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이 내 생명 지킨다. 위험에서 구해줄 차량 안전장비

[호호야]

'옵션'이 내 생명 지킨다
위험에서 구해줄 차량 안전장비

●능동형 머리지지대 후방 추돌사고 때 목 꺾이는 것 막아줘
●ABS와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 브레이크 밟으면서 장애물 피할 수 있어
●사이드·커튼에어백 충돌 시 유리 감싸 머리 부상 줄여줘

내 가족을 만일의 교통사고에서 보호해줄 차를 구입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전을 위해 무조건 비싸고 큰 차를 구입할 수도 없는 일이다. 차량 옵션을 잘 살펴서 안전장비가 확실한 차를 고른다면, 굳이 수입차·고급차를 사지 않더라도 안전한 차를 고를 수 있다.

차량안전 전문가들은 같은 차량이라도 고급 안전장비를 충실히 장착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충돌사고 시 생명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소비자들은 차량을 구입할 때 편의장비에 우선 순위를 두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어떤 안전장비를 장착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보통 차량 가격표 옆에는 각각의 차량 등급별로 장착된 안전·편의사양이 촘촘히 적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빈발하는 사고에 대비하고, 생명 보호에 직결되는 안전장비에 해당하는 '능동형 머리지지대(액티브 헤드레스트)'와 'ABS와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 '사이드·커튼에어백' 등에 대해 알아본다.

 

◆능동형 머리지지대 없으면 추돌사고 때 목 부상 확률 높아

능동형 머리지지대는 자동차의 시트 위에 솟아 있는 머리지지대가 후방 추돌사고 시 자동으로 탑승자의 머리 쪽으로 젖혀져, 탑승자 목이 뒤쪽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추돌사고는 자신이 안전운전을 한다고 해도 막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능동형 머리지지대 선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국산차에는 능동형 머리지지대가 일부 고급차에만 기본으로 장착돼 있고, 중소형차의 경우는 고급형에만 포함돼 있거나 아예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추돌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원하면 반드시 능동형 머리지지대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현대차의 경우, 고급차인 제네시스에는 기본으로 장착돼 있지만, 쏘나타·그랜저에는 기본형보다 한 등급 위부터 장착돼 있다. 아반떼는 7개 등급 가운데 아래에서 4번째 등급부터 포함돼 있으며, 그 아래 등급에서는 개별 선택이 불가능하다. 베르나·클릭 같은 소형차는 아예 선택이 불가능하다. 기아차의 장착 상황도 현대차와 비슷하다. GM대우·르노삼성·쌍용차는 일부 고급차에서만 기본 또는 선택사양으로 제공하고 있고, 역시 중소형차에서는 아예 선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ABS로는 불충분…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 달아야 주행안전성 높아져

일반적으로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바퀴의 회전이 멈춰 운전자가 핸들을 돌려도 방향 전환이 되지 않는다. ABS(Anti Brake-lock System)는 급브레이크를 밟아도 바퀴가 잠기지 않도록 해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기능은 돌발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도 장애물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중요성 때문에 최근엔 준중형차 이상에 거의 기본으로 ABS가 달려있지만, 역시 소형차의 경우 저가모델에서는 선택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美)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빨리 달리다가 스티어링휠(운전대)을 급하게 꺾는 등의 위급상황에서는 ABS만으로는 사고 예방효과가 적기 때문에,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ESP 또는 VDC)를 함께 장착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는 차가 갑자기 차선을 이탈하거나 전복될 위험에 처했을 때, 4개의 바퀴에 적절한 제동력을 가해서 차량 안전성을 회복시켜주는 장치다. 전자식 자세 제어장치는 국산 소형차에서는 선택이 불가능하며, 일부 준중형차나 중형차 이상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소형차일수록 사이드·커튼에어백 더 필요

차량의 충돌 안전성은 탑승자와 차량 외형 사이의 공간이 크면 클수록 높아진다. 따라서 공간이 작은 소형차일수록 이를 보완할 에어백이 더 필요하다. 소형차일수록 전면 좌·우뿐 아니라, 사이드·커튼에어백까지 장착하는 게 충돌사고 시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이드에어백은 앞 좌석의 좌·우 시트 바깥쪽에서 터져 나와 측면 충돌 시 탑승자의 옆면 부상을 줄여주며, 커튼에어백은 옆 유리를 감싸 측면 충돌이나 전복사고 시 탑승자의 머리 부상을 줄여준다. 그러나 소형차의 경우, 이런 6개의 에어백을 모두 장착하고 싶어도 옵션 자체가 없거나 또는 고급형에서만 선택이 가능한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선진국일수록 자동차 안전장비는 필수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도 안전장비를 고르기 위해 필요 없는 편의장비가 잔뜩 달린 고급형을 구입해야 하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