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한 여름에 휴가를 잘 보내고 계시지요?
시골에 부모님땍에 다녀오고 농사짓는 분도 찾아뵙고 쉼을 가졌습니다.
농사를 놔두고 멀리 다녀오는 것이 걱정이지만 마음을 비우니 또 다른 자유가 생깁니다.
꾸러미를 보낼 때를 맞춰 논과 밭을 둘러보고 수확할 것을 생각해봅니다.
많이 보내고 싶지만 못 먹고 버릴까봐, 꼭 보내고 싶지만 터지고 상할까봐,
보내지 못한 것들도 많지만 마음으로만 전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운 여름에 물과 음식도 잘 익혀드시고
마지막까지 힘내서 잘 지내세요.
<꾸러미 품목>
1. 잎채소 - 양배추, 치커리, 깻잎, 근대, 비름나물, 고구마순
2. 열매채소 - 옥수수, 가지, 오이, 단호박
3. 양념채소 - 파
4. 김치와장아찌 - 깻잎김치, 오이장아찌
양배추는 넓은 잎이 구멍나고 녹아서 너덜너덜하지만 동그란 얼굴이 먹음직스럽습니다.
긴 비에 뿌리도, 잎도 썩는 것이 있고, 결구되지 못하고 다시 새싹이 나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썩은부분 다 도려내고 결구(동그란 모양)된 것을 반찬으로 올려봅니다.
사먹는 양배추는 잎이 두꺼운데 비해 텃밭에서 키운 것은 얇은 것이 특징입니다.
적치커리는 장마통에도 견뎌냅니다. 민들레잎과 같지만 꽃은 보질 못했습니다.
쌈이나 샐러드로 곁들이면 좋겠습니다.
깻잎을 조심스럽게 땄습니다.
묵은밭에 풀을 예초기로 짧게 깍고 들깻모를 옮겨심었습니다.
남들처럼 크지는 않아 조금씩 넣어드립니다.
큰 비를 지난 8월에는 잎채소가 부족합니다.
쌈, 샐러드 또는 간단하게 고춧가루와 양념, 양파 등을 넣어
김치로 만들어도 좋겠습니다.
근대가 가을까지 건장하기에 심은 이유도 있습니다.
시금치가 좋지만 자주 뿌려야하고, 금새 씨를 맺혀 쉽지가 않거든요.
큰 장마에 잎이 무르고 상태가 좋지는 않지만 잘 다듬어 나물하지면 좋겠습니다.
비름나물이 짠하고 생겼습니다.
논에 물대러 갔다가 혼자 사시는 아저씨네 텃밭에 비름이 왕창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저씨 주무실까봐 얘기도 못하고 한 바구니 챙겨왔습니다.
감자캐고 난 밭에 먹음직스럽게 나와서 넣어봅니다.
고구마순은 여름장마에 뜨거운 열기에 무럭물먹 자라납니다.
무성한 고구마줄기가 땅에 뿌리를 잘 내리다보면 열매쪽에는 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구마순도 따고 긴 고구마줄기도 들춰주면 뿌리도 생기지 않습니다.
요즘 풀이 무성해 뱀이 잘 보이는 데 쿵쿵 발소리를 잘 내는 것도 요령입니다.
옥수수를 마지막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뭐 얼마나 따지도 못했지만, 꾸러미에 한 번은 넣고자 잘 다듬었습니다.
진딧물도 있고 벌레도 있고, 배송 중에 마르기도 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밭 여가리(주변)에 심기도하고 감자밭 사이에도 심어 키는 크지 않은데 먹을만합니다.
잘 쪄서 드시고 설탕이나 소금도 가미하면 좋습니다.
가지와 오이를 몇 개씩 넣었습니다.
커지지 않는 가지는 느릿느릿 자라고 있고, 무당벌레가 천지사방에 널렸습니다.
오이는 노균병에 걸려 시름시름해도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많지 않으니 장에 찍어 드시거나
김치양념에 무쳐도 좋겠습니다.
단호박은 올해 수확이 미미합니다.
그래서 하나씩 넣어드리고 끝입니다.
공으로 얻은 밭에 심어쓴데, 씨앗도 잘 안나고 땅도 척박하여
몇 개 수확을 못했습니다. 그래도 하나씩 나눠먹습니다.
파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옮겨심은 것입니다.
비가 많이 와서 넘어지고 병도 걸려 실하지 않습니다.
가을에 김장용이지만 중간크기의 파를 조금씩 보내니 두루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벌레가 먹은 자리는 꼼꼼히 보시고 다듬어주세요.
깻잎김치와 오이장아찌는 맛을 좀 보라고 보내드립니다.
채소를 이용해 김치와 장아찌를 만드는 것은 저장도 좋고 더 깊은 맛을 줍니다.
소금에 삭히고, 김치양념에 무치고, 간장과 식초와 설탕으로 장아찌를 만들면 됩니다.
꾸러미에는 양이 적으니 연습하면서 잘 되면 자신감을 가지고 양을 늘려도 좋겠습니다.
첫댓글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