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모성당 사회복지위원회는 10여 년 동안 목욕, 어르신 나들이, 밑반찬배달 봉사활동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시기를 보내면서 본당사회복지 활동이 전반적으로 침체되었고, 간단한 조리음식을 가게에서
구입해 돌봄대상자 가정에 배달을 하면서도 '앞으로 일상이 회복되면 어떤 활동을 해야 되나'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를 4년째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되돌아보고 점검하면서 우리 모두가 생각과 관심의 전환이 필요
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함께하지 못하고 단절된 일상이 얼마나 사람을 외롭고 힘들게 하는지, 이웃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이 쉽지 않은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가면서 '이 시기에 가장 힘들고 외로운 분들이
누구일까?' 하는 생각으로 새로운 복지 활동에 대해 본당사회복지위원들과 함께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았지만 장애가 있어 제단체 활동이나 성지 순례 같은 기본적인 신앙생활을 경험하지 못하는
교우들과 함께하는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본당에서는 5대리구 사회복지회
본당재가복지프로 그램 지원으로 2022년부터 '말씀과 함께하는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성지를 순례하거나 수도원, 아름다운 성당을 방문하고 전례에 맞춰 성주간에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하면서 장애이들의 생활 속도와 눈높이에 맞춰가며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번 가 보았던 한티순교성지, 성모당도 사회복지위원들과 사전 답사를 통해 장애인의 시선
으로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얼마나 많은 장애물이 있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5센티 정도의 낮은 턱, 성지 옆에
있는 화장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성전은 비장애인에게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마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혼자서는 넘지 못하는 경계선이자 장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위원들은 힘을 모아 휠체어를 번쩍 들기도 하고, 때로는 휠체어 바퀴를 깨끗이 닦아서 들고 들어가기
도 하고, 성모당 주위에 장애인들과 함께 식사할 마땅한 식당이 없어 집에서 직접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해
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과의 동행이 쉽지 않은 사회적 구조와 시설들을 막닥뜨리고는
했습니다 장애인들의 생활 속도와 시선에 맞춰 함께한 모든 순례의 순간이 하느님과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동행했던 소중한 시간임을 느꼈습니다.
'말씀과 함께하는 동행'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성당에서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장애인들의 변화된 모습에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신앙의 여정은 함께 걸어가야만 하는 길임을 깨닫고 묵상하게 되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글/ 김양옥(프란치스카) 상모성당 사회복지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