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요'와 '-예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음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1) 내일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2) 이것은 뭐에요?
위의 '거에요, 뭐에요'는 표준을 벗어난 것이 아닐까요? 우선 이들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상정해 보면 이러합니다.
(3) <본말> ① ② 것-이-에요 → *거-이-에요 → 거-에요 무엇-이-에요 → *무어-이-에요 → 뭐-에요
각각 본말 '것-이-에요, 무엇-이-에요'에서 '것, 무엇'의 끝소리(받침소리) [ㅅ]가 줄어들어 ①의 형태가 되고, 거기서 다시 잡음씨 '-이-'가 완전히 탈락된 것이 ②의 형태인 셈입니다. 여기서 본말이 ①의 형태로 변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현상에 부합합니다. 그러나 ①에서 잡음씨 '-이-'가 완전히 탈락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에 어긋납니다. 앞에서도 보았듯이, '-이-에요'의 경우는 그 앞이 홀소리일지라도 '-이-'가 탈락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거에요, 뭐에요'는 표준을 벗어난 것입니다. '-이-에요'는 그 앞이 홀소리일 때에 '-예요'가 되는 것이 표준입니다. 그러므로 (3)은 다음과 같이 고쳐져야 합니다. (4)가 (3)과 다른 점은 ①에서 ②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요컨대 '거에요, 뭐에요'는 각각 '거예요, 뭐예요'를 잘못 쓴 것입니다.
(4) <본말> ① ② 것-이-에요 → 거-이-에요 → 거-예요 무엇-이-에요 → 무어-이-에요 → 뭐-예요
그러면 다음은 어떻습니까? 중앙 일간신문에까지도 이런 표기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5) 이것은 햇감자가 아니예요.
위의 고딕글씨 부분은 우선 '아니-예요'로 분석해 볼 수 있는데, 우리말에 '-예요'라는 어미가 없으니 문제입니다. 다음으로 '아니-이-에요'로 환원시켜 볼 수 있으나, 이 역시 있을 수 없는 형식입니다. '아니-'는 부정을 뜻하고 '-이-'는 긍정을 뜻하므로 이 둘은 나란히 쓰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니예요'는 있을 수 없는 형식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것은 '아니-에요'를 잘못 표기한 것입니다. '아니-'는 어간이요, '-에요'는 어미입니다. '아니에요'는 '아녜요'로 줄어들기도 합니다.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니에요'와는 별도로 '아니어요'라는 말이 있으며, 이것의 준말은 '아녀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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