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속에 잠들어 있는 학교 교칙을 깨우자
교사-학생-학부모 3주체 지혜 모아 학교교칙 제정을
최미숙 /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
학교 교칙은 교육기본법 제12조(학습자), 초ㆍ중등교육법 제18조(학생징계)와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학생의 징계 등) 및 학교 규정에 의거 학생, 포상, 징계를 민주적 절차와 교육적인 방법으로 공정하게 운영하여 학생을 올바르게 선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학교 생활규정의 준수를 통하여 공동체 의식을 바르게 갖고, 준법정신, 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현재 학교 교칙은 단위 학교에서 만들어 교육청에 보내어 인권문제 등 배치된 조항이 없나 법리적으로 교정을 받아 교무에서 학생을 지도를 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학생부에서 규제하는 좁은 의미의 생활지도 규정을 ‘교칙’이라고 통상 알고 있다. 그런데 학생의 인격 존중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징계조치보다는 예방지도에 중점을 둔다고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신뢰 속에서 학생을 선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교칙을 둘러싸고 ‘준수’ 문제로 학교에 근무하는 생활지도부 담당 교사와 학생 간 불화,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은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문서 속에 잠들어 있는 교칙
교칙은 세월이 흘러 예전처럼 무모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학교운영과 학생지도에 있어서 문서상의 서류로 존재할 뿐, 이렇다 할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교칙은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 환경 변화에 발맞춰 움직이는 교칙으로 새롭게 거듭날 필요가 있다.
나의 학창시절을 30여년 거슬러 올라가 생각해 보면 교복 윗도리 하얀색 깃에 풀을 빳빳하게 먹이고 단정하게 등교하던 때가 떠오른다. 겨울 칼바람이 볼을 스칠 때면 포근한 목도리가 그리워지지만 목도리 착용은 학교 규칙에 어긋나기에 참아야했다. 그 옛날엔 왜 그리 추웠는지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도 얇은 스타킹을 신고 추위와 싸워야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무모한 규칙이었고, 여학생에겐 피할 수 없는 도전이었지만 이 역시 오늘날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교복치마에 얇은 스타킹을 의지하고 한 겨울을 버티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복장을 단정히 하여 학교의 긍지를 드높이고, 학생다운 면모를 갖추어 면학분위기 조성에 기여하자고 교복을 착용하고 있지만 교복은 교복의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대형 교복사의 유명 연예인을 동원한 다리가 길어 보인다는 광고로 인해 여학생들 교복상의는 허리춤이 훤히 보일 정도로 짧아져 수업시간에 남자선생님께서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난감할 정도라고 한다. 여학생뿐만이 아니라 남학생들도 교복상의가 엉덩이 선에 닿았지만 지금은 배꼽이 보일정도로 짧아졌다. 교육적 목표를 위해 입는 교복이지만 대형교복사의 S라인 교복 등은 교칙에 나와 있는 규정에 모두 어긋나 실상 판매중지가 되어야 하지만, 규정대로 제재를 할 경우 학생들이 동영상을 찍어 뉴스에 내보내고 학교가 시끄러워질까 선생님은 이빨 빠진 호랑이 격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교칙 중 가장 인권침해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두발 문제가 아닌가 싶다. 제반 규정을 살펴보면 두발, 용의, 복장, 예절, 체벌규정 등이 문서상으로 되어있지만, 인권문제 제기와 이기적인 학부모들의 항의로 인해 학생들을 선도하기가 어려워 차라리 포기하거나 방치하기도 한다고 한다.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을 함양시키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무엇보다도 규칙은 지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학교가 먼저 보여주길 바란다. 인권, 창의력,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사소한 규정들이 하나 둘씩 무너지면서 교권까지 무너져 자유가 아닌 방종으로 치닫게 된 것이 오늘날 학교 교육의 현실이 아닐까 되묻고 싶다.
학생회 주축으로 자치규정 만들도록 격려
진흙을 손에 꽉 움켜쥐면 손가락 사이로 흙이 빠져나가듯 아이들을 너무 단속하고 옥죄면 학생들은 벗어나려고만 한다. 학생들 정서를 알아야 하고 어떤 현상들을 보이고 뭘 좋아하는지 실태조사를 하여 실질적이고 유용하지 못한 교칙은 바꿔야 한다.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학생회를 주축으로 현실에 맞는 상ㆍ벌점 자치규정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 그리고 학생들이 만든 규정을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 3주체가 토론을 하여 합일점을 찾아 바람직한 학교 교칙을 만들어 보자.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규정을 자율적으로 지키기 위한 울타리만 되어주고, 스스로 만든 교칙을 준수하는 학생이 되도록 하는 것이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주춧돌이 아닐까 한다.
첫댓글 얽힌 실타래를 푸는 일 기본으로 돌아가야한다는데 깊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