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은 이맘때면 집집이 김장하는라 고냉지 배추들은 생명을 다하고
소금세례를 받기위해 저마다 겉잎은 제거되고 반으로 쪼개져 아낙네들에게 노오란 속내로 환심을 산 후
첨벙첨벙 마련된 커다란 그릇안에 눕게 된다.
바닷가 아낙네들은 바다를 바라보며 고기를 널고 나는 산골아낙이 되었으니 산을 바라보며 무청을 넌다.
4년 전 11월7일은 첫눈이 발목을 덮을 만큼 내렸었다.
김장밭에 배추들이 눈에는 얼지 않는다는것도 그때 알았다.
해마다 무와 배추를 직접 심어서 김장을 담그다 보니
예상보다 양이 많이지고 흔한게 무와 배추지만
친정 식구들이 달려와 주지 않으면 이름값대로 흔하디 흔한채로
밭에 널부러져 겨우내 얼어 죽는 일이 생기게된다.
올해는 다른 사람들 배추 심고 남은것 가까스로 구해서 150포기 심었더니
지인한테 보내고 알맞게 마무리 되었다.
무도 두 개씩 남겨서 지나치게 커짐을 방지하였다.
무청을 잘라 통풍이 잘되는 뒷켠에 매달아 놓고 흐뭇하니 웃었다.
추수가 끝남과 동시에 논에는 소먹잇감으로 다 포장되어 있어
시골이라도 볏짚단 구하기가 어려운데 마침
마을 청년회장님 논이 우리집에서 가까워서 한 뭉치 얻어다 놓은걸로
아버지 흉내 내며 꼬았더니 제법 튼튼한 새끼줄이 만들어져 손쉽게 걸었다.
겨울 동안 앞쪽은 노릇하게 뒷쪽은 포르름하게 마를 것이다.
그러면 어느 날 사뿐이 걷어와 삶고 손질하여 밥상에 올리면 시래기 된장국은 물론이고
시래기나물까지...구수한 산자락 시골맛이 입안 가득 겨울 동안 오물거릴 것이다.
첫댓글 옆집 할아버지댁도 무청을 말리고 계시더라구요
저는 이제 동치미를 담궈보려고 합니다
그 동치미를 담그면서 무청 잘라 엮어놓아야겠어요
겨울에 시래기에 멸치를 넣어 끓어놓으면 울신랑이 무지 좋아해요 ~~~
꽃담님은 부지런하신것 같아요 ~~~^^
멸치 넣고 눈내린 겨울날 저녁 밥상에 올리면 정말 구수하니 맛있지요.
저도 그렇게 해서 먹습니다.
아~ 나도 저렇게 무청 말리고 싶다. 무청 엄청 좋아하는데~
매번 얻어먹고 사먹고~
부럽습니다.
여건만 되시면 아파트에서도 잘 말려 집니다.
아파트 배란다가 일조량이부족해서 어려움이 많답니다. 해가 보일락하면 어느새 숨어버리거든요. 저층이라 어렵네요.
벌써 무를 뽑으셨군요, 저는 아직 생각도 안하고 있습니다. 저도 매년 씨레기를 말립니다. 겨우내 김치와 씨레기, 토란대, 무우국, 이런 것만 먹고 삽니다.
여긴 영하로도 두어번 내리락 거렸기에 예년대로 김장도 다 했습니다.
자연식 몸에 좋지요.
저도 겨울 야채는 주로 그러합니다.
시래기 저렇게 말리면 되는것을 빨래건조대에 올려놓고 널다가
쓰러지는바람에 옆집 닭들 먹이로 이그 ~~~^^
비비추님 글보고 웃음이 나왔어요.
아무튼 옆집 닭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세상에...무청을 이리 예쁘게 말리시네요.^^*
짚으로 새끼 꼬아 본지도 30년 가까이 됩니다. 마지막 아들 녀석 날 적에 금줄 왼새끼로 꼰 것이 마지막 기억입니다.
저는 올해 처음 제 손으로 무씨도 뿌리고 배추씨도 뿌려 보았습니다. 배추 농사는 영 아니지만 무는 조금 쓸 만한 정도로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도 말릴 무청이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러셨군요.
소소한 일일수록 마음을 모으는게 저의 삶의 태도입니다.
아직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일이지만 어려서 보아 온 부모님 하시던 대로 저도 모르게 따라서 살기를 하니 재미있습니다.
ㅎㅎ~ 나란히 나란히 담벼락에 널려있는 무청들이
따끈따끈 구수한 산자락 겨울맛을 알려주는듯 합니다
꽃담님따라 저두 새끼꼬아서 무청 말리고 싶은데 한발늦어 아쉽습니다
벼짚을 미리구해서 새끼를 꼬아둘껄.....다음엔 꼭 따라서 해봐야겠어요 ~~~^*^
새끼를 꼬아보니 정감있고 마음이 푸근해지며 옛날 고향집 생각이 가득해지더군요.
다음에는 꼭 해보세요.
남은 볏짚 챙겨서 뭐든 만들어 남겨 놓고 겨울을 보내야 겠습니다.
배추농사는 그런데로 괜찮은데 무우는 크기가 다른집 반 밖에 안되어요
따라서 무우청도 볼품이 없어 널어놓고 부끄러워 하네요
약을 한번도 안주어 잎도 벌레 먹은자리도 많고 ....
손재주가 삥점이라 널린게 볏집 인데 나무 싸주는것으로 만족 합니다
소현님 무청이 햇살에 바람에 잘 말라서
겨울 밥상에 오를 날이 저도 기다려집니다.
어디가나 보이는 무청말림 풍경이 눈에 들어 오면
소박하니 좋아 보이더군요.
...가지런히 정말 이쁩니다. 걸어 논 사람 마음씨 같아요.
요즘 제가 벌써 먹고 있습니다.
고마우면서도 미안도 하네요.
가지런한 녀석들 조금씩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