM노동자들 역시 통상임금 소송 1, 2심에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대법판결에도 행정지침을 바꾸지 않아 현재 남동발전, S&T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차 등 전국 70개 노조에서 통상임금 범위 확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이 노동자들의 손을 계속 들어주자 지난 4월 26일 경총과 전경련 등 5개 사용자단체는 ‘경제·노동 현안 관련 규제 입법 등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내고 “통상임금 산정범위에 고정상여금을 포함시키면 3년치 소급분으로만 최소 38조 5,509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며 반발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금품을 모두 포함시킬 경우, 최대 21조 9,000억원의 노동비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객관적인 수치로 보면 과장된 수치가 아니다. 통상임금이란 회사가 노동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으로 월급명세서상의 ‘기본급’이 아닌 지급받은 월고정 급여를 뜻한다. 정기적, 일률적이란 어떤 것이냐는 따로이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 있고 이에 해당하는 항목의 수당을 통상수당이라고 한다. 이것이 미치는 영향은 연장, 야간,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가산임금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잠깐 주관적이고 개인적일수 있지만 필자가 경험적으로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에 따른 영향을 규모로 추정해 보자. 우리나라는 옛날 정부에서 임금가이드라인을 설정하여 그이상의 임금인상을 못하도록 행정지도를 하면서 현장에서는 우회적으로 상여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임금의 상승이 있어왔는데 이러한 풍토로 인해 현재 어느 사업장이든 50명이상 정도의 규모이면 대부분 최소한 기본급 또는 통상임금의 400%~800%가량까지의 상여금을 지급하여 왔다. 단순하게 추정하면 월 기본급 또는 통상임금을 150만원, 상여금을 600%, 한달 연장 및 휴일근로 시간이 72시간(시흥, 안산에서의 보편적인 현황으로 추정하면 1주일 수요일을 제외하고 2시간 연장, 토요일 또는 일요일 하루 근로한 것으로 하면 1주 연장 18시간임)이면 통상시급의 차이가 2,392원이며 한달 차액은 86,112원이고 1년이면 1,033,344원이다. 임금체불의 소멸시효는 3년이니 3년치는 3,100,000여원이 된다. 전수조사나 표본조사 등 기존의 통계조사 방법이 아니라 공공기관이 보유한 2010년 및 2011년 행정자료(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근로소득지급명세서, 사업자등록자료 등)를 종합․연계하여 작성한 새로운 방식의 통계에 의하면 2011년 기준으로 50인이상 사업장의 일자리수는 9,110,000(9천1백1만개)이다. 이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상여금의 통상임금 차액분은 최소한 무려 28조 2,410억원이다.

우리가 2천만 노동자라고 하니 그 기준으로 산정하면 두배가 넘는 56조여원이 되고 최소한 그 중간치라 하더라도 28조에서 56조 사이쯤 되는 30조~40조는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댄 애커슨 회장은 GM이 이후 5년 동안 투자하겠다는 80억 달러(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 8조~9조원)에 대해 한국노동자운동연구소의 한지원 실장은 ‘너무 과장된 수치’라고 말한다. “한국GM엔 이미 매년 1조~1조2000억원 사이의 투자(5년이면 5조~6조원)가 이루어져왔다. 이는 (최소한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으로 투자되어야 하는 규모이기도 하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5년간 80억 달러는 그리 파격적인 투자 규모라고 할 수도 없다”고 한다. 결국 2~3조 규모의 한국GM 투자유치를 위해 이미 법적으로 대한민국 어버이 노동자의 재산이라고 대법원이 줄이어 판정한 30~40조를 맞바꿔 먹는 셈이 된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지속되자,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통상임금 관련 임금체계 쟁점들을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겠다"고 하고 국회에서는 과거 소급분을 인정하느냐 마느냐로 논란이다. 합리적 해법을 찾겠다,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겠다 등의 말이 이미 어버이 노동자의 재산으로 판정된 30~40조를 받을 생각말라고 하면 이는 명백히 정부의 국민재산 탈취이다.

두눈 똑똑히 뜨고 우리재산 30~40조 날라가는 것 그냥 보고 있지 말아야 한다. 또한 오히려 정부는 정부가 나서서 지난 3년간 대한민국 어버이 노동자 임금체불 현황을 파악하고 기구를 설치해서라도 어버이 노동자 통상임금 차액분 찾아주기 운동을 해야 한다. 임금체불은 범죄인데 범죄인줄 알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묵인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다. 통상임금찾아주기 부서를 만들어서라도 빨리 나서라 고용노동부!!

[김수정]

읽으신분들 평가부탁! 겸허하게 받겠습니다. 하도 오랜만에 글을 써 본지라 평가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