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는 사사들이 활동하던 서기전 11~12세기를 무대로 당시 이스라엘이 주변민족과의 갈등을 어떻게 견뎌내고 이겨왔는지를 기록한 책입니다. 여호수아 이후부터 초대 왕 사울이 등극하기 전까지가 되겠습니다.
사사기의 단편 문서들은 왕정시대 초기부터, 그러니까 서기전 11세기부터 기록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합니다. 특히 사사기 5장에 나오는 드보라와 바락의 노래는 성서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일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사기 전체가 하나의 책으로 편집되어 완성된 시기는 바벨론 포로기 이후인 서기전 5~6세기라는 것이 진보적인 신학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모세오경, 그리고 여호수아서와 마찬가지로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종교지도자들 가운데 어느 누군가가 또는 집단으로, 단편적으로 존재했던 기록들을 모아서 이 책을 최종적으로 편집하고 완성했을 것입니다.
사사라는 말은 ‘재판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공동번역성서에는 판관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재판관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본문에 나오는 사사들 중에는 오늘날의 재판관의 역할만 한 사사도 있습니다. 그런 사사를 소사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군사적인 지도자 역할까지 한 사사를 대사사라고 학자들은 구분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사사들이 여호수아 이후 혼란했던 시대에 모세와 여호수아의 뒤를 이어 이스라엘을 이끈 영도자인 셈입니다.
하지만 대사사들도 모세와 여호수아와 같은 절대적 권한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이미 가나안땅에 지파별로 나뉘어 어느 정도 정착한 후이기에, 지파적 독립성이 강해서 어느 한 지파의 지도자가 전체 이스라엘을 통솔하려면 다른 지파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