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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는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몇 명의 상상적 인물을 첨가해 사랑과 갈등과 사건을 보강한 역사소설이다. 소설은 이순신 장군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며, 형식은 난중일기를 쫓아간다.
특히 이 소설에는 난중일기에서 빠진 부분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임진년(1592)부터 시작해 무술년(1598)으로 끝나는 스토리 속 선조와 이순신의 갈등, 전쟁으로 신음하는 백성들의 비참한 모습, 이순신 장군이 통제사 지위를 박탈당한 채 도성으로 끌려가 혹독한 고문을 당하고 풀려나는 정유년(1597) 2월 26일부터 동년 4월 1일까지의 기록, 원균과의 끊임없는 갈등, 선조와의 간헐적 충돌, 정적 윤두수, 윤근수와의 암투, 장군을 도운 유성룡, 정탁, 이원익의 등과의 신의적 교류도 볼 수 있다. 그 외에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들의 뛰어난 활약상과 왜적에 붙은 항왜들의 발악, 예화와 이순신의 사랑, 장수와 군관들의 개인적 삶까지.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백성들의 참상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것은, 작가가 직접 지어서 요소요소에 삽입한 36편의 한시(漢詩)이다.
이 한시들은 이순신의 고독한 마음을 표현한 것도 있고, 이순신이 사랑한 여인이 애정시로 쓴 것도 있으며, 장수들이 자신의 울적한 심회를 읊은 것도 있다. 74편의 한시(漢詩)가 인용되어 있으며, 이 중 36편은 저자가 직접 지었다.
더불어 중고생, 대학생, 취준생, 일반인 등 역사를 사랑하고 관심 가지는 모든 계층의 독자들이 역사를 배우고 되돌아볼 수 있다. 대화, 기록, 전투장면과 교지, 통문, 공문, 서장, 통첩, 상소문이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성품, 치밀함, 과단성은 물론이고, 장군을 도와 모든 전쟁을 승리로 이끈 휘하 장수들의 성장과정, 그들의 전투와 전공과 벼슬, 등과과정과 성정, 장렬한 죽음 등을 알 수 있다.
이순신은 전쟁터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차갑고 과감하지만, 하급관리와 병졸, 노비 같은 약자들에게는 어버이 같은 존재로 묘사되어 있다. 실제로도 이순신은 난중일기에, 관청 노비와 집안 노비 등의 모습과 행동을 정겹게 그려, 그들에 대한 애정과 따듯한 마음을 적극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본주의에 몰입된 채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인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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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최인호(崔仁鎬)다. 1956년 경기도 여주시 명성황후탄강구리에서 태어났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비어 있는 방』 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등단 4년 후인 2002년 1억원고료 국제문학상에 장편소설 『문명 그 화려한 역설/ 원제, 에덴동산엔 사과나무가 없다』 가 당선되어 단편 및 장편소설의 역량을 모두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2002년∼2003년간 부산 국제신문에 『에덴동산엔 사과나무가 없다』를 연재했으며, 2006년∼2007년간 인천일보에 『누가 블루버드를 죽였나』를 연재해 소설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20살에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악령』, 『백치』 등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 본격적인 문학수업에 들어갔다. 이때 카뮈, 카프카, 사르트르, 니체 등의 실존주의 작가들에 깊이 심취했다. 이후 20대 후반까지 신춘문예에 응모해 낙방을 거듭했으며, 삶의 체험과 경험 없이는 제대로 된 소설을 쓰기가 어렵다고 판단, 경찰에 투신했다. 1982∼1996년간 인천지방경찰청에서 근무했으며, 파출소장과 형사반장을 역임했다.
이후 전문적으로 소설을 쓰기 위해 14년간 근무한 경찰에 사표를 냈으며, 이후 총 10편의 장편소설과 30여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장편 중 대표작은 『문명 그 화려한 역설』, 『도피와 회귀』, 『악마는 이렇게 말했다』, 『늑대의 사과』, 『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사랑, 불가항력적 광기』 등이고, 단편집으로는 『돌고래의 신화』가 있다. 단편소설 중 「비어 있는 방」, 「안개 속에서 춤을 추다」, 「뒤로 가는 버스」, 「킬리만자로 카페」, 「장미와 칼날」, 「변증법적함수성」, 「그들 그리고」, 「캐멀비치로 가자」, 「화이트 크리스마스」, 「돌고래의 신화」 등을 문예지에 발표했다.
2008∼2019년간 종로에서 <최인 소설교실> 개강 및 운영해 후학을 배출하는 한편, 미흡하던 소설적 역량을 키웠다. 2020년 도서출판 글여울(대표 최효언, 딸)을 설립했으며, 현재 미발표 장편 5편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간의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 및 죽음에 대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는 장편 『죽음의 색깔』을 집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