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근본적인 무지(無知)는 바로 ‘나’라는 존재가 하나의 몸과 마음으로서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입니다. 그 무지에서 모든 욕망, 모든 고통이 비롯됩니다.
하나의 객관적이고 독립된 몸과 마음으로서의 ‘나’는 전체와 분리되어 있습니다. 부분 가운데 하나인 ‘나’는 언제나 불완전하고 불충분하며 불만족스럽습니다. 또한 다른 대상들과의 관계 속에서 부딪치고 상처 받고 끝내 스스로 소멸될 것이라는 공포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제한되고 유한한 ‘나’는 자신의 불완전, 불충분, 불만족,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또는 그것에 벗어나기 위해, 다른 대상들을 욕망하거나 회피합니다. 어떤 대상은 강하게 집착하고, 어떤 대상은 강하게 거부합니다. 그러나 그 행위, 인력과 척력은 대상과 방향만 다를 뿐, 동일한 에너지입니다.
대상은 끝없이 바뀌지만 우리가 하는 행위는 결국 어떤 대상을 끌어당기거나 밀어내거나 둘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행복과 불행은 끊임없이 갈마듭니다. 이것이 윤회입니다. 결국 윤회의 밑바탕, 그 뿌리에는 하나의 몸과 마음으로서 ‘나’가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무지가 있습니다.
‘나’가 전체와 분리되어 하나의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밀고 당기는 힘도 없고, 그 결과로서 행복하고 불행할 일도 없고, 나아가 삶도 죽음도 없고, 따라서 윤회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나’를 어떤 선입견, 고정관념에 의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십시오.
나는 누구입니까? 나는 무엇입니까?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답변도 모두 생각, 또 다른 선입견, 고정관념의 결과일 뿐입니다. 답을 찾지 말고 그저 질문만 하십시오. 순수하고 간절하게 질문하십시오. 나는 누구입니까? 나는 무엇입니까? 나는 어디에 있습니까?
질문 뒤에 남아 있는 침묵 속에 가만히 머무십시오.
출처 : "아쉬타바크라의 노래", 심성일 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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