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 두모악과 곽지과물해수욕장. 한림공원

[솔뫼]

오전에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갤러리 두모악에 들렀다.

두모악은 오름의 화가 김영갑화가의 갤러리이다.

그는 평생동안 오름만을 그렸다고 한다.

작고 아담하며 조촐한 갤러리와 정원은

몸이 불편했던 주인의 소박한 삶을 닮은 듯 하다.

오름을 수도 없이 오르내리며

오직 그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 온 사람.

화가 김영갑은 오름만을 그렸지만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오롯이 제주의 숨결이었을 것이다.

찾아온 육지 손님을 맞으러 공항에 들러 합류한 후

방향을 제주의 서쪽으로 돌렸다.

제주 한달살기엔 언제나 손님 맞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

누군들 찾아오고 싶지 않겠는가?

곽지과물해수욕장엔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얗게 곱디 고운 모래사장은 햇살에 눈이 부시다.

곽지과물해변의 특별함은 과물노천탕이다.

용천수가 솟아나오는 곳에 해녀들과 해수욕인들을 위해 만들어 놓았다.

용천수는 제주말로 '솔베기물'이라고 부른다.

정겨운 이름이다.

바닷물이 밀려들어 왔다가 썰물이 되면

솟아난 솔베기물이 탕을 채워주고 사람들은 몸을 씻을 수 있는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림공원에 들렀다.

제주를 대표하는 수목원이고 오랜 역사가 있어

많은 수목들이 이제 제자리를 잡은 듯 하다.

무엇보다 쌍룡굴이 함께 하고 있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더한다.

어차피 학술적 가치가 있는 동굴이 아니라면

각종 조명과 전시 퍼포먼스 등으로 즐거움이 있는 동굴로 운영하는 것도

태마파크로서의 의의가 있을 듯 하다.

너무 자주 찾아 왔던 수목원인지라 새로울 것 없을 듯 한데

나무 한그루 꽃 한 송이가 늘 새롭고 신선하다.

공원을 가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성이 늘 존경스럽다.

창업자의 정신이 오롯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솔뫼]

오름.
참으로 정겨운 이름이다.
제주만이 가질 자격이 있는
제주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