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어르신 ? 늙는다(노화)는 것은 무엇일까? 20대 청년과 90대 노인을 비교하면 극명하게 드러나지만, 학문적으로는 세포분열의 능력이 없어지고 장기나 조직의 고유기능이 점점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한해가 후딱 지나가고 한 살 더 먹어 더 늙어가는구나. 노인이란, "나이가 많이 들어 늙은 사람"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늙은이, 고령자, 시니어, 실버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인복지법에서 65세 이상이면 노인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어르신의 의미는, "남의 아버지를 높여서 이르는 말 또는 아버지뻘이 되거나 그 이상되는 어른을 높여서 이르는 말" 이란다. 최근에는 거의 동일어로 사용되는데 노인보다는 어르신으로 호칭하는 것은 공경의 대상이라는 뜻이 조금 내포되어 있다. 불편한 어르신 ? 요즘 나도 지하철에서, 이웃 간에, 공공장소, 일상용무에서 등 등... ... 어디서나 젊은 사람들로 부터 어르신 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다. 그럴 땐 내겐 어르신 소리가 무척 불편하게 들린다. 젠~장, 내가 벌써 이렇게도 늙어버렸나. 내 마음은 아직 청춘인데 말이야.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하고 덧없는 세월에 무상함과 무기력함이 느껴진다. 지난 해에 아내와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홍콩, 마카오, 중국심천을 관광하는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패키지 여행이지만 인천공항에서는 우리 두 사람만 비행기를 타고 가서 홍콩, 마카오, 심천을 현지마다 여러 사람들이 조인( join )을 하여 여행하는 상품이었다. 막상 첫 출발 여행지 홍콩공항에 도착하니 우리 두시람 보다 한 두시간 빠른 비행기로 일찍 온 사람, 뒷 비행기로 조금 늦게 온 사람, 미리와서 여행지만를 바꾸어서 관광하는 사람들로 조인이 되었다. 관광여행지에 따라서 동참여행 인원 수가 9명에서 20여명 사이로 줄었다 불었다 하였다. 막상 모여서 보니 구성원 중에서 내 나이가 가장 많았다. 대부분 50대 초반과 60대 초반의 남여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어딜 가나 나 보고 어르신이란다. 차 탈때도 어르신 앞 좌석에 타이소. 식사시에도 어르신 먼저 드세요. 순서와 차례를 기다릴때도 어르신 앞에 서세요다.... ... 여행지에서 나 때문에 피해보고 뒤 쳐지는 낙오자도 아니고, 젊은이들 보다 더 쌩쌩하게 잘 다니는데 말이야. 저들은 나보고 나이 많은 사람, 공경의 의미로 말하지만 난 너무 불편하다. 그리고 내가 벌써 이렇게 늙어버렸구나에 허무한 느낌이 절절하다. 특히 식사시간, 아침 식사는 집사람과 마주 보고 먹는 호텔 뷔폐식이라서 괜찮지만, 관광 중 현지에서 그들과 마주보고 함께 먹는 점심과 저녁식사 시간에 어르신 먼저 드시라는 자주 듣는 소리에 너무 불편하고 거북스럽다. 글쎄 ? 아마도 몸은 늙었는데 어르신 소리를 자연스럽게 잘 못 받아 들이는 내가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 ? 황혼에도 열정적인 사랑을 나누었던 독일의 대문호 시인 괴테는 노년에 관한 유명한 말을 남겼다. "노인의 삶은 상실의 삶이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건강, 돈, 일, 친구, 꿈을 상실해 가면서 산다"고 했다. 세월 더 가고 더 늙어 내 몸마져 주체 못하면 언젠가는 어르신이라는 소리도 상실하겠구나를 생각하니 서글픔이 앞선다. 그러니 어찌하리 흐르는 세월 막을 장사없으니... ... 노인은 세월이 가니 자연히 몸과 마음이 늙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어르신은 늙으면서도 자기를 가꾸고 젊어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며, 상대를 배려하는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로 부터 노인 또는 어르신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죽음이 점점 더 가까이 오고 있음에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지만, 이왕이면 노인이라는 소리 보다는 어르신이라는 소리를 듣는게 좀 불편해도 쬐끔 낫지 않을까요 ? 불편한 어르신 / 푸른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