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테이션 베이는 1996년에 오픈한 고급 리조트이다. 객실수 230개도 작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 객실수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큰 부지위에 호텔 시설이 갖추어져있다. 1600sqm의 부지를 차지하는 가장 큰 공간은 해수풀이다. 바다물로 만든 거대한 수영장은 플랜테이션 베이의 가장 큰 자랑이자 전체적인 분위기와 시스템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객실건물은 2층의 낮은 모양으로 식민지풍의 외관을 하고 있으며 20개 정도로 나누어져 해수풀을 둘러싸고 있는 식이다. 해수풀의 바닥은 콘크리트이나 가상자리는 해변처럼 모래를 깔고 야자수를 심어놓아서 바다같은 느낌을 더한다. 즉 플랜테이션 베이는 일년 내내 날씨와 상관없이 잔잔한 바다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곳인 셈이다.
플랜테이션 베이는 막탄섬의 서남쪽 해변에 접하고 있다. 막탄섬은 세부섬에 거의 붙어있다시피한 섬이며 세부섬과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막탄섬의 샹그릴라나 마리바고 블루워터 등의 다른 유명 호텔들에 비하면 플랜테이션 베이는 서쪽으로 떨어져있다. 인근에 다른 숙소가 적어서 미터택시가 많이 다니지 않는다. 호텔 경비문을 통과해서 걸어나와 왼쪽으로 꺽어지면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설이 있는데 거기 간단한 음료수를 살 수 있는 구멍가게가 있다. 식당도 겸하고 있는데 상태가 매우 열악한 편이다.
플랜테이션 베이는 188개의 디럭스룸과 38개의 스윗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는 디럭스룸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한다. 디럭스룸은 해수풀을 따라 지어진 객실건물에 나뉘어져있는데 대부분 1층 아니면 2층이다. 2층의 객실은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좋은 편이며 1층의 객실은 해수풀로의 접근성이 편리하다. 테라스에서 몇발자욱만 걸으면 해수풀이고 어떤 객실은 테라스에서 바로 해수풀로 연결되어있기도 하다. 객실은 다소 좁은 느낌을 주는데 대신 테라스와 욕실이 넓은 편이다. 객실의 바닥은 일반적인 실내 타일바닥이 아니고 야외공간에서 만남직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양한 모습의 돌을 이용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시원한 느낌이다. 그러나 실내의 바닥으로서 너무 현란하고 지저분해보이는 단점이 있다. 침대 역시 일반적인 호텔에서 사용하는 침대와는 거리가 있다. 철제와 라탄을 섞어만든 침대인데 클래식해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객실의 분위기를 썰렁해보이게하기도 한다. 침대 외엔 다용도 테이블과 의자가 있고 TV와 냉장고가 들어간 가구가 있다. TV와 냉장고의 중간 공간에는 와인글라스와 세라믹 커피잔, 커피포트, 인스턴트 커피와 차 등이 준비되어 있다. 객실 입구 쪽에는 옷장 안에 세이프티박스가 있는데 사이즈가 여권지갑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다. 문 옆에는 우산이 걸려있다. 테라스와의 사이의 벽은 밑부분은 나무, 위는 유리로 되어있는데 커텐없이 유리 위에 설치된 나무 블라인드를 조정하여 시선을 차단하도록 되어있다. 욕실은 대리석으로 표면처리되어있으며 욕조와 샤워실이 구분되어 있다. 욕조는 일반적인 모양은 아니고 좁고 안이 많이 파진 모양이다. 욕실 구비품으로는 샴푸, 바디젤, 치약 치솔 등이 있으며 헤어드라이기가 있고 양변기 옆에는 전화기가 달려있다. 객실은 최근에 등장하는 럭셔리형 객실과 비교하면 수준이 떨어지는 편이며 전체적으로 침대와 바닥, 내부 가구 등이 서로 핀트가 맞지 않는 듯 보인다. 아늑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플랜테이션 베이의 부대시설을 모든 것을 다 언급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다. 우선 수영장을 보면 거대한 해수풀이 담수 수영장을 둘러싸고 있는 모양이다. 가운데의 담수 수영장도 꽤 큰 크기이며 3m 정도의 깊이를 가진 부분도 있다. 한쪽에는 풀바가 있다. 해수풀은 그 역할에 따라 깊이가 다르게 되어있으며 담수풀과 객실건물을 연결하는 짐검다리에 의해 나누어지는 모양이다. 해수풀 중에 Children's Lagoon 이라고 된 구역은 깊이가 0.5m밖에 되지 않으며 다이빙대 있는 곳에는 깊이가 4m이다. 해수풀은 왠만한 사람은 수영으로 끝에서 끝까지 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넓다. 해변과 가까운 해수풀에는 카약과 자전거배 등 무동력 수상기구가 있는데 한국인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로비와 정반대쪽에는 모감보라는 이름의 인공폭포가 있고 양쪽으로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슬라이드의 바닥이 매끄럽지 못하는 등 이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이용자는 많지 않은 편이다. 피트니스 센터와 게임룸은 로비와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게임룸에는 포켓볼 칠 수 있는 시설과 두대의 컴퓨터(투숙객은 하루 15분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게임기 등이 있다. 여기서 자전거를 빌려 탈 수도 있다. 플랜테이션 베이는 호텔 부지의 극히 일부만 해변과 접하고 있다. 약 30m 정도의 해변은 양쪽으로 축대에 의해 분리되어 더 좁게 보이고 모래의 질이나 바다물의 상태 또한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호텔 로비 건물은 호수 위에 떠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며 호텔을 처음 도착한 사람에게 플랜테이션 베이의 성격을 전달하는 구조를 하고 있다. 로비 양쪽에 체크인 데스크와 체크아웃하는 데스크가 나뉘어 있으며 체크인 데스크 가까운 쪽 설치된 피아노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재즈를 연주한다. 호텔 내에는 갈라파고스, 피지, 파레오, 킬리만자로 카페 등의 식당이 있으며 손님이 많을 때는 해변 쪽에 뷔페식을 차려놓고 손님을 받기도 한다.
- 각 건물에는 집사(Butler)가 따로 배정되어 있다. 어떤 문제든 전화기에서 Butler 단추를 눌러 이야기하면 된다. 얼음도 직접 가져다준다. 플랜테이션 베이의 종업원은 팁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으로 되어있다. - 수영장을 이용할 때는 객실 수건을 갖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타월 센터에서 빌리도록 되어있다. 타월은 가운데 담수 수영장과 해변 쪽에 두군데에서 빌릴 수 있다. - 하루 두시간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게임룸에서 대여가능하며 오후 6시에는 돌려주어야한다. - 하루 15분은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따로 시간을 재거나 체크를 하는 것은 아니라서 사람만 없으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플랜테이션 베이는 그 선전문구나 사진을 보면 그 어떤 호텔보다 화려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해수풀을 갖고 있다는 광고문구나 석양에 빨갛게 물든 해수풀과 그 수면에 비친 아름다운 건물의 모습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실제로 플랜테이션 베이는 다른 호텔과는 다른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왔으며 버틀러 시스템이나 종업원이 팁을 받지 않는 제도는 또다른 광고거리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호텔에 투숙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객실이나 부대시설을 포함한 호텔의 전체 시스템이 사용자 편의보다는 제공자의 의지에 맞추어져있다는 것이다. 즉 밖으로 보이는 외면은 더없이 화려하지만 실지로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은 밖에서 보지 못했던 여러가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광고와 실제가 다르다는 뜻이 아니라 여러가지 세심한 부분에 있어 호텔측에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필자는 2003년 4월 이 호텔을 이용하면서 다른 고급 호텔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불편함을 꽤 많이 느꼈다. 그것을 모두 열거하는 것은 부대시설의 종류를 말하는 것만큼이나 긴 리스트가 될 것이다. 단편적인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플랜테이션 베이가 최상급의 편리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는 확신은 가지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플랜테이션 베이로 신혼여행을 많이 가지만 필자는 오히려 가족여행에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으로 보는 호텔만큼이나 실제로 만나는 호텔의 경치도 로맨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인을 제외한 필리핀 투숙객이나 외국인들은 가족여행자가 많다. 아이가 낀 가족여행자가 많다는 것은 신혼여행에 적합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며 무엇보다도 객실의 시설 또한 그렇게 로맨틱한 수준은 아니다. 사실 세부의 호텔들은 다른 동남아와 비교했을 때 가격대비 만족도나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곳이 많아서 위에 지적한 문제는 비단 플랜테이션 베이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세부에서는 그나마 플랜테이션 베이가 신혼여행에 잘 어울리는 숙소일 수 있다. 호텔의 시설과 객실, 서비스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세부 말고 다른 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플랜테이션 베이 말고 다른 지역의 다른 호텔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