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부가 ‘2014 국방백서’를 6일 발간했다. 국방백서는 2년 주기로 발간한다. 이번 국방백서는 북한이 김정은
권력 승계 이후 국지도발뿐만 아니라 전면전 수행태세를 강화 중이라고 강조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와 장사정포, 수중전력, 특수전 부대, 사이버 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집중적으로 증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남·북한의 군사력을 분석하고 대비책을 알아보자.
재래식 전력 비교
북한군은 현역 120만
여명, 예비군 770만 여명으로 세계 3위의 병력 규모이며 5위의 군사력이다. 우리에 비해 규모와 수효 면에서 1.9배의 정규군과 2.5배의
예비전력을, 전차 1.8배, 야포 1.5배, 다련장/방사포 27배, 지대지 유도무기 1.6배, 전투함 3.9배, 상륙함 26배, 잠수함 7배,
전투임무기 2배, 공중기동기 6.6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우세한 것은 헬기(2.3배)다.
지난 2년 동안 북한군 병력은
1만여 명이 증가됐으며, 전력도 포병과 함정을 중심으로 증강된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전차 100여대, 장갑차 300여대, 다련장/방사포
700여문, 전투함정 10여척, 지원함정 40여척이 각각 증강된 것으로 국방부는 파악했다. 국방백서는 북한이 전 전선에 걸쳐
비무장지대(DMZ)에 전시에 상당한 병력을 대피할 수 있는 침투대기시설을 다수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백서는 또 “북한이 현재
6,000명의 사이버전 인력을 운영하고 있으며, 우리 국가기반체계 공격 등 사이버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사이버전력도 처음으로 명기했다.
북한군 장비는 일부 구형이고 노후하나 한반도 전투에는 큰 문제가 없다. 우리 군의 재래식 전력 전투력지수는 북한군 재래식 전력의
약 80%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3년 11월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질의에 출석, 남·북한 국방력 격차를
묻는 민주당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우리나라 전력은 북한의 대개 80%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우리 군의 대북(對北) 전투력지수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약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대량살상무기 비교
북한은 우리에게 없는 핵무기(20여발),
화학무기(2,500~5,000톤), 생물무기(11종)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국방백서에선 3차 핵실험(2013.2)을 계기로 북한 핵무기가
실질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반영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넣었다. 북한은
3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화 기술을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한미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미사일 전력도 북한이 월등하게 우세하다. 국방백서는 북한 미사일 능력과 관련, “다섯 차례의 장거리탄도탄 발사를 통해
미국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평가했다. 대포동-2호의 사거리를 1만km로 표기했다. ‘2012 국방백서’에는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6천700km로 명기했지만 2년 만에 3천300km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스커드(300∼500km),
노동(1천300km), 무수단(3천km이상) 미사일 등 1천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북한 전역에 작전 배치하고 있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3천톤 급 잠수함을 2014년에 건조했다.
반면 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 중 최대 사거리는 1천500여km이다. 함대지
순항미사일(해성-2)과 잠대지 순항미사일(해성-3)은 1천여km이고, 육군미사일사령부 예하부대에 배치된 현무-3 미사일은 1천500여km에
달한다. 우리 군은 2014년 3월에 북한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km 탄도미사일(현무-2B)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군은 사거리
800km, 탄두중량 500kg의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다. 올해(2015년)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북한이 왜 이렇게 많은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는가?
북한은 노동당 규약에 명시된 한반도 무력적화통일(武力赤化統一)
전략을 고수한 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선군정치(先軍政治)의 기치아래 국가자원을 군사부문에
우선 배분하여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3년 동안 전쟁준비에 매진하면서 최근에는 5년 내에 무력적화통일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한다. 김정은은 2015년 1월1일 신년사에서 선군정치와 병진노선(핵, 경제)을 고수할 것임을 강조했다.
북한군이 우세한 이유?
그동안 누적 방위력개선비(무기획득 및 연구개발)가 한국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북한
국방비를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북한의 공식 국방비는 우리의 33분의 1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질 국방비는 한국의 1/4~1/3 수준으로
훨씬 더 많다. GDP대비 군사비지출은 이미 2010년에 16.9~23.1%(57.5억~98.4억 달러)로 세계 1위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는 국방예산과는 5~9배 정도 차이가 난다. 군수(軍需)경제와 자급(自給)경제 체제라는 북한의 특수성이 빚어낸 결과다.
북한 국방비는 대부분 방위력개선비로 전력증강에 투자한다. 북한군의 전력운영비(병력운영비, 전력유지비)가 적은 이유는 군인의
평균월급이 1달러 수준이고 급식은 부대별로 자급자족하고 있다. 반면 우리 국방비는 전력운영비가 70%이고 방위력개선비는 30%다. 그리고 북한군
무기체계·장비의 대부분은 국내개발로 획득비가 한국군 장비의 1/3이하다. 그래서 북한군은 매년 한국군에 비해 전투력이 상대적으로 증강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2004년 국방백서와 2014년 국방백서의 남북 군사력 증감(增減)을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국군은 현역
68.1만→63만 명, 군단(급) 13→12개, 사단 49→44개, 기동여단 19→14개, 전차 2,300→2,400대, 장갑차
2,400→2,700대, 야포 5,100→5,600문, 전투임무기 530→400대로 전반적으로 전투력이 약화되었다.
반면에
북한군은 현역 117만→120만 명, 군단(급) 19→15개, 사단 75→81개, 기동여단 69→74개, 전차 3,700→4,300대, 야포
8,700→8,600문, 다련장/방사포 4,600→5,500문, 지대지 발사대 60→100기, 잠수함정 60→70척, 전투임무기
830→820대로 전반적으로 전력이 강화되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남북 군사력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다. 부족분을
미국이 보완해 주고 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 우세 분야는 미국이 핵우산(核雨傘)과 첨단 확장억제전력을 제공해준다. 미국은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이를 명기하여 공약을 재확인하고 있다. 재래식 전력 부족분야는 주한미군 전력으로 보완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현재 2만8천여 명이다. 전투기 90여대, 공격헬기(아파치) 20여대, 전차 50여대, 장갑차 110여대, ATACMS
40여기, 패트리어트 60여기 등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있다. 특히 美2사단은 서울 북방에 분산 배치되어 북한의 육상도발에 대한 억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군 장병은 이라크·아프간 전장의 전투경험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주한미군과 미국의 즉각적인 지원이 없다면
국가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대등한 남북관계 유지(남북대화 등)에도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의 해·공군 전력으로 독도와 이어도
방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통령(국군통수권자)과 국방부장관은 국민에게 국방력
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국방비를 증액해야 하고 병력감축계획(국방개혁14-30)의 중단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2013년
한국 국방비는 GDP 대비 2.42%로 세계 평균치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GDP의 3%~3.5%를 제시하고 있다. 미국은 2013년에 GDP의
3.7%, 이스라엘 6%, 사우디 8%를 쓰고 있다. 어느 정도 국방비 증액은 우리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리고
국방백서를 다른 나라와 같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서 매년 발간하는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 현재는 국방장관 결재로 발간하고 있다. (Konas)
김성만 예비역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