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구장군의 마라톤 전역식]
36년의 군생활을 달리기로 정리한 '마라톤 장군'의 이색 전역식
일명 '마라톤 장성'으로 통하는 전인구(54. 육사27기) 준장. 전장군은 지난 27일 36년 군생활의 마지막을 폭설 속을 헤치며 36km를 달리는 전역기념 마라톤으로 장식하며 군문을 떠났다.
전장군은 2001년 3월 임관 30주년 기념으로 마라톤에 입문한 뒤 2001년 11월 '국방부 달리기 사랑 동호회'를 조직하여 총 50여명의 회원과 함께 전군의 마라톤 보급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친 '마라톤 장성'이다.
그는 태권도 4단 , 쿵후, 우슈, 태극권 등 기공수련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스포츠맨 답게 각종 마라톤 대회에서 하프코스 이상을 18회 완주했으며 국방부에 근무하는 당시 170여 명을 이끌고 마라톤대회에 참여하는 등 국방부에 마라톤 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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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군의 일행이 육군사관학교에서 다함께 출발을 외치고 있다. |
달리기를 체력관리로서만이 아닌 심신수련기법의 철학으로서 체계화 시킨 그는 지난 2002년 11월 3일에는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13시간 53분에 완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교정에서 마지막 지휘관의 연병장까지 36km 전장군이 36년의 군생활을 마라톤과 함께 마감하고자 하는 것도 전역의 순간에도 힘든 마라톤을 완주해 내는 모습으로 '후배 장병들에게 투철한 군인정신'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그는 전역식이 있는 27일 `군복무 36년, 튼튼한 안보로 번영된 조국을'이라는 구호를 가슴에 달고 36km를 달리는 마라톤 전역식을 기획했다.
출발지는 출신교인 서울 태릉 육군사관학교. 그리고 도착지는 전 장군이 마지막 지휘관으로 근무한 6공병여단 연병장이다. 총 거리도 그가 군에 몸담은 만 36년을 기념하는 36km, 출발일인 27일은 '육사 27기'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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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대 마라톤동호회의 회원들 "장군님과 함께 저희도 울트라 뛸겁니다" |
전장군은 27일 오전 9시 휘몰아치는 눈보라 속을 뚫고 18여명의 일행과 함께 육군사관학교를 출발했다.
태릉을 출발해 수락산을 거쳐 포천에 위치한 6공병여단까지 약 4시간 반동안 36km를 달리며 전장군은 '하늘도 축복해주는 것 같다.'며 궂은 날씨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눈길의 끝에 그를 기다리고 있을 전역식이 기대 반 아쉬움 반으로 느껴지는지 달리면서도 가끔 먼산을 바라보는 전장군의 모습엔 쓸쓸함도 묻어난다.
"장군님 덕분에 저희도 울트라에 입문합니다." 전장군과 함께 달리는 일행은 대부분 전장군의 조언으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된 직원이나 후배들 그리고 그의 군생활을 함께 지내온 동료들.
이웅규 국방부 원광사 주지법사와 국방부의 '달사모'회원들 외에도 대구에서 올라온 이태재, 김성규씨, 춘천에서 올라온 국군 계룡대 마라톤동호회 회원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전장군의 마지막 달리기를 함께 장식하고자 눈 속의 전역기념마라톤을 자청했다.
"늘 한결같고 친구 같은 분이세요. 달사모를 조직하시고 항상 회원들을 인자하게 챙겨주셔서 달리기의 묘미를 알게 됐답니다." 달사모의 회원 신현애(국방부. 42)씨는 초기 국방부 달사모의 회원이자전장군이 운영하는 단학수련 동호회에서 함께 수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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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화가 마라토너 "장군님 주로에서 뵙겠습니다." |
그리고 제1회 달구벌 마라톤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화가 마라토너 김성규씨도 "달리면서 전장군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퇴역 후에도 지금처럼 열심히 사시는 모습, 큰 일을 하시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라고 전장군의 퇴역을 축하했다.
이 외에도 춘천에서 전장군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국군 계룡대 마라톤동호회 회원도 "장군님 덕분에 저희도 올해는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합니다!"라고 다짐하며 이날 달리기에 함께 했다.
인생은 마라톤, 후배에게 당부 전장군 일행은 약 2시경 후배 장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포천 6공병 부대에 도착했다.
마라톤을 마친 후 전장군은 "36km를 달려온 4시간 반 정도의 시간은 군생활을 회고할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이었다. 인생도 장거리 달리기와 같이 속도보다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후배들도 마라톤의 교훈을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며 오히려 새로운 출발에 힘이 솟는다는 기운찬 말을 남겼다.
이어진 전역식에서 전장군은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포천 6공병부대에서 후배 장병들의 마지막 경례를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전장군은 후배들에게 국가 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하며 36년의 군생활에서 느낀 교훈을 전달했다.
그는 전역 후에도 각종 이벤트를 통해 뜻깊은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3월 초에는 해안선을 따라 전국을 일주하는 '국토사랑 및 북한 어린이 돕기 2천KM 국토순례단'의 단장으로서 100일간의 행사에 참여할 예정.
앞으로도 달리기를 통해 국민생활체육의 증진과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클릭하시면 전인구 장군의 마라톤 전역식의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설 명절 지나며 살펴야 할 일들...
전인구
양력 새해와 음력 설날, 띠가 시작되는 입춘절기 등을 지나면서 나 자신에게는 지난해와 무엇이 달라졌는가? 달라지도록 노력한 게 무엇인가 되돌아본다.
새해가 되면서 바깥세상에 바뀌는 일들이야 천 가지 만 가지이겠으나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설날에 해야 할 변하지 않는 3가지가 있으니 살펴 실천해 볼 일이다.
설날은 '효도하는 날'이고 '화목을 다지는 날'이며 '참회하는 날'이다.
먼저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효도하는 일이다.
80된 아버지가 50된 자식에게 물었다.
"저게 무슨 새지?"
"아버지, 그거 참새예요"
조금 있다가 아버지가 또 물었다.
"저게 무슨 새라 그랬지?"
"아버지, 참새라니까요"
"응 그렇다고 했지"
조금 지나서 또 물었다.
"얘야, 저거 무슨 새라고?"
"예, 아버지, 참새라고 그랬잖아요, 참 새"
"그래 내가 깜박했나 봐, 그래 참새지"
또 조금 지나고 나서 아들에게 또 물었다.
"저거 무슨 새냐?"
"아 아버지, 왜 자꾸 그러세요. 참새잖아요. 아버지 망령 드셨나봐?"
아버지가 한마디 한다.
"애야, 네가 어릴 적에 아버지한테 묻고 또 묻고 백번 천 번 물어도 한번도 짜증내지 않고 다 대답했단다."
아들 지개에 실려 산속으로 고려장가면서도 혹시나 자식이 되돌아 올 때 길을 못 찾을까 나뭇가지를 꺾어 표식을 남겼다는 부모의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그런 부모님의 은혜에 평상시에 바빠서 못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세배하고, 돌아가신 부모님께는 다례를 올리는 날이다.
두 번째는 화목을 다지는 일로서 행복은 그리 먼데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으니 이를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남편이 직장에서 온갖 궂은 일 해내면서 스트레스 받고 때로는 사람취급도 못 받는 상황도 이겨내며 봉급 타오는 과정을 아내가 본다면 목이 메어 밥이 제대로 넘어가겠는가?
어느 해 관사에 살 때 상급자에게서 밤2시에 전화가 왔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예의를 갖추어 전화를 받는데 막말이 쏟아져 온다. 사무실에서는 흔히 있는 상황이었지만 가족은 큰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또 집에서 아내가 남편 출근하고 아이들 챙기는 일부터 매일매일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에 애쓰면서 어른과 친지 챙기는 모습들을 남편이 본다면 얼마나 안쓰럽겠는가? 세월이 얼마나 길다고 그 아까운 시간을 아옹다옹 다투면서 서로 원망하고 미워하며 살까? 설사 그런 다툴 일이 생기더라도 사는 동안에 다 풀어야 언젠가 이 세상 떠날 때 홀가분해 지고 그 원망이 후손에게 까지 이어지지 않게 된다. 이웃간에도 다 마찬가지이다. 덕을 쌓아야 할 일에 오히려 복을 까먹고 있지는 않는지?
세 번째는 참회를 하는 날로서 반성하고 고쳐나가는 일이다. 한살 더 먹은 나이 값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철없이 내 몸뚱이 하나 편안하자고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거나 불편하게 하지 않았는지,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알게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등을 살펴 이를 풀어나가고 고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옛 군자는 새해를 맞아 반드시 마음가짐과 행동을 새롭게 하였는데, 창살 없는 감옥인 유배생활에서 새해를 맞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글에 이르기를
"내 새해를 맞으면 1년 공부를 미리 계획하였단다. 혹 몇 달 뒤에 일이 생겨 할 수 없이 그치더라도 '좋은 것을 즐겨하고 발전하려는 뜻[樂善向前之志]'은 조금도 그칠 수 없다." 고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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