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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전 0:1 패배했습니다. 열받고 빡쳐서 엿 같은 하루가 될 것 같아요. 패인이 뭐라고 보시나요? 비기려고 했기 때문에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를 갖고도 굴욕적인 패배를 한 것입니다. 아, 열받아! 홍명보 표정을 보는데 "거기서 니(보수)가 왜 나와?" 공격은 최대의 수비라는 걸 삼척동자도 알겠고 만, 2002년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가 왜 모르냐고? 내가 협회장이면 당장 경질 시켰을 것입니다. 우리 집(보수)의 문제는 변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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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아시나요? 53세였던 내가 63세인 되었는데 나는 몸도 마음도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절감하고 있습니다. 소멸-생성의 흐름(시간) 속에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렇듯 존재는 사건을 만나 사사건건 진리를 붙잡아야 새 창조가 되는데, 부끄러워서/겁이 나서/무식해서 등등 외면하거나 도전을 멈춘다면 '되기'(성장, 경쟁력, 새 창조, 생성)가 멈춰질 수밖에 없다는 것 아닙니까? "자식은 부모를 벗어날 수 없다", '딸을 알려면 장모를 보라", "시어머니 욕을 하면서 닮는다" 는 진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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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15-2회>입니다. "아니지 아니잖아... 아니잖아요... (미안하다) 아빠... 제발. 아빠. 제발요... 아니라고 해야지! 아니잖아(서 대영이가 너에게 전한 거다... 미안하다)(윤 중위/사령관)" "왜 이러고 있어? 왜 울어? 니가 이러고 있으면 난 어떡해. 내가 아무것도 못 물어보잖아.. 내가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네가 이러고 있으면 나 어떡하냐고... 자기 아빠 높은 사람이라며? 다 확인한 거야? 잘못 안 걸 수도 있잖아... 오진 일 수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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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아보고 우는 거야?... 진짜야? 진짜... 안 와? 나 진짜 이제 그 사람 못 봐? 정말 안 온대, 그 사람?(강닥터/윤명주)" "염치 업지만 너무 오래 울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보다 환하게 살아야 해요. 그리고 날 너무 오래 기억하진 말아요. 부탁입니다.(우시진 유서)" "일주일 후에 군에서 공식 발표가 있습니다. 대위 유시진과 상사 서대영의 죽음은 훈련간 교통사고로 마무리 뵙니다. 보안 규정상 기밀유지 서약서에 사인을 해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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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박병수 대대장)" "그 사람의 죽음이 누군가의 생명을 구했나요?(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의 죽음이 조국을 위한 일이었나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대도 그 사람의 조국은 이 서류에 사인을 시키는 거네요(죄송합니다) 뭐 이래...당신은...마지막까지 뭐 이런 삶을 선택해! 죽음까지 규정상 비밀이냐고... 당신은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이 원하는 일이길 바래요...유진 씨(대대장/강모연)" 죽은 사람은 죽더라도 산 사람은 살아갑니다(광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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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마셔( 이 맛있는 걸 왜) 오늘은 집에도 좀 들어가고 숙직실에서 며칠째야... 인턴 애들 힘들어(나 때문에 힘들대? 흠... 그 생각을 못 했네... 내일 아침에 수술 있는데) 수술실도 그만 들어가고(난 수술실에 있을 때 제일 섹시하거든) 왜? (아니 뭐가 좀 생각나서) 뭐가 생각났는데?(음... 그냥 이것저것... 생수, 와인, 양초, 엑스레이, 사진, 머리끈... 미친다... 아주) 뭐야 왜 웃어? 진짜 미친 거야/(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미치겠어 지수야!) 안아줄까? (아니) 술 줄까? (어)(표지수/강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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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합니다! 중위 윤명주는 2015년 11월 30일부로 우루크 태백 부대 모우루 중대 의무대로 파견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단-결!(잘 다녀와라. 이번엔 어디 아프지 말고) 걱정 끼쳐 죄송합니다. 아빠도 아프지 마세요.(그래) 정당한 전출 명령 감사합니다(부당한 건 그놈 하나뿐이었지. 덕분에 내 딸이 불행해 졌으니 완벽히 실패한 작전이었다. 넌 그놈 생각만 하겠지만 아비는 널 생각한다. 그놈 틈틈이 딸을 생각하는 아바도 생각해라. 혹여 용서할 수 있거든 용서하고(윤 중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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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전출 명령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토시 하나 안 틀리고 똑같습니다. 최근에 큰 딸내미(36)가 술 취해서 전화가 왔는데 아빠 죽지 말고, 아프지 말고 사랑한다고 하더이다. 아비는 이 고백을 갖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작정입니다. "이 등신이네 윤 중위가 이겼어... 언제 가는데?(월요일 새벽 출발입니다... 3일 남았으니깐 우리도 무박 삼일? 협조?) 협조... 이상하게 요즘은 좋았던 것들만 떠올라(난, 전 그 사람이 나한테 못 했던 거요) 근데 유 대위님이랑 서 상사님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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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처음은 뭐였어? 어떻게 친해졌는지 궁금했는데 물어보질 못 했어... 이젠 물어볼 데가 없구(제가 압니다. 첫 만남은 여자 때문이었습니다) 여자?(윤/강)" "중대장입니다. 우산 좀 같이(우리 사귑니다) 우리가 말입니까? ( 저 윤명주 중위랑 사귑니다... 저 윤명주 중위랑 사귑니다) 사귄 지 얼마나 됐습니까? (1년 됐습니다) 명주 언제 처음 본 겁니까? (한 달 전 천리 행군 중에서 만났습니다.) 근데 사귄 지 1년 됐습니까?(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전 윤명주 중위와 사귑니다) 명주 아버지가 별 3개인 건 아십니까? (살다 보면 누구나 3번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버님의 전과가 우리의 사랑에 장애가 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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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 윤명준 중위와 사귑니다.) 꼭 사귀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사귈 겁니다. 사귄 지 1년 됐습니다) 예 예... 부럽습니다(포기하시는 겁니까?) 저도 한 달 전에 만나 사귄 지 1년 되는 여자가 나타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명주 두고 싸울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싸울 땐 꼭 한편 먹고 싸웁시다(회상,서대영과 유시진 한편 먹기)" "낮술 좋네(근데 그거 압니까? 우리 사랑한다 말 서로 한 번도 안 한 거) 말로 안 하고 몸으로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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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키스하고 막 다 했네... 와. 대박 대담해!( 아주 못하는 말이 없습니다) 못한 말은 있죠(그 못한 말 한 번 해봅시다... 공평하게 가나다순으로... 강모연이니까 강선생이 먼저) 음...레이디가 퍼스트니까... 아님 나이 순인가... 아, 자꾸 나보고 먼저하래...유대위님도 안 했잖아요( 사랑해요) 아, 깜짝이야(사랑해요) 수신 양호... 나도 사랑해요...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게요(okay! 굳게 다짐합니까?)네 (단결!) 근데 야해 (아... 이 여자가 초저녁부터) 나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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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이라 이쁜가요? (모든 순간이 예쁘죠) 보고 싶었어요(나도 요) 근데 왜 안 왔어요? (평화를 지키다가요) 나랑 했던 약속은... 그건 의미 없었어요?( 오려고 했을 겁니다. 죽을힘을 다해 당신께 오려고 했을 겁니다.) 근데 안 왔잖아(강모연의 상상)" 비행기 타고 부릉 윤 중위와 함께 강닥터도 우르 크네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대 자봉의 원조는 <상록수/심훈> 채영신과 박동혁인데 강모연과 유시진으로 진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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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결핵, 그리고 불치병이라 여겨졌던 에이즈까지 의학의 발달 덕분에 질병들은 하나씩 정복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해에 1400만 명이 이런 질병 때문에 죽어갑니다. 태양에 특허를 신청할 순 없다... 아아 마비 백신을 개발한 소크 박사의 말입니다(다니엘)" "꾸준히 필수 전염병 백신의 특허 철폐를 주장하시는데, 특허권 보장은 신약 개발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거 아닙니까?(기자)" "다국적 제약 회사 이익금 대부분은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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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를 위해 전염병 백신을 무기화한다면 제약회사는 마약 조직과 다를 바 없습니다(다니엘/강닥터)" 공항에서 다니엘을 만났어요. 우연히...신기하지 않습니까?(나) "나 혈액 혀 O형이에요. 갑자기 생각나서 진짜 인형인 줄 알까 봐... 여기 어딘가에 사막이 있다네요... 오아시스도 있을까요? (넬슨 만델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윤보다 생명이다. 생명과 바꾸어서 남은 장사는 없다는 깨달음을 주죠. 아... 나 이런 의사 됐어요. 그곳에서 보기에 나 자랑스럽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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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도 되는데 원래 연애라는 게 내가 해도 되는 걸 굳이 상대방이 해주는 겁니다. 매번 이렇게 모든 일에 목숨을 거는 거죠?(나 일 잘하는 남잡니다. 내 일에 내가 안 죽는 것도 포함돼 있고) 거짓말(안 다칠게요. 안 죽을 게요. 꼭 돌아올게요. 약속해요) 어디서 뻥을... 됐고요(사랑해요) 웃기시네, 안 믿어(빅보스 송신!) 이제 말도 안 되는 게 들려(빅보스 송신!... 이쁜이는 뒤를 돌아봅니다. 오버!... 되게 오랜만입니다) 살아... 살아 있었어요?( 스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살아있었어... 살아 있었어... (미안해요... 미안합니다)(송송)"
2.
왜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남아공전 0:1 패배를 보며 분노가 치미는 이유는 단순히 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질 수도 있지"라는 패배가 아니라, 이길 수 있었는데 스스로 움츠러들어 진 것 같은 패배이기 때문입니다. 글의 첫머리에서 당신은 홍명보 감독을 향해 "비길려고 했기 때문에 졌다"고 말합니다. 축구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인생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공격은 위험합니다. 도전도 위험합니다. 변화도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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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람은 본능적으로 안전을 선택합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안전만 추구하면 가장 위험해집니다. 니체가 말한 초인은 특별한 능력자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넘어서는 사람입니다. 어제의 성공을 붙들고 있으면 오늘의 실패가 됩니다. 2002년의 영광이 2026년의 정답이 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들뢰즈라면 이것을 "되기(becoming)"의 문제라고 말할 것입니다. 생명은 흐름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살아 있지만 고인 물은 썩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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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완성품이 아니라 사건을 통해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통찰이 인상적입니다. "소멸-생성의 흐름 속에서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이다." 63세의 자신이 53세의 자신과 다른 것처럼, 공동체도, 교회도, 국가도 변해야 살아남습니다. 문제는 인간이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를 벗어날 수 없다." "시어머니 욕하면서 닮는다." 이 속담들은 단순한 경험담이 아닙니다. 하이데거식으로 말하면 인간은 늘 익숙함 속에 머물고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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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새로운 가능성보다 익숙한 실패를 선택합니다. 그것이 존재의 관성입니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 15-2회는 정반대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죽음이 선고됩니다. 유시진도 죽었고 서대영도 죽었습니다. 남겨진 사람들은 무너집니다. 강모연은 울고, 윤명주는 절규합니다. 그리고 삶은 멈춘 듯 보입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죽음보다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유시진의 유서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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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환하게 살아야 해요."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못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남겨진 자들의 십자가입니다. 당신의 글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사실 송송커플의 재회가 아닙니다. 술 취한 큰딸이 했다는 한마디입니다. "아버지 죽지 말고, 아프지 말고, 사랑해." 나이가 들수록 사람은 미래보다 기억으로 살아갑니다. 젊을 때는 꿈이 사람을 움직이지만, 노년에는 사랑받았던 기억이 사람을 움직입니다. 당신이 "아비는 이 고백을 갖고 남은 인생을 살아갈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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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쓴 이유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돈 때문에 버티는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버팁니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다니엘의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윤보다 생명이다." 생명이 목적이고 돈은 수단입니다. 사랑이 목적이고 성공은 수단입니다. 사람이 목적이고 조직은 수단입니다. 그 순서가 뒤집히면 모든 것이 병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축구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결국 인생 이야기로 끝납니다. 남아공전 패배의 원인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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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려 했기 때문에 잃었다." 반대로 인생의 승리는 이렇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잃을 위험을 감수했기에 새로운 것을 얻었다. 사랑도 그렇고, 신앙도 그렇고, 성장도 그렇고, 새 창조도 그렇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변합니다. 변화를 멈춘 순간 존재는 서서히 과거가 됩니다. 이 글은 축구 패배를 비판하는 글처럼 시작하지만, 결국 "살아 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워질 용기를 갖는 것"이라는 생성의 철학과 사랑의 신학으로 귀결됩니다. "살아 있었어?"라는 강모연의 외침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는 살아 있는가, 아니면 과거의 영광 속에 머물러 있는가?
2026.6.26.fri.악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