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음력3월 초하루법문(2010.4.14)-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2010년 음력 3월 초하루 법문(2010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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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인년 음력 삼월 초하루, 양력으로는 4월14일, 사월이라 중순입니다. 4월은 잎사귀가 인사하며 만물이 생명을 얻는 달이며,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달이라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이름 붙인걸 보면 과연 우리는 봄의 가슴 속으로 들어왔나 봅니다. 맑은 샘물 솟아나는 절- 수정사에 멀리서부터 친구들이 찾아오니 침묵에 잠겨있던 매화꽃도 피어나고 새들도 날아와 인사를 합니다.
오늘 법문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입니다.
피겨의 요정 김연아가 힘들고 고된 연습에 지쳤을 때, 경기에서 실수했을 때마다 마음속에 떠올렸던 한 마디가 바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이었다고 했습니다.
참기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기뻐서 춤출 일이 와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슬퍼서 통곡할 일이 와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억울하고 원통한 일이 들이닥쳐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입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또한 지나가고, 당신도 나도, 흥망성쇠, 희비고락, 산하대지도 지나가고야 맙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는 바로 불교의 삼법인(三法印)가운데 제행무상(諸行無常)의 가르침입니다. 모든 지어진 것은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변하고야 맙니다. 사람과 사물에 대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마십시오. 모든 것이 흘러가는 강물과 같으니 강둑에 서서 그 흐름을 담담히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그 흐름에 뛰어들어 강과 하나가 되십시오. 무상의 흐름에서 나와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지혜>이며, 다시 그 흐름에 뛰어들어 흐름과 하나가 되는 것이 <자비>입니다. 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에 얽힌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
유대민족의 위대한 왕이며 지혜 제일이었던 솔로몬(Solomon)이 자기가 가장 신임하는 신하인 '베나이아 벤 에호야다(Benaiah Ben Yehoyada)"의 자존심을 꺾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왕이 말하길, “베나이아, 그대가 나에게 어떤 반지를 하나를 가져와야겠소.”
“짐이 수콧축제기간에 반지를 껴야겠으니 6개월의 말미를 주겠소.”
'폐하, 그런 것이 세상 어디엔가 있기만 하다면 제가 찾아서 올리겠습니다만 그 반지가 무엇이 그리 특별하단 말입니까?'라고 대답하였어요.
왕은 이렇게 말했어요, “그게 마술적인 힘을 가졌거든, 행복한 사람이 그것을 보게 되면 슬퍼지고, 슬퍼하는 사람이 보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단 말일세.”
솔로몬 왕은 세상에 그런 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기의 신하에게 겸손할 줄 아는 자세를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왔지만 베나이아는 어디에서 그런 반지를 찾아야 될 지를 도무지 알 수 없었죠. 수콧축제 전날 밤 예루살렘에서 가장 가난한 빈민가를 걸어가 보기로 했어요.
다 낡은 멍석위에 물건을 널어놓으면서 하루의 장사를 위한 전을 펴고 있는 한 상인을 지나치게 되었어요. "행복한 사람이 끼게 되면 그 즐거움을 잊어버리게 만들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 끼면 그 슬픔을 잊어버리게 하는 마술 반지에 대해 혹시 들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베나이아가 물었습니다.
늙은 상인이 멍석 위에서 하나의 평범한 금반지를 집어 들었는데 그 위에는 어떤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보였어요. 베나이아는 반지위에 있는 글을 읽어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지는 미소를 지었죠.
그날 밤 도시 전체가 수콧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솔로몬 왕은 "그래, 친구여, 짐이 찾으러 보냈던 그 물건을 찾았느냐?"고 물었습니다.
모든 신하들이 웃었고, 솔로몬 왕도 혼자 쓴 미소를 지었다. 모든 사람이 놀랍게도 베나이아는 작은 반지를 치켜들고 외쳤습니다. "여기 대령했습니다, 폐하!"
솔로몬 왕이 그 반지에 새겨진 명문을 보는 순간,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죠. 그 반지의 제작자는 금으로 된 표면 위에 히브리어 세 글자를 새겨 넣었던 것입니다 :기멜, 자인, 유드(gimel, zayin, yud)-그것은 "감 제 야보르(Gam zeh ya`avor)"라는 문장의 첫 글자로서 그 뜻은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입니다.
그 순간 솔로몬 왕은 자기의 지혜도, 자기가 가진 엄청난 재산도, 어마어마한 권력도 모두 흘러가버릴 물건이며 어느 날 한낱 먼지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한마디가 세상사의 진리를 참으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이 기고만장할 때 이 한마디가 얼마나 겸손하게 만들 것이며, 고뇌의 심연에 빠졌을 때는 얼마나 위로가 되겠습니까!
슬픔이 인생의 해변으로 파도처럼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
그대 가슴에 대고 조용히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그대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영원하지 않은 것들에 너무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기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불자 여러분, 김연아만 피겨 스케이팅의 요정이 아니라 여러분들도 모두 시공간이란 아이스링크 위에서 인생이란 춤을 추는 피겨스케이팅 선수입니다. 빙판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유연하게 돌면서 전후좌우로 균형을 잡으며 춤을 추세요. 회전과 도약, 주제곡과 무용, 표정과 포즈를 취하세요. 당신 자신을 당당히 연기하세요. 각자의 인생은 오직 한번 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기회입니다. 이생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세요, 그리고 영적인 진보를 이루고 사랑을 실천하세요. 인생은 자기 작품입니다. 자, 한번 멋지게 인생을 연기해봅시다. 그리고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도록 합시다. 파이팅!!!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나무아미타불.
*수콧축제(Sukkot) : 유대민족이 광야에서 40년간 방랑하던 시절을 기념하여 일주일간 초막을 짓고 생활하는 축제기간, 초막절(草幕節)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