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 외2건 [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허주(글옮긴이)]

[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흥선대원군 이하응(1820~1898) 

부친 남연군의 묘

이 묘는 백두대간 자락인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에 있는 

길지 중의 길지 명당자리에 있다. 묘  뒤 산은 좌청룡 우백호 
 
가운데 봉은 주산인 석문봉(652미터) 

왼쪽 봉은 가야봉(678.2미터) 

오른쪽 봉은 옥양봉(621.4미터) 

이하응 대감은 웅지(雄志)를 숨긴 체 대권의 야망을 품고, 상갓집 개 궁도령의 비웃음을 받으며 때를 기다렸다. 

풍수가 정만인(鄭萬人)

대감이 천하의 명당에 음택(陰宅)을 마련한 사연은 전설처럼 내려온다. 

당대 최고의 지관(地官) 정만인을 찾아가 "부친의 묘를 이장하려는데 좋은 곳이 없겠는가?"

충청도 덕산 땅에는 만대에 걸쳐 영화를 누릴 자리(萬代榮華之地)가 있습니다. 

또 하나 가야산 동쪽에는 2대에 걸쳐 황제가 나올 자리(二代皇帝之地)가 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시지요! 

"그럼 나는 두 분의 황제가 나오는 땅을 택하겠네!."

안동 김문 세력에 눌려 숨죽이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던 흥선군이다. 언젠가는 운이 펼 날이 있겠지!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관을 찾아간 것이다. 

풍수사가 점지해준 덕산 땅에는 가야사(伽倻寺)라는 사찰이 있었는데, 절의 혈(穴)자리에는 상륜부까지 금빛 찬란한 서기가 어려 있었다. 

명당이 바로 이곳이구나!  이곳에 이장을 해야지

흥선군은 가야사를 폐사시키기로 작정을 하고 인근에 있는 마곡사 스님들에게 명을 내렸다.

26세 혈기 왕성한 대군이 "나라와 종실을 위해 이 절을 소각하고자 한다. 당장 불을 질러라!" 이에 

불제자로써 어떻게 법당에 불을 지를 수 있겠습니까?

흥선군의 하늘 높은 기세에 눌러 스님들이 절에 불을 질렀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가보(家寶)로 내려오는 단계(端溪)석을 충청감사에게 주고 불을 질렀다고 한다.

매천야록에 의하면 주지 스님에게 2만 냥을 주고, 절에 불을 질러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과연 명당이로구나.

이듬해 1846년, 흥선군은 연천에 있는 남연군묘를 이장하려고 형제들과 함께 잿더미로 변한 가야사지로 갔다, 

그날 밤에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백발에 흰옷을 입은 노인이 나타나.  

"나는 탑산(塔神)이다. 너희들은 어째서 내가 살고 있는 집을 빼앗으려 드는가? 만약 탑을 밀어내고 무덤을 쓴다면 너희들은 도륙을 면지 못할 것이다."

다음날 이하응 대감이 형제들에게 말했다. 
 
" 명(命)이란 타고난 것인데, 어찌 탑신이 관장(管掌)하겠는가? 그러니 이곳은 진짜로 명당자리다.“

종실이 쇠퇴하여 안동 김 씨 문 앞에서 옷자락을 끌며 구차한 삶을 사느니, 죽더라도 한번 크게 일어서는 것이 좋겠다.

가야사는 온통 돌덩이였다. 대웅전에 있는 탑을 헐어야 하는데 요지부동이었다. 

흥선대원군은 도끼를 쳐들고 하늘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다. "나라고 왕의 아비인 부왕이 되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 도끼로 치니 탑은 맥없이 갈라졌다.

천하제일의 비보(祕補) 

대원군의 비보란, 철(鐵) 수만 근을 녹여 관 뚜껑을 눌러 덮어버리는 것이었다. 그 위로 석회, 마사, 찰흙을 섞어 봉분을 했다. 이렇게 하면 곡괭이로 찍어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

남연군묘를 이장한지 7년 만에 둘째아들 명복이를 얻었다. 그 아이가 12살에 등극한 조선의 26대 고종이다.

고종은 초대 대한제국 황제 자리에 올랐고. 그 손자 순종은 2대의 황제다.

풍수사 정만인의 예언대로 그 땅은 2대 황제지지(二代 皇帝之地) 명당이었다. 

1865년 아들 명복이 고종으로 등극하고 이하응은 대원군에 올랐다. 

어느 날 꿈속에 전에 왔던 노인이 다시 나타나 이하응에게 섬뜩한 말을 했다. 

“사직(社稷)이 오래 보전하려면 살만인(殺萬人)을 해야 하느니라."

1868년 홍콩에 머물던 독일 상인 오페르트가 미국인 프랑인 중국인 140여명을 이끌고 남연군묘를 도굴하기 위해  밀항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별의별 수단을 다 써보았지만 분묘 뚜껑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래서 도굴은 미수에 그쳤다.

조선 진출을 노리던 이들은, 묘에 있는 남원군 시신과 제물포 개항을 교환하려는 목적이었다. 개항은 쇄국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다.

오페르트의 도굴 미수사건은 흥선대원군을 자극했다. 

가뜩이나 이양인(異樣人) 특히 서양 선교사들을 싫어하는 대원군은, 1866년부터 7년 동안이나 계속해서 박해를 했다. 그것이 병인박해다. 

이 때문에 8천여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했다. 1868년에 일어난 천주교 박해는 병인박해 순교자의 40%에 이른다. 

꿈속 노인의. '살만인(殺萬人)을 해야 하느니라." 고 한 예언은 적중했다.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피를 몰고 온 것은 바로 남연군묘였다. 

바위를 옮기려면 주위의 돌부터 움직여라.
 
비트겐슈타인 –
 
허주의 아침산책

흥선 대원군 일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대감에게 한 선비가 찾아와 큰절을 올렸다. 하지만 대감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아무 말이 없어.

머쓱해진 선비는 자신의 절이 미흡한 줄 알고, 한 번 더 절을 했다. 

그러자 대원군이 벼락 호통을 쳤다.

“네 이놈! 절을 두 번 하다니! 내가 송장이냐?” 

그러자 선비는 “처음 드리는 절은 찾아뵈었기에 드리는 절이옵고, 두 번째 드리는 절은 그만 가보겠다는 절이었사옵니다.” 기막힌 임기응변이었다. 

대원군은 껄껄 웃으면서 기개가 대단하다며 술상을 가져오라고 해서 선비에게 대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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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제 - 층간소음

애들은 동네 아저씨를 보고도, 

개 달 보듯 그냥 지나치기 일 수였다. 

다가가 인사를 건넸더니,

 어른이 인사하는 것이 이상했던지 

힐끗 쳐다보고 가버렸다. 인사한 내가 머쓱했다.   

어렸을 적에 좋아하던 밀크 캬라멜이 생각났다. 

그 땐 캬라멜 한 개면 웬 종일 행복했었다. 

그래서 애들을 만나면 안녕하고 캬라멜을 주면서 인사를 했다. 

몇 번을 마주쳐도 인사를 했다. 그리고 식상 할까봐 메뉴에 5색 초코 볼도 추가하였다. 

예는 개나리처럼 예쁘니 노란 걸로 줘야지. 여자애들은 빨강색을 좋아하지. 

한 참 지나니 애들이 먼저 인사를 했다. 

부모에게 이야기를 했던지 할머니 할아버지도 인사를 했다. 

이사 온 사람도, 처음에는 의아해 했으나 인사를 한두 번 받고나서 먼저 인사를 했다. 

마치 등산길에 마주친 사람들이 누가 먼저랄 것이 없이,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는 것처럼.

꾸준히 반복하니 의식에 많은 변화가 왔다. 

무거운 짐을 들고 오면 거들어 주고, 

승강기 앞에서는 먼저 타십시오.

멀리서 바쁘게 오는 사람은 기다리면서 천천히 오십시오. 하며 웃어주고, 

퇴근시간에는 승강기에 오르면서 1층 버튼을 눌러놓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는 보는 사람이 먼저 줍고, 

가끔은 이런 예기도 들렸다. 

네가 거지냐? 아무에게나 받아먹게!    

층간소음으로 시달린 적이 많았다. 

위 충에서 얼마나 시끄럽게 떠들던지. 올라가 보니, 어른들은 안 계시고 애들만 놀고 있었다.

애들이 눈에 장난기가 가득 찬 것을 보니 조카들을 보는 것 같았다. 

‘미안해’ 하고 돌아서는데 바로 쿵쾅거렸다. 

그런데 애들의 해맑은 눈동자가 보였다. 사람의 감정이 이렇게 간사할 수가, 소음이 아니라 정답게 노는 소리로 들렸다

프라이드치킨을 사가지고 다시 찾아갔다.

 그날 이후로 줄어든 소음도 자장가처럼 들렸다. 

이사 온 이웃

집 주인이 바뀌었나 보다. 위층에서는 곧바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렸다. 

바닥에 물건 떨어지는 소리, 뛰어다니는 소리 쿵쾅거리는 소리 

낮에는 그럭저럭 참을 수 있지만, 밤에는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위층에 사는 꼬마가 분명했다. 단단히 주의를 줘야지!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귀여운 꼬마둘이 문 앞에 서서 

"포도 맛 좀 보시래요! " 하고 수줍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좋지 않았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후로 아이들을 만나면 "오늘은 뭐 하고 놀았어?"  

그렇다고 위층에서 나는 소리가 줄어든 건 아니지만 어쩐지 불편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도 저맘때는 많이도 쿵쾅거렸지, 아이들은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  

위층이 조용하면 혹시 아이들이 아픈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마음먹기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고, 같은 소리인데도 듣는 느낌이 달랐다.  

인테리어 공사 소음

그런데 위층에 살던 사람이 이사를 갔는지. 수리한다는 글이 승강기에 붙여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공사 소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집을 비우고 찜질방에 가야 할 것 같다. 

참다못해 치킨 한 상자를 들고 위층에 찾아가. 힘드시죠. 아래층 사는 사람입니다. 여기까지는 말 했지만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우리는 걱정하지 마시고 잘 마무리해 주세요. 하고 돌아왔다. 

인상이 넉넉해 보이는 아주머니가 새로 이사 왔다며 이바지를 들고 왔다.  

어른이 안 계시니 꼬마 녀석이 친구들을 불러 전쟁놀이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가. 한참 개구쟁이 질 할 나이다. 전 보다 더 시끄러웠다.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돕고 살아야 한다. 사람 사는 동네는 다 마찬가지 인가보다. 

그래도 참아야지. ‘애들 나무라지 마라 당신이 지나온 길이다.’  

주민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당신도 전에 그런 적이 없었습니까? 
당신은 앞으로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속이 좁은 내 탓입니다. 

한 발짝 물러서니 갈등은 어렵지 않게 해소되었다. 

나는 초코렛 아저씨에 이어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되었다. 어떤 애는 할아버지 말씀 이라며, 마음이 넓으니 부자 집 아저씨라고 했다.

내민 손 뿌리치는 법은 없다. 

내가 마음을 비우면 남도 마음을 비우니 우리 모두 행복한 이웃이 되었다. 

안녕하세요.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소리다. 

안녕!

골목길에서 만난

낯선 아이한테서
인사를 받아

기분이 좋은 나는

안녕!

하늘에게 구름에게
지나는 바람에게 

울타리 꽃에게
인사를 했다.

너도 안녕!

밖에 나와 
쭈그리고 앉아 있는
순한 개에게도
인사를 했다.

나태주 가슴으로 읽는 동시   

허주의 아침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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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용재오닐  섬집아기

youtu.be/fbWkyFmsO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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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글옮긴이)]

위층에 사는 꼬마가 분명했다. 단단히 주의를 줘야지!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귀여운 꼬마둘이 문 앞에 서서

"포도 맛 좀 보시래요! " 하고 수줍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좋지 않았던 감정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후로 아이들을 만나면 "오늘은 뭐 하고 놀았어?"

그렇다고 위층에서 나는 소리가 줄어든 건 아니지만 어쩐지 불편하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도 저맘때는 많이도 쿵쾅거렸지, 아이들은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

위층이 조용하면 혹시 아이들이 아픈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