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나주의 글레이셔 국립공원에서의 여행은 자연과의 완전한 조화 속에서 마음이 깨끗해지고,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백팩킹과 호수에서의 수영은 상쾌하고 차가운 물의 포옹 속에서 정신과 몸을 깨우는 경험이었고, 천국으로 올라가는 듯한 구름에 가려진 장엄한 산들은 마치 하늘로 향하는 길처럼 느껴졌다.
블루베리, 허클베리, 로즈베리가 우거진 숲은 향긋하고 생생했으며, 그 속에서 우리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온몸으로 느꼈다. 에머랄드빛 호수 위로 반사되는 햇빛과 달빛은 마치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처럼 빛났고, 그 광경은 황홀함을 선사했다. 그곳은 인터넷이나 전화벨 같은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세계였으며, 내 숨소리와 발걸음 소리만이 이 대자연 속에서의 나를 일깨워 주었다.
새벽 공기와 구름이 덮인 산은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 같았고, 오르막을 오르다 목이 마를 때마다 시원한 계곡물이 나타나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산 정상에서는 얼어 있던 눈이 녹아 내린 물이 폭포가 되어 흘러내렸고, 그 물이 흘러든 에머랄드 호수는 차갑지만 지친 우리를 조건 없이 맞아주고 안아주었다.
아침 산책 도중 만난 그리즐리 베어는 멀리서 베리를 먹느라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고, 우리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 속에서의 순간을 경이롭게 느꼈다. 보호된 이 자연 속에서 심지어 화장실마저도 문이나 지붕이 없는 단순한 구조로,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해 주었다.
이번 여행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그리고 자연이 주는 겸손함과 고요함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다.
첫댓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치 만큼 글도 아름답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우아~ 사진들이 환상적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자연인다우신데요.ㅎ