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류화가 김한나 - 토끼이미지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김한나. 1981년 생. 부산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부산에서 나고 자라, 단 한번도 고향 땅을 떠나 지낸 적 없다. 또래에 섞이면 눈에 띄지 않을 외모와 성격, 루시드 폴의 음악과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그리고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대한민국 평균 이십대 아가씨다. 하지만 이렇듯 특별할 것 없는 그녀의 이름 앞에,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타이틀이 붙어있다. 김한나는 아라리오갤러리(이하 ‘아라리오’)의 최연소 전속작가다. 천안 갤러리를 위시해 서울, 베이징, 뉴욕 등에 근거지를 두고 국내외 미술이 교류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내고 있는 아라리오는, 국내에선 드물게도 ‘전속작가제’를 운영한다. 까다로운 기준으로 엄선된 신예 작가들에게 파격적인 대우와 합리적인 매니지먼트, 해외진출 모색 등을 보장하면서, 이 땅의 젊고 곤궁한 예술가들이 선망해마지 않는 자리이다. 졸업도 하기 전에 그 빛나는 타이틀을 거머쥔 김한나를 두고 시샘 반, 부러움 반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이 교차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독자 참여를 계기로 문화잡지 <보일라>의 표지를 수 차례 장식하고, 그 표지를 본 전시 기획자의 눈에 들어 개인전과 단체전을 차례로 치렀으며, 이 전시에 우연히 들른 아라리오 김창열 회장에 의해 아라리오 전속작가로 간택되기까지, 거저 굴러온 행운이 아니라 온전히 김한나의 그림 자체가 보는 이에게 전하는 순수한 감동에 말미암았다. 작년 아라리오 베이징에서 열린 첫 해외 개인전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국적을 초월하는 작품성을 확인시키기도 했다. 과연 무엇이 바위 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2004년 여름방학 때 문득 토끼가 되고 싶었어요. 이리저리 흉내를 내봤지만 토끼가 될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토끼와 함께 있거나 제가 토끼로 변하는 그림을 그리자, 어느 순간부터 거짓말처럼 토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우리 둘은 친구가 되어버렸어요. 그때부터 저와 토끼는 밥을 같이 먹고, 학교에서 수업도 함께 듣고, 둘이서 인형놀이를 하며 빈집을 지키기도 하면서 지금까지도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어요.” 그 무른 듯 묵직한 진심이, 어른이 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건 아니었을까. 점점 더 개인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타인을 경계하며 밀실로 숨어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간절히 자신을 찾아줄 술래를 기다린다. 눈물 흘리는 소녀의 어깨를 살포시 감싸주는 토끼를, 우리는 모두 기다리고 있다. 김한나의 작품에 젖어있는 따뜻한 외로움의 정서는, 그렇게 현대인의 마음 깊숙한 곳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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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aul`s Friends 원문보기 글쓴이: 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