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한글학자도 있어야 하지만 한글자랑꾼도 있어야 |
우리말 지킴이로 뽑힌 붓글씨 자랑꾼 김명수 님. 리대로 논설위원 기사입력: 2004/10/11 |
10월 9일에 558돌 한글날에 한글학회에서 문화관광부와 한글학회가 함께 주는 '우리 말글 지킴이'로 뽑힌 김명수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은 " 한글학자도 있어야 하지만 나 같은 한글 자랑꾼도 있어야 한글이 더욱 빛난다." 며 죽는 날까지 우리말글을 지키고 자랑하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했다.
김명수님이 수십만 명에 나누어 준 태극체 '할렐루야 한글자랑 붓글씨'
교회 장로이기도 한 김명수(66)님은부안 주산우체국장으로 30년 째 일하면서 한글로 쓴 '한글자랑 할렐루야' 붓글씨를 50여 나라 교포와 외국인들에게도 12만 장은 넘게 보내고 국내 아는 분에게 나누어 준 붓글씨는 100만 장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진 액자에 넣어 집안에 걸어놓기 좋은 크기로 쓴 붓글씨엔 '무궁화 사랑, 한글자랑, 나라사랑'이란 도장(낙관)을 찍어 놓았다. 외국인들에겐 한글 글씨꼴을 보여 자랑하고, 내국인들에게 한글사랑 나라사랑 정신을 심어주려는 뜻으로 하는 일이다.
이날 '우리말글 지킴이'로 뽑힌 인사말에서 " 한글은 우리 겨레의 자랑스런 보물로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사랑하고 즐겨 써야 한다. 한글은 세계 어디 누구에게 내놓아도 떳떳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버려서 한글이 천대받게 만들었다. 얼빠진 기업인들이 제 나라 말글로 된 회사이름을 버리고 남의 나라 말글로 이름을 바꾸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자들도 있다. 하이서울은 무슨 얼빠진 소리란 말인가. 참으로 한심하고 못난 자들이다. 국회의원은 빨리 한글날을 국경일로 만들어 우리말글을 지키고 살려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인사말을 하는 김명수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
글쓴이와 함께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을 꾸려 가는 김명수님은 우리말글을 짓밟는 정부기관이나 공무원들에게 우리말을 사랑하라는 건의서를 보내야겠다고 연락하면 " 얼빠진 놈들은 점잖게 말하면 못 알아듣는다. 강력하게 항의하고 두들겨 패자. 그래야 듣지 좋은 말로는 듣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을 받아먹고 사는 자들이 나랏말을 더 짓밟고 더럽히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건강이 안 좋아 운영위원회에 못 나가고 붓글씨는 잘 쓰지만 글은 못쓰니 당신이 내 말을 글로 써달라."며 전화통이 깨질 정도로 큰소리로 말한다.
교회 장로이기도 한 김명수님은 전화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면 "안녕하세요."란 인사말 대신 "할렐루야."라고 말해서 님을 아는 사람끼리 '할렐루야'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군사독재정치 때 민주화운동을 하다 감옥에 끌려가 고문을 당해 건강이 좋지 않은 김 장로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회에 나오지 못해 전화로 글쓴이와 자주 의논을 하게 되는 데 전화를 하면 "할렐루야 나 부안 촌놈인디, 동생(글쓴이 이대로)! 우리 모임 회보 잘 받았어! 좋은 글 많이 쓰느라 애썼더군. 동생은 그렇게 애쓰는 디 미안하구먼. 나는 촌구석에서 기도라도 열심히 할게. 건강 조심하라구! 동생이 쓰러지면 우리말이 죽어! 힘내야 디어. 할렐루야!"라는 식으로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글쓴이의 기를 살려준다.
김명수님과 글쓴이 이대로
이날 한글날 기념식에서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 최용기 박사와 동아대학고 이수련 교수도 한글학회가 주는 한글 발전 공로패를 받았고, 고은별(여, 부천 고강초4). 김강산아빛(여, 서울 상원중2) 등도 '제 1회 전국 한글이름 가진 이 글짓기대회' 시상식도 있었는데, 이날 표창패를 받은 최 박사는 "나는 김명수선생님과 같은 부안군 주산면 출신입니다. 35년 전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김선생님으로부터 삼행시 짓기를 배웠습니다. 학교 선생님도 아니면서 어린이에게 우리말 사랑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김선생님의 한글사랑 열정은 뜨겁고 오래되었습니다."라며 대단한 분임을 소개했다.
김명수님은 우리 것,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와 실천도 남다르다. 님은 한복을 입기로도 유명하다. 서울이나 다른 지방 나들이할 때는 말할 거 없고 외국에 갈 때도 한복을 고집한다. 우체국에 근무할 때도 한복을 입는다. 군사독재정권시절 체신청에서 근무중에 한복을 입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와도 한복을 벗은 일이 없다. 말로만 우리 문화를 사랑하자고 하는 게 아니라 실천하는 고집쟁이다. 붓글씨 전시회 할 때도 '전시회'라고 하지 않고 '솜씨보이기'라고 토박이말을 살려 쓴다. 님의 호는 '샘물'이고 님이 만든 모임 이름은 '말씀자랑한글붓글씨사랑모임'이다.
오랜 흥사단 활동에 애국심이 몸에 밴 님은 우체국장을 내 놓으면 풍수 좋은 변산반도에 '청소년문화교육원'을 만들고 청소년들에게 애국심과 우리 문화사랑정신을 심어주겠다고 꿈을 밝혔다. 나이는 60래 노인이지만 마음은 언제나 청년인 샘물 김명수님이 건강하시어 계속 건강하시어 아름다운 붓글씨와 구수한 사투리로 한글과 우리말을 지키고 빛내는 일을 계속해주길 빈다. 10월 9일에 558돌 한글날에 한글학회에서 문화관광부와 한글학회가 함께 주는 '우리 말글 지킴이'로 뽑힌 김명수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은 " 한글학자도 있어야 하지만 나 같은 한글 자랑꾼도 있어야 한글이 더욱 빛난다." 며 죽는 날까지 우리말글을 지키고 자랑하는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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