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15일 한.일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이 전해지자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김종필이 주변에 있던 당 소속 의원들에게 웃으며 "그것 봐, 내 말대로 됐지."라고 말했습니다. 자민련 정진석 대변인은 한일정상이 합의한 ▶역사공동연구기구 설치▶야스쿠니 신사에서의 A급 전범 분리 검토가 그동안 김종필이 끈질기게 주장해왔던 사항들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실제로 12월 4일 최성홍 외교부 차관에게 김종필은 "양쪽 전문가 30~50명을 모아 난상토론을 거쳐 공통분모를 도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가 일본 정치인들에게 누차 전달했으니 참고하라"고 말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해서는 "세계 어느 누구라도 일본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국립묘지처럼 부담 없이 찾아가 헌화할 수 있는 곳을 마련해야 한다고 일본 측에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김종필은 역사공동연구기구 설치와 야스쿠니 신사에서의 A급 전범 분리라는 아이디어를 왜 내었을까요? 이것은 당시 일본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들끓던 반일 분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기만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그것이 기만인가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역사왜곡문제는 이미 결론이 나 있는 것입니다. 위안부 문제가 사실이냐 아니냐의 진위 문제가 아니라 그냥 교과서에서 삭제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일본의 침략 행위를 두리뭉실하게 죄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서술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역사왜곡문제는 연구의 문제가 아니라 서술 태도의 문제인 것입니다. 사실 그대로만 기록하면 되는 것을 죄인이 뻔뻔스럽게 무죄를 주장하는 거와 똑같은 것입니다. 결국 그러한 합의는 이미 재판이 끝난 사건을 다시 재판하여 유무죄를 논하자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또 야스쿠니 신사에서 A급 전범을 제외하여 국립묘지처럼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정도입니다. 이대로 일본이 실행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본에 방문하여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야 할까요? A급 전범을 제외하였다고 해도 야스쿠니 신사에는 여전히 우리 독립군을 죽이고, 우리의 처녀들을 집단 강간하고, 우리 민족을 괴롭히고, 굶주리게 수탈한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옥쇄한 황군들이 모셔있게 됩니다. 그런 곳을 우리의 국립묘지와 같다고 해야 할까요? 정말 웃기는 소리입니다. 일본 놈들은 A급 전범을 모신 신사를 다시 만들어 그곳에 보란 듯이 총리가 가서 참배를 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매년 일본 고이즈미 총리가 신사 참배를 하고 이제는 대놓고 매년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3.1절 기념사를 통해 국가적 지도자가 그런 발언을 계속 해서는 안 된다고 고이즈미를 비판하였습니다. 맞습니다. 일본의 최고 통치자가 야스쿠니 신사를 당당하게 참배하는 것은 침략 전쟁을 정당하다고 선포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까지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백 번 잘한 일입니다. 친일반민족 행위자들의 사과도 받지 못하고 일본에게 구걸하여 받다시피하는 <거 되게 귀찮네. 알았어.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이제 됐지.> 같은 사과는 이제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도 지금도 미래에도 기억할 것입니다. 그들의 망언도 신사 참배도 모두 기억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이즈미 비판은 우리가 결코 잊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독도 폭파론과 독도 마누라론
<1962년10월29일 김종필 정보부장 - 딘 러스크 미 국무장관 회담 에서 김부장은 도쿄에서 있었던 오히라 외상과의 요담 내용을 이렇게 설명해갔다.(중략)러스크 장관은 "독도는 어떤 섬인가"라고 물었다. 김종필은 "갈매기들이 배설물을 떨어뜨리는 장소"라고 말한 뒤 이렇게 설명해갔다고 한다(1962년 10월29일자 미국측 회담록). "나는 일본측에 대해 독도를 폭파시켜버리자고 제안했습니다."(중략)김종필 총리의 측근인 방송작가 김석야가 쓴 '실록· 박정희와 김종필'에 따르면 김종필의 발언은 이러했다는 것이다. "독도 문제가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장애가 된다면 해결방법이 있긴 있습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가서 독도를 한국공군의 연습장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공군기를 동원하여 며칠간만 폭파하면 독도는 영원히 지도상에서 없어지고 말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후세에 대한 변명을 위해서 '독도는 일본측에서 한일회담의 미끼로 사용하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애버렸다'고 기록에 남기겠습니다. 그러면 우리 두 사람의 이름도 한일 두 나라에 영원히 남게 되겠군요"-『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중에서>
위의 내용을 통해 1962년 한일외교 정상화를 위한 과정에서 김종필이 오히라를 만나 일본측에 독도를 폭파하자고 제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조갑제는 위의 글에서 독도 폭파론이 사실은 농담이었다고 김종필을 옹호했지만 여러분이 보시기에도 위의 발언들이 농담으로 들리십니까? 어쨌든 이 제의를 일본은 즉각 거부했다고 합니다. 왜 일본 땅을 폭파하느냐는 거였습니다. 맞습니다. 왜 우리 땅을 폭파하느냐 말입니다. 남이 "네 팔 원래 내 팔이니까 줘" 한다고 "그럼 내 팔 잘라서 폭파해버려"라고 말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얼마 전 독도 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비유했습니다. 자신의 부인을 자꾸 남의 부인이라고 우긴다고 내 부인을 내 부인이라고 떠들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독도 문제에 대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분쟁 지역화하는 것입니다. 화가 난다고 자해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독도를 우리 땅으로서 자연스럽게 지배해나가야 합니다. 일본이 떠들든지 말든지. 독도 우표를 시작으로 독도가 우리 땅인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일들을 조용히 해 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친일파 면죄부 주기 법안이 통과되다
일제강점하 친일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이 법안은 누더기 면죄부 법안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그 역사적 책임은 다음 국회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음 국회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이 법안은 다시 폐지될 수도 있고, 다시 제대로 된 법안으로 개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선택은 국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음 국회에서도 친일반민족행위에 대해 진상규명이 되지 않는다면 언젠가 우리의 국가적 지도자인 대통령에 일본이 원하는 사람이 당선될지도 모릅니다. 다음 글에서 그에 대한 악몽을 가상해 보았습니다.
일본이 원하는 한국 대통령-0000년 한일정상회담의 단독 밀담 내용을 가상한 것입니다.
대통령 : 아버지께서 말씀 많이 하셨습니다.
총리 : 저도 아버지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대통령 : 그 때(일제 때)가 좋았었다고 하시더군요.
총리 : 일본인보다 더 충성스럽고 청렴한 황국신민이었다고 하시더군요.
대통령 : 우리 국민들이 역사교과서 왜곡에 화가 많이 났는데 그냥 조금만 고쳐 주세요. 우리 국민들은 붕어대가리라서 조금만 고치는 시늉만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잊어버릴 거예요.
총리 : 뭐, 정 그렇게 사정하니 조금 수정하죠. 그런데 한국 역사 교과서도 왜곡이 심하던데 안 고치나요?
대통령 : 붕어대가리 국민들은 그런 것 관심도 없어요. 그리고 사회지도층 곳곳에 <일본의 친구>들이 퍼져 있기 때문에 그런 얘기 나오지도 못하게 틀어막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총리 : 하긴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던 조선, 동아가 민족지라고 떠들면서 붕어대가리들 여론을 주도하고 있으니...
대통령 : 그래서 제가 대통령 되자마자 조선, 동아는 진정한 민족지라고 했잖습니까? 초록은 동색이라고 제 아버지가 일본의 청렴한 공무원일 때부터 조선, 동아 일보의 애독자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계속 봐온 신문들이었는데 친일파 후손이 뭐가 어떻다고....
총리 : 저도 그 신문들 가끔 읽어보면 일본 신문인지 한국 신문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그런 신문들은 앞으로도 탈세를 해도 불법을 저질러도 다 눈감아주세요. 그런 신문들이 많아야 일본을 위해서도 좋고 한국의 <일본의 친구>들에게도 좋을 테니까요.
대통령 : 아버님께서 말씀하시길 일본 가면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진 존경하셨던 일본인 상관의 위패에 참배하라고 그러시더라구요.
총리 : 한국 국민들이 가만있겠습니까?
대통령 : 일본 총리도 국립 묘지 참배할 예정이니까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이자고 하면 붕어대가리들은 또 속을 겁니다.
총리 : 국립 묘지와 야스쿠니 신사가 같다고 믿다니 정말 붕어대가리예요. 하하하.
대통령 : 2003년 이라크 출병으로 이제 해외파병도 자유로워졌으니 한국에도 파병 좀 해 주세요. 요즘 북한의 위협이 너무 강해져서 미군만으로도 안 되겠어요. 한미일 연합사령부를 구성해 확실한 안보를 구축해야 됩니다. 미군이 반환하기로 한 땅 4천만평 그대로 일본군이 주둔하면 좋겠네요
총리 : 한국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대통령 : 빨갱이들 막겠다는데 반대하면 다 국가보안법으로 쳐넣으면 찍소리 못할 겁니다.
총리 : 그래도 우리 자위대를 아무 이익 없이 주둔하라구요?
대통령 : 독도 경비를 일본군이 맡으면 되겠네요. 자연스럽게 독도가 일본으로 넘어가잖아요.
총리 :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당신 아주 마음에 듭니다. 우리 일본이 원하던 한국 대통령이오.
대통령 : 부전자전이죠.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